실내에서도 달리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그 구조 덕분에, 비오는 날 혹은 지나치게 춥고 더운 날이라 할지라도
심폐지구력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틸러스 사의 웨이트 트레이닝 머신들과 더불어 현대 피트니스 산업이 존재할 수 있게 만든 가장 큰 공신이기도 하죠.
실제로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헬스장에 가서 하루 종일 싸이클과 트레드밀만 하고 그날의 운동을 끝내는 사람을 발견하기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마 헬스장에 오는 사람들 중 70% 이상이지 않을까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웨이트 머신들은 물론이고 유산소성 운동을 위한 각종 장비들조차도 사실은
원래 움직임을 다소 단순화하여 수행할 수 있도록 모사해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출시되고 있는 웨이트 머신들의 경우, 보다 다양한 형태의 궤적을 그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고 있으며
처음에는 그냥 달리기만 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던 트레드밀 역시도 경사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거나,
인터벌 트레이닝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이 입력되도록 하는 등 나름의 변화를 시도하고는 있죠.
그런데 좀 웃기지 않나요? 흔히들 프리 웨이트라고 하는, 바벨과 덤벨을 사용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수행할 경우
애초에 동일한 궤적이 단 한번도 나올 수 없습니다. 자신의 균형 감각과 근육들의 협응을 바탕으로 하여
사용자가 궤적을 컨트롤하는 프리 웨이트와는 달리,머신 웨이트는 이미 정해진 궤적에 사람의 움직임이 컨트롤 당하기 때문이죠.
그런 관점에서 볼 때 트레드밀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다소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근육에는 차이가 꽤 크기 때문이죠.
인간은 원래 땅을 박차고 앞으로 나아가며 걷고 뛰도록 설계된 존재입니다.
실제 지면을 박차고 달릴 때 사용되는 근육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대퇴사두근, 내전근, 햄스트링, 비복근, 가자미근,
둔근 등등등 하체에 있는 근육 중 달릴 때 적극적으로 개입되지 않는 근육은, 없습니다.
하지만 트레드밀은 기본적으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달리기가 불가능합니다.
자신 쪽으로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지면을 감당해내며, 현재 위치를 유지하는 선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버티는' 움직임이죠.
이 때문에 허벅지의 뒷근육보다는 앞근육이 훨씬 많이 개입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헬스장에 가서 트레드밀 위에서 달리면서 실제 어떤 근육들이 많이 사용되는지 잘 느껴보세요.
또한, TV를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트레드밀 위에서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앞으로 달리는 느낌이 아니라
허리를 세운 채 위를 향해 뛰는 듯한 느낌을 받으신 적, 다들 한 번씩 있지 않으신가요?
인간만이 아니라, 땅에서 걷고 뛰는 모든 동물들은 구조적으로 뒤로 걷기보다는 앞으로 걷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실제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포기하고 기계에 몸의 움직임을 맞추다보니, 그냥 달릴 때는 발목이나 무릎 부상이 없던 사람들도
유독 트레드밀 위에서는 삐거나 다치는 경우가 잦습니다. 당연하죠. 우리는 애초에 트레드밀 위에서처럼 걷고 뛰지 않았거든요.
잠깐 정신줄 놓아도 넘어지거나 다칠 일이 없는 실외 달리기에 비해, 트레드밀에서는 잠깐 스텝이 엉키면 크게 다칠 수도 있구요.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도 아니고, 기계 위에서 제자리 걸음이나 하며 건강해질 거라고 믿는 건 이제 그만 둘 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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