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SK는 창단 초기처럼 있으나마나한 보통 구단이 아니다. 다른 구단은 하고 싶어도 못하는 우승을 세 번이나 달성했다.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고, 90만이 넘는 관중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스포테인먼트’로 프로야구에 신선한 변화를 가져왔다. 이미 명문구단으로 가는 문지방에 발을 들여놓은 팀이다.
명문구단은 다른 구단과는 달라야 한다. SK가 최고의 구단을 지향한다면 지금까지 해온 정도의 노력은 기꺼이 감수할 수 있어야 했다. 다소 힘들고 고생이 따르더라도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감독과의 결별도 마찬가지. 재계약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고 예우를 갖췄다면 얼마든지 지금보다는 훨씬 아름답게 결말을 맺을 수도 있었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팬들이 분노해서 들고 일어서는 일도 없었을 게다. 정성과 배려가 부족했다. 김 감독을 처음 ‘모셔올’ 때의, 야심차게 새로운 SK를 만들려고 준비하던 때의 초심을 잃어버린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한때 ‘환상의 짝궁’이던 김성근 감독과 SK의 동거가 이런 식으로 끝날 수는 없는 일이다. 재계약 여부를 떠나 양측의 관계가 이렇게 앙금만을 남긴 채 진흙탕으로 끝나서는 곤란하다. 그건 SK는 물론 프로야구에도 큰 손실이다. 한국시리즈 3회 우승을 달성한 명감독이 구단과 훈훈하게 작별할 수 없다면, 앞으로 프로야구에서 어느 감독이 구단의 예우를 받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SK 팬들이 받을 마음의 상처는 말할 것도 없다. SK와 김 감독은 좋은 선례로 남아야 할 ‘의무’가 있다.
http://sports.news.nate.com/view/20110818n14973?mid=s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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