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많이 던지긴 했다. 하지만 당시 한화 이글스의 야구 색깔이 ‘투혼’ 아니었나. 팀 색깔에 맞게끔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 감독님은 가끔씩 선수들 마음을 녹이는 멘트 한 마디씩 하신다. 2군으로 내려갈 때나 힘들어서 더 이상 못할 것 같을 때 감독님이 한 마디 해주시면 그게 힘이 돼 다시 용기를 내게 만들었다. 지나고 나면 감독님의 그 말 한 마디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어떤 내용인가.
“내가 2014년 2군에 계속 있다가 2015년 김성근 감독님 부임 후 마무리 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뛰고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갔다. 그런데 목동야구장에서 서건창 선수한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했다. 대전 내려와서 홈 개막전 앞두고 연습하는데 코치님이 내가 엔트리에 빠졌다고 말씀해주시더라. 2군 내려가기 전 감독님께 인사드리려고 감독실을 찾았는데 그때 감독님께서 내게 “너무 끙끙 앓지 말라”고 말씀하시더라. 사실 별다른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지만 당시의 나한테 감독님의 “끙끙 앓지 말라”는 말씀은 크게 와 닿았다. 그리고 열흘 있다가 바로 부산으로 내려오라고 연락을 받았다. 그 다음부터 많이 던졌다(웃음).”
2016년 4월 14일 두산전은 두고두고 논란이 됐던 경기였다. 그날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서 4⅓이닝을 소화하며 12실점(10자책점)을 기록할 때까지 교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경기 후 내가 어떤 스케줄을 받고 훈련했는지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이 자리에서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겠다. 경기의 흐름이 넘어갔고, 투구수도 많고 결과도 좋지 않아 투구하는 내내 2군으로 내려갈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일 경기도 있고 투수를 아껴야 하기 때문에 투수 교체를 할 수 없었고, 12실점할 때까지 공을 던진 건 정말 괜찮았다. 난 괜찮았는데 주위에서 난리가 났다. 감독님을 향한 여론의 질타에 죄송한 마음이 컸다. 그 다음날 2군 통보를 기다리고 있는데 투수코치님이 내게 운동장으로 나오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운동장 20바퀴를 뛰고 3일 동안 공을 만지지 말라고 말씀하시더라. 3일째 되는 날 20바퀴를 뛴 내게 감독님이 투구 밸런스를 잡아야 하니 천천히 공을 던져 보라고 하셨다. 처음에는 어깨가 아팠는데 어느 순간부터 어깨 통증도 사라지고 구위가 회복됐다. 갑자기 공이 좋아져 두 달 간 꾸준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사실 12점을 내준 투수라면 멘탈이 나갈 수밖에 없는데 감독님은 내게 운동장을 달리게 하면서 일부러 오기를 느끼게 만드셨다. 선수가 포기하지 않도록 자극을 주신 것이다. 그게 나한테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
송창식과의 인터뷰를 마친 후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 고문을 맡고 있는 김성근 전 감독과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 김 전 감독은 송창식의 은퇴 소식을 듣고 “더 할 수 있는 선수인데 왜 벌써 은퇴하느냐”면서 “아쉽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380&aid=000000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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