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 다 읽고 지울예정
5월 18일 저녁 늦은 시간, 노경은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간 여러 오해와 비판을 받아도 팀과 동료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침묵해왔다. 그러나 내가 침묵하는 사이 구단 측의 일방적 의견만 전달돼 오해가 더 커지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며 “강자인 구단의 압박 속에서 항상 목소릴 죽여야만 하는 선수들이 더는 약자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내 목소릴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인터뷰에 응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으로 야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던 노경은은 임의탈퇴 신청과 번복으로 더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하지만, 당시 노경은의 공식 입장은 없었다. 대신 소속팀 두산의 입장과 설명만 반복해 알려졌다. 기자는 사건의 당사자인 노경은에게 반론권을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산의 공식 입장과 설명이 충분히 개진된 상황에서 노경은의 입장은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사건의 본질과 이면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리란 판단이다. 다음은 노경은 인터뷰 전문이다. 노경은은 지난해 2월 스프링캠프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블론세이브 후 “야! 니 볼이 최형우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4월 22일 갑작스러운 은퇴 소식을 듣고 야구계 전체가 깜짝 놀랐습니다. 팬들 역시도 “노경은이 은퇴?”하며 어리둥절했는데요. 당시 두산이 밝힌 은퇴 사유는 “노경은이 야구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로 경력 14년 차의 베테랑 투수가 시즌 중에 ‘야구가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싶어서’ 은퇴를 선언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는데요. 어째서 은퇴를 선언했던 것인지 경은 씨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음. 좀 이야기가 길어질 수도 있는데요.
길어도 좋습니다. 두산 프런트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은 야구인들 가운데 경은 씨를 ‘원래부터 돌발적인 선수였다’고 단정 짓는 이가 있습니다. 한 야구인은 “두산 모 인사로부터 들으니 지난해 스프링캠프서도 노경은이 돌발행동을 했다”며 “두산 구단 고위층이 경은 씨를 ‘문제아’ ‘4차원’으로 칭했다”고 하더군요.
(길게 한숨을 내쉬며) ‘문제아’요? ‘4차원’이요? 역시 그분들은 절 실망시키지 않으시네요. 지금까지 늘 그래 오셨으니까 별로 놀랍진 않아요.
경은 씨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턱이 부러지고서 일주일 뒤에 일본 캠프로 갔어요. 집에서 혼자 웨이트 트레이닝를 하는데 (몸이) 괜찮더라고요. 러닝을 뛰어도 괜찮고, 기구를 들고 힘을 써도 괜찮은 거예요. 그래서 (일본 캠프로) 찾아갔어요. 어떻게 보면 (코칭스태프에) 잘 보이고 싶기 때문에, 그리고 애리조나에서 만든 몸이 너무 아까워서 갔는데. 그때 갔을 때 제가 좀 상처를 받았어요.
상처?
전 제가 일본 캠프로 넘어왔을 때 좋은 이야기를 들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저한테 “여긴 집단이야. 너 혼자 활동하면 굉장히 잘못된 거야” 하면서 혼을 내셨어요.
그래요?
“알겠습니다.” 했죠. “바로 비행기 표 끊어서 가라”고 해서 (한국으로) 갔어요. 난 잘하겠다는 걸 보여주려고 간 거고, 그렇게 해도 쓴소리는 안 듣고 올 줄 알았죠. 그걸 보고 ‘문제아’ ‘4차원’이라고 한다면…참 할 말이 없네요. 어쨌거나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지난해 4월 하순에 1군으로 복귀하면서 마무릴 맡았어요.
그랬죠. 턱 부상에서 벗어나 1군에 복귀한 4월 28일부터 6월 14일까지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그때까지 두산 불펜투수 가운데 김강률의 평균자책 2.45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낮은 평균자책 3.26로 1승 1패 3세이브를 기록 중이었습니다. 블론세이브가 2개 있었지만, 첫 마무리 도전임을 고려하면 큰 의미가 있는 기록은 아니었습니다.
마무리 보직이 힘들고, 압박감이 심해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게 팀과 동료들을 위해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봤어요. 아마 그즈음이었을 거예요. (6월 16일 삼성전에서) 최형우 형한테 끝내기 홈런을 맞았어요. (경기 끝나고) 버스에 있는데 (감독님이) 절 부르시더라고요. 그때 하시는 말씀이 어떻게 보면 제가 야구하면서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봤어요.
김태형 감독이 어떤 말을 한 겁니까.
아마추어 때나 그럴 때라면 상관이 없는데…감독님이 프로시고 그런 말을 하고 싶은 사람은 많을 건데, 저는 감독님이 절 부르시기에 오히려 “괜찮아. 니 볼에 자심감을 갖고 해”라는 말씀을 할 줄 알았는데 “야! 니 볼이 최형우를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니 구위가 최형우를 이길 수 있을 것 같냐?”고 하셨어요.
?
(감독님한테서) 한 소리 듣고 나서부터 마무리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어요. 어떻게 보면 그때부터 생각이 많아졌던 거 같아요.
그렇다면 김 감독이 왜 그런 식으로 강하게 이야기했다고 봅니까. 혹시 벤치에서 최형우를 거르라고 했는데 정면승부한 건 아니었습니까.
‘거르라’는 사인은 없었어요. 제 딴엔 최대한 바깥쪽으로 던지려고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배트 끝에 맞은 타구가 담장을 넘어간 거였어요. ‘저렇게도 홈런이 되나’ 싶을 정도의 타구였죠. 저라고 왜 아쉽지 않았겠습니까. 아마 제가 제일 아쉬웠을 거예요.
12개월 동안 3번의 투구폼을 수정해야 했던 노경은
그다음 경기에서 실점한 뒤 2군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땐 모친상이 겹쳐서 2군행과 관련해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6월 19일 이후 첫 등판이던 7월 2일 잠실 LG전에서 0.1이닝 동안 2실점 하자 곧바로 다시 2군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땐 야구계에서도 말이 많았습니다. 보름 가까이 만에 1군으로 올라온 베테랑 투수가 복귀전에서 부진했다고 어떻게 한 경기만 보고서 2군으로 다시 내릴 수 있느냐는 말이 나왔는데요. 더 안타까운 건 7월 2일 경기를 끝으로 2군으로 내려간 뒤 한 달이 넘도록 1군 승격 소식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랬죠. 지난해 시즌 두 번째로 2군에 내려갈 때 (감독님께서) 투구폼 이야기를 하셨어요. “팔을 내려라.” 거기서 “싫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선수가 솔직히 몇 명 없을 거예요.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는. 생각을 많이 했죠. 처음엔 저도 고집부리는 척 하면서 안 했어요. 왜냐하면 제 앞날에 관계된 일이니까요. 그러다 나중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죠.
결국 투구폼을 손 봤습니까.
이상훈 코치님이 (투구폼 교정을) 잘 해주셨어요. 이 코치님이 “경은아, 10일만 날 믿고 따라와 줄래” 하셔서 “알겠습니다.” 했어요. 저와 산책하면서 코치님이 지금껏 살아오고, 야구했던 이야기나 경험들을 들려주시면서 저를 훈련시키셨어요. 거기서 2주 동안 (투구폼 교정을) 다 했어요. (코치님께서) “경은아, 다 됐다. 1군에서 콜 사인만 떨어지면 되니까 콜업될 때까지 기다리자. (연락이) 올 거야”하셨어요. 그런데 한 달이 넘어도 연락이 오지 않는 거예요. 가까스로 1군으로 복귀했지만, 2군에 있던 시간이 너무 길어서 지난해 FA(자유계약선수) 등록일수를 정확히 5일 채우지 못했어요.
선수들에게 FA는 가장 확실한 동기부여이자 그만큼 민감한 문제인데요. 만약 지난해 1군 등록일수를 채웠다면 FA가 1년 단축됐을 텐데 5일이 모자라면서 한해 더 뛰게 됐습니다. 아쉬움이 컸을 듯싶어요.
아쉽죠. 아쉬웠죠. 하지만, 전 내색한 적이 없어요. 누구한테 그런 불만을 이야기하지도 않았어요. 돈보단 마운드 위에 오르는 게 더 좋았으니까요.
이상훈 코치와의 호흡이 잘 맞았는지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호투를 펼쳤습니다.
한국시리즈 4차전 호투는 이상훈 코치님 덕분이었어요. 지금도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때 호투하고, ‘1년만 더 이 투구폼으로 열심히 하자’고 마음먹었어요. 그전만 해도 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는데 이상훈 코치님이 포인트를 잡아주셔서 그때부터 최대한 힘 빼고 던졌어요. 덕분에 올 초 호주 캠프에서 구위가 많이 올라왔어요. 그런데.
그런데?
(감독님이) “야! 마운드에서 힘이 없어 보여. 뭔가 잡아먹을 듯하게 던져!” 하셨어요. 그래서 또 그렇게 했어요. 그러니까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어요. 그래도 1군에서 버텨야 하니까 시키는 대로 했죠.
계속 투구폼을 바꾼 거군요. 그런데 올 시즌 중에 또 바꾸지 않았습니까.
올 시즌 선발로 2경기를 던졌는데 (감독님) 맘에 안 드셨나 봐요. 감독님이 한용덕 수석코치님을 통해서 ‘와인드 업으로 던지라’고 주문하셨어요. (만약) 호주에서 (투구폼을) 만들라고 했으면 받아들이겠는데 시즌 도중에, (그것도) 개막하고 두 번째 선발 등판하고서 세 번째 등판을 준비하는 시점에 그런 말씀을 하시니까…집에서 며칠 고민했어요.
어떤 결론을 내렸습니까.
처음엔 한용덕 코치님께 “하루아침엔 안 된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까 이 구단이 너무 좋고, 두산 선·후배들이 모여서 같이 생활하는 게 너무 좋아서 “알겠습니다”라고 했어요. 그리고 감독님들은 선수가 본인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했을 땐 선수가 좀 부진해도 끌고 가요. 다시 패전처리조에서 던지게 하거나 뭐든 공을 던지게 해주죠. 전 그걸 생각했어요. 그런데 세 번째 선발 경기에서 결과가 안 좋았어요. 전 개인적으로 ‘중간으로 내려가겠구나’ 싶었죠. 프로 13년 차고, 어느 정도 분위기와 돌아가는 시스템을 아니까요. 그래 ‘패전부터 다시 시작하자’ 마음먹었죠.
하지만, 결과는 보직 전환이 아닌 2군행이었습니다.
kt전에서 던진 다음 날이었을 거예요. 4월 22일이었죠. 구장 내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를 하는데 권명철 투수코치님이 절 부르시더라고요. 감이 왔죠. 대개 그럴 땐 2군행 통보 확률이 높거든요. 권 코치님께서 “경은아, 미안하다. 내가 힘이 없다.” 코치님이 저한테 잘 해주셨어요. 자신감 불어넣어 주시고, 못 던지고 내려와도 “사기 죽지 말라. 고개 들어라”고 하시고.
권 코치의 2군행 통보에 꽤 당황했겠군요.
제가 “진짜 코치님한텐 죄송하지만, 저는 이 상황이 납득이 안갑니다”라고 했어요. 2군 내려가기 싫어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했고, 1군에서 패전처리라도 열심히 던지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쳐지는 것이었고, 고참이라곤 하지만.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트레이드를 생각했어요.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인 건 아닐까요?
감독님이 ‘팔을 내리라’면 내렸고, ‘와인드 업을 하라’면 그렇게 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이건 아닌데’하는 요구에도 전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했어요. ‘포수 출신 감독님이 왜 투구폼을 자꾸 만지시지?’하는 생각 같은 걸 아예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스프링캠프도 아니고, 시즌 중에 투구폼 수정을 요구하셨을 때도 그대로 따랐어요. 전 보직에 상관없이 감독님이 던지라는 때에 던진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었어요. 그런데 별다른 설명 없이 2군으로 가라는 통보가 정말 납득되지 않았어요. 프로 14년 차 투수라면, 내가 2군으로 왜 내려가야 하는지 그 이유 정도는 알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말만 베테랑이지, 19살 신인선수처럼 2군 가라면 이유도 모른 채 가야 하는 제 처지가 정말 차량했어요.
경은 씨 생각을 충분히 존중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2군행에 반발해 은퇴를 발표한 건 지나친 대응이란 생각입니다.
또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요. 전 14년 동안 프로야구에 있었어요. 어느 정도는 예감하고 예측이란 걸 할 수 있어요. 전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했어요. 1군에 남아서 패전이라도 던질 마음가짐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는데 (아무 설명 없이 2군으로) 내려가라고 하니까 전 이해를 할 수 없는 거예요. 이건 아니다 싶었고, 그전 상황이 필름처럼 돌아가더라고요. 그때 ‘아, 내가 지난해부터 눈치보면서 야구를 했구나. 내가 왜 이렇게 됐지? 내가 왜 눈치를 보고 야구하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무단이탈했다고? 휴가 가라고 한 건 구단이었다.”
그날부터 구단의 2군행 지시에 반발해 무단이탈했는데요.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제가 2군행에 반발해 무단이탈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에요. 제가 분명히 1군 매니저님한테 그랬어요. “이건 아닌 거 같습니다. 내일 구단 사무실 찾아가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말씀 드릴 때 전 절대 흥분하지 않았어요. 웃으면서 말씀 드렸어요.
그렇다면 2군행 지시를 받고 그날부터 무단이탈한 게 아니라는 뜻입니까.
실제로 다음날 구단 사무실을 찾아갔어요. 운영팀장님한테 모든 상황을 다 이야기했어요. “아무래도 감독님과 안 맞는 거 같습니다. 감독님을 만족시켜 드리지 못할 거 같습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니까 제가 생각했던 트레이드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네, 트레이드 알아봐 주십시오”하고 요청했어요. 그러니까 (운영팀장님이) “그래 그럼 휴가를 줄 테니까 기자들한테 ‘연락 오면 휴가받고 있다. 마음이 그래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네, 알겠습니다. 꼭 연락주십시오”했어요.
왜 ‘여기까지 하겠습니다’하면서 은퇴 이야기를 꺼낸 겁니까.
전 두산을 잘 알아요. 선수가 고분고분하게 나가면 절대 선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요. 강하게 말씀드려야 그때나 귀를 기울이세요. 그날도 그랬어요. 만약 제가 고분고분하게 했으면 일언지하에 ‘하라면 하지, 무슨 말이 많아’ 했을 거예요.
아, 잠깐만요. 앞에서 ‘무단이탈이 아니라 구단으로부터 휴가를 받고서 트레이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는데요. 지금까지 알려진 건 경은 씨가 2군행 통보를 받고서 20일 가까이 무단이탈해 문제를 일으켰다는 겁니다. 경은 씨 말은 그게 아니었다는 건데요.
무단이탈이라니, 휴우-. 운영팀장님이 “휴가를 줄 테니까 휴가를 받고 있어라. 연락 줄 때까지.” 그래서 제가 “네. 알겠습니다”하고 집에만 있었어요. 그러다 지금 제가 야구를 하니 안 하니, 다른 팀으로 가서 제2의 야구인생을 살 수 있니 없니, 이대로 은퇴를 하니 마니 이런 상황에 놓여 있어서, 답답해서 포항 친구 집에 잠깐 들렀다 왔어요. 그런데 휴가받은 걸 임의탈퇴로 처리해 놓으니….
무단이탈과 휴가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재미난 건요. 4월 치 연봉은 삭감 없이 나왔다는 거예요. 만약 제가 무단이탈했다면 4월치 연봉 가운데 4월 22일부터 30일까진 연봉이 안 나와야 하잖아요. 그런데 다 나왔어요. 무단이탈이 아니라 휴가란 걸 구단에서도 인정했다는 뜻이 아니고 뭐겠어요.
그렇지요.
그런데 구단은 ‘무단이탈과 명령 불복종’이라는 이유로 벌금을 내라고 해요. 그것도 저와 한마디 상의 없이 기사 먼저 내보내고, 절 ‘무단이탈한 나쁜 놈’으로 낙인 찍고 있어요. 왜 언론을 이용해서 그런 (언론)플레이를 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한화 가기 싫어서 트레이드를 거부했다고? 두산에선 ‘한화에서 오퍼조차 없었다’고 한다.”
정리하면 경은 씨는 ‘구단이 트레이드를 진행하는 동안 휴가를 줬다는 거고, 구단은 휴가를 줬음에도 지금 와 경은 씨가 무단이탈한 것이라 주장한다’는 건데요. 휴가 혹은 무단이탈 기간 중 트레이드는 잘 진행됐습니까.
운영팀장님이 (휴가) 기간을 정해주지 않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고, 일주일이 지나서 연락이 와서 “사무실로 면담하러 들어오라”해서 갔어요. “OO, OO구단 쪽에 트레이드 오퍼를 넣었는데 트레이드에 관심이 아직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어떻게 할까? 딴 데 알아봐 줄까?”하셔서 “될 때까지 알아봐 달라”고 다시 요청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연락받고 다시 구단에 갔는데 다 이런저런 이유로 안 된다는 거예요.
실망이 컸겠군요. 그 와중에 소문이 하나 돌았습니다. 그 소문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경은 씨였어요.
저도 들었어요. “서울 구단의 모 선수가 한화 이글스로 트레이드되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그만두겠다’고 해서 트레이드가 무산됐다”고요. 그 소문이 굉장히 크게 퍼졌어요. 모든 야구팬이 다 알고 있을 정도로 크게 났죠. 그즈음 정수근 선배가 인터넷 방송에 나와서 그 이야기를 했는데 우연히 정 선배를 만났어요. “선배님 혹시 그런 말 한 사실이 있으세요”하고 물어봤어요. “사실”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누구한테 들었냐고 하니까 어떤 기자한테 들으셨다는 거예요. “아, 선배님. 확실하지도 않은 걸 이야기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하니까 “미안하다” 하시면서 다음 방송 때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아.
제가 제일 안타까운 게 그 소문이 퍼지고, 안 퍼지고 보다는 가만히 있는 한화 구단한테 제가 미안한 거예요. 제가 미안해할 필요가 없는데, 난 그런 이야기 한 적도 없고, 그런 행동도 한 적이 없고, 두산 구단이 한화로부터 트레이드 오퍼를 받은 적도 없고, 오히려 제가 한화로부터 트레이드 제안을 받았다면 ‘그래, 제2의 터닝 포인트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죠. 저도 다른 팀은 몰라도 한화는 관심을 가질 줄 알았는데 구단에서 “한화는 (저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기사가 나오고 팬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돌고, 전 한화 구단한테 아무 짓도 안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나쁜 놈이 돼버렸어요.
소문이 퍼질 즈음, 왜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지 않은 겁니까.
솔직히 친한 기자분들한테 연락해서 “이러한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세요.” 할 수도 있었어요.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구단이 트레이드를 계속 알아보는 상황에서 제가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그리고?
그전에 농담으로 팀원들한테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내가 다른 팀으로 갔을 때 성적이 좋을지 안 좋을지 모르나 많이 던지는 거, 자주 등판하는 건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요. 농담으로 그런 이야기까지 했어요. “내가 한화 (권)혁이 형보다 더 많이 던질 자신 있다”고요. “던지다 팔꿈치가 끊어지면 수술하고, 야구 그만두는 한이 있어도 원 없이 던지고 싶다”고요. 그런 제가 한화라고 거부할 이유가 어딨겠어요.
“준비된 은퇴서 건네면서 나보고 베껴 쓰라고 했다.”
5월 10일 두산은 “노경은이 스스로 은퇴서에 사인했다”면서 “KBO에 노경은 임의탈퇴 공시 요청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야구를 그만두는 한이 있어도 원 없이 던지고 싶다’던 투수가 은퇴를 결심한 이유가 뭐였을지 궁금합니다.
그날 운영팀장님이 구단 사무실로 들어오라고 했어요. 팀장님 말씀을 종합하면 모든 구단이 저한테 관심이 없거나 설령 관심이 있어도 카드가 안 맞는다는 거예요. 팀장님이 “어떻게 할래?” 물으시는 거예요. “절 원하는 팀이 없으니까 그만하겠습니다.” 했죠. 어쩔 수 없으니까요. 두산에 있으면 절 안 쓸 걸 뻔히 알고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무슨 종이를 가져오셨고, 팀장님이 그걸 내밀면서 “읽어보고 똑같이 쓰라”는 거예요. 그래 이름, 주민등록번호, 은퇴 사유, 사인, 날짜 등을 썼어요.
팀장님이 “이게(임의탈퇴) 바로 되는 게 아니고 시간이 좀 걸릴 거야.” 하시더라고요. “KBO에서 너한테 전화 올 때 네가 동의하면 임의탈퇴되는 거야.”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구단 사무실을) 나왔는데 그날 오후에 (기사가) 터지더라고요. (허탈한 표정으로) ‘시간이 걸린다고 했는데 아, 진짜 냉정한 팀이구나’ 생각했죠.
당시 두산은 노경은의 은퇴 사유로 “야구가 아닌 다른 일을 하려고 한다.” “야구 열정이 떨어졌다.” “미국 가서 공부하기 위해서”와 같은 설명을 반복했습니다. 지금까지 경은 씨 이야기를 들어봤을 땐 ‘야구가 아닌 다른 일을 하려고 은퇴를 선언했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런 말이 나온 배경이 뭔가요?
코치님들이나 운영팀장님이 저한테 “모아둔 돈 많냐”고 물으셨어요. “아뇨. 없습니다.” 했죠. 그러니까 “그럼 너 뭐 먹고살 거야?” 하시는 거예요. 거기서 제가 “할 거 없는데요”하면 더 비참하잖아요. 절 트레이드 하겠다는 구단이 없어서 은퇴를 하니 마니 하는 상황에서 “사회인야구나 해야죠.” 혹은 “알바나 뛰어야죠”하는 이야기는 못 하잖아요. 그런 말장난은 예의도 아니고. 그래 “외국 가서 공부하겠습니다.” 한 거예요. 누가 들어도 ‘자존심 때문에 저런 말 하네’하는 걸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구단이 그렇게 전하니까 모든 분이 정말 그런 줄 알더라고요.
임의탈퇴 파동까지 오도록 운영팀장하고만 대화를 나눈 겁니까. 대화를 나눈 구단 관계자가 더 없습니까.
아니요. 없었어요. 임의탈퇴 공시 요청까지 제가 뵌 분은 운영팀장님이 거의 전부였어요. 저와 절 도와주시는 분이 어떻게든 구단과 대화를 해보려고 했는데 다 차단됐죠.
두산은 “무단이탈 기간 중 끊임없이 노경은을 설득했다”면서 “김태형 감독이 권명철 투수코치와 한용덕 수석코치를 계속 보내 설득 작업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두산 프런트도 “끊임없는 노경은 설득 작업을 펼쳤다”고 했는데요.
저한테 누굴 직접 보냈다고요? 아니요. 만난 적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기적으로 전화로 설득받은 적은 있나요?
설득은, 제가 임의탈퇴서 쓰기 이틀 전에 한용덕 코치님 전화 한번 받았습니다.
그때 한 수석이 뭐라고 하던가요?
(팀에) 들어와서 야구하라고. 2군에서 야구하라고. 다시 (몸이) 되면 (1군으로) 콜업 할테니 (다시 훈련)하라고.
한 코치와의 대화 속에 다른 설득하는 내용은 없었나요?
설득이라, 글쎄요. “이제 뭐 먹고 살 거냐. 앞으로 뭐 할거냐. 세상은 사기꾼이 많아 위험하다. 세상 밖으로 나가 사회생활을 하는 게 많이 힘들 거다.” 뭐 그런 이야길 들려주셨어요.
“21살 때도 구단이 날 임의탈퇴 처리하려고 했다.”
세상은 사기꾼이 많아 위험하다라. 팀의 5선발 요원이 무단이탈 했는데 코칭스태프에서 한 번 전화 연락이 오고, 구단 운영팀장은 단 두 번만 선수를 만났다는 게 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구단이 허락한 휴가라면 굳이 연락할 필요가 없겠지만, 무단이탈이라면 꽤 기나긴 설득 작업을 펼쳤을 텐데요.
절 만나주지 않아도 전 뵙고 싶은 분이 있었어요.
그게 누구였습니까.
김승영 두산 베어스 사장님이었어요. 사장님이 저한테 잘해주셨어요. 한마디 말이라도 따뜻하게 건네주시고, 예전에도 잘 다독여주셨죠. (뭔가를 생각하다가) 기자님은 제가 이번이 두 번째 임의탈퇴였다는 거 알고 계셨어요?
두 번째 임의탈퇴? 금시초문인데.
2004년 제가 21살 때 팔꿈치를 다쳤어요. 구단에선 저 보고 “군대를 다녀오라”고 했어요. 전 “수술 먼저 하고 싶다”고 했죠. 그랬더니 “군에 갔다 오면 구단이 수술을 시켜주겠다”고 했어요. 팔꿈치 수술을 받고서 군에 가서 재활해야 제대하고 다시 야구공을 쥘 수 있다는 건 초등학생도 아는 상식이에요. 그런데 구단은 계속 “군대 먼저 다녀오라”고 했어요. 구단 말대로 하면 전 군 생활 2년,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2년, 총 4년을 날려버릴 수 있어요. 전 도저히 이해가 안 됐어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한 줄 아세요?
글쎄요.
제 돈으로 팔꿈치 수술하고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했어요.
이런.
그때 구단 사람이면서도 절 따뜻하게 대해주셨던 분이 지금 두산 베어스 김승영 사장님이세요. 구단이 절 임의탈퇴 선수로 처리하니, 마니할 때 그렇게까지 가지 않게 해주신 분이 지금 사장님이셨어요. 그때도 제 죄목은 지금이랑 같았어요.
뭐였습니까.
명령 불복종이요.
그래 김 사장을 만났습니까.
은퇴할 때 하더라도 사장님한테는 감사인사를 꼭 드리고 싶었어요. 단장님 뵌 자리에서 그 부탁을 드렸죠. 그런데 단장님이 콧방귀를 끼시더라고요. “사장님이 한가한 줄 아나? 바쁘다.” 이러시는 거예요. ‘아, 그래 내 주제에 사장님한테 어떻게 가나’하고 포기했죠. 마지막으로 단장님과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이미 임의탈퇴서를 쓴 마당에 단장과 만나 더 할 이야기가 있었나요?
너무 아쉬운 거예요. 그 기사(임의탈퇴 공시 신청)가 터지고 수많은 야구 선배와 지인, 기자, 양준혁, 이승엽 선배님까지 제게 연락을 엄청 하셨어요.
뭐라고 하던가요?
절 잘 아는 선배님들이 전부 그러셨어요. “이대로 그만두면 니가 지는 거다. 다시 생각을 고쳐먹고 이겨내라. 너가 야구를 하기 싫어서 그만두는 게 아니잖느냐” 절 욕하던 사람들도 ‘돌아오라’는 댓글을 남기시고.
음.
솔직히 고민을 엄청 많이 했어요. ‘나가면 뭐하지? 사회인야구 레슨부터 해야하나? 아니면 외국 나가서 어학연수 어학원한테 들어가서 학교생활 같은 걸 해야 하나?’ 그 와중에 주변 분들 생각나고, 가족들 생각나고, 그래 단장님한테 마지막으로 면담 한 번 해보자고 한 거예요.
이야기는 잘 진행됐습니까.
단장님과 긴 시간 면담하다가 나중에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대화가 부드럽게 가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응어리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단장님이) “어떡하게? 번복할려고?” 하셨어요. 그래서 “네, 번복하겠습니다. 야구하고 싶으니까요. 번복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단장님이 “그럼 사인을 하지 말았어야지.” 하시더라고요.
당시 두산의 공식 입장은 “무단이탈한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보복성은 있겠지’ 생각하고 2군에 합류했는데 들어가자마자 느낌이 오더라고요. 휴가를 줘서 휴가를 받은 건데, 트레이드를 알아봐주는 시간 동안 침묵하고 있던 건데, 무단이탈했다고 벌금 내라고 하니까 황당한 거예요. 전 벌금은 신경 안 썼어요. 시끄럽게 굴고 싶지도 않았어요. 야구하고 싶은 마음으로 다시 2군에서 몸 만들고, 인터뷰도 정중히 거절하고, 이 상황에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또 시끄러워지는 것도 싫었어요. 그런데 저는 가만히 있는데 기사가 계속 나오는 거예요. “왜 이렇게 기사가 나옵니까?” 구단에 물었죠. 그러니까 “야, 그거 신경 쓰지마. 다 추측 기사야”하는 거예요. “아니 구단에서 이야기 안 해주면 나올 수 없는 기사들인데 어떻게 이게 추측기사가 됩니까? 구단에서 다 이야기한 건데.” 따졌어요.
경은 씨가 침묵하는 사이 많은 이가 구단 이야기만 들을 수밖에 없었어요. 야구인들조차 구단 이야기를 바탕으로 경은 씨 행동을 판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구단이 (제) 이미지를 너무 깎아내렸어요. (지금 이런 상황이면) 제가 은퇴하고, 팬들에게 기억되는 건 ‘꼴통’ ‘고집불통’밖에 더 되겠어요. 제 이야기는 한 번도 안 들어보고 저를 그냥 그렇게 판단하는 것 자체가 속상했어요. 제가 야구인으로서 야구 할 날 보다 그만둘 날이 더 가깝잖아요. 저도 이제 내년이면 서른넷이잖아요. 나중을 생각하니까 제 이미지가 팬들에게 그렇게 기억되기 싫은 거예요. 일부 팬분들께서 “선수 말을 들어보자. 왜 선수 말도 안 듣고 그러냐”는 네이버 기사 댓글을 봤는데 그때 생각을 다시 하게 됐어요. 제가 침묵을 깨고 이렇게 인터뷰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에요.
“구단은 더는 마음을 추스리라고 하지마라. 정직하게 '가만 있으라'고 해라."
두산 워딩을 그대로 수용한 몇몇 야구인은 “노경은이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이상하게 변했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어떤 분은 “노경은이 에이전트가 없어서 이런 사태를 맞았다”면서 “에이전트 제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건 제가 또 처음 들었어요. 이상한 친구들을 만나서? 그 기사를 보고서 친한 친구들과 선후배들한테서 연락이 왔어요. “우리가 나쁜 친구들이냐?” 농담처럼 물어보더라고요. “아니 너희들은, 형들은 내 친한 친구고, 나와 평생 가야 할 동반자야”라고 했죠. 이상한 친구들을 만나서 제가 은퇴를 결심했다는 이야기는 그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에요. 그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잖아요. 제가 또 그걸 해명해야 했어요. “나도 그런 소릴 처음 듣고, 누가 도대체 그런 말을 흘리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왜 자꾸 절 절벽으로 모는 건지 정말 이해하기 어려워요. 아, 또.
?
제가 에이전트가 없다고요? 왜 제가 에이전트가 없어요. 제가 힘들 때 제 옆에서 절 조언해준 분은 두산 구단 이야기를 그대로 대중에게 전달하는 분들이 아니라 제 에이전트 분이었어요. 아무 대가도 없이 그분이 절 도와주셨어요. 하지만, 구단이 그분한테 어떻게 했는지 아세요. (눈시울이 붉어지며) 휴우-.
임의탈퇴 공시 요청이 철회되면서 현재 경기도 이천 두산 2군에 합류한 상태입니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제 기본 계획은 열심히 몸을 만들어서 잔류조에 들어가고, 그때부터 피칭을 시작하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게 목표에요. 절 지금까지 끌어주시고, 사랑해주신 두산 팬분들을 위해 제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 그거라고 보니까요. 전 다른 어떤 누구보다 정말 팬들께 죄송한 마음이에요. 그 죄송한 마음을 다시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투구하는 거로 갚고 싶어요.
두산 관계자가 그러더군요. “당분간 2군에서 노경은이 마음을 추슬렀으면 좋겠다”고요. 그리고 “트레이드는 카드가 맞을 때 단행하겠다”고요.
(상기된 얼굴로) 항상 같은 식이에요. ‘마음을 추스르라’고 하는데 정작 선수 본인은 괜찮은데 항상 ‘마음을 추스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요. 절 항상 2군으로 내릴 때도 ‘마음을 추스르라’고 했고, 제가 휴가를 받아 트레이드 결과를 기다릴 때도 ‘마음을 추스르라’고 했고, 2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지금도 ‘마음을 추스르라’고 하고 있어요. 전 구단에 되묻고 싶어요. 제가 언제까지 마음을 추슬러야 하는지요. 저는 추스를 마음도 없는데 도대체 뭘 추스르라는 건지 정말 모르겠어요. 그 ‘마음을 추스르라’는 말로 모든 걸 감추려 하고 있어요. 전 구단이 이젠 정직했으면 좋겠어요. 더는 ‘마음을 추스르라’란 말 대신 정직하게 ‘가만 있으라’고 말했으면 좋겠어요.
+김승호 두산 운영팀장은 “휴가를 준 적이 없다. 운영팀장이 선수 휴가에 관여하진 못한다. 휴식이나 선수들 등판에 관한 전체적인 일정은 코칭스태프에서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지 (운영팀장이) 선수에게 특별히 휴가를 가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노경은의 주장을 부인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휴가’라는 언급을 한 적은 없고, (뒤늦게) 대외적으로 일주일 정도, 안 나온 상황이니까 기자들이 물어보면 2군에서 합류를 안 한 것이 사실이니까, 심신이 많이 피곤한 상황이니까, ‘쉬고 있다. 그 정도만 이야기해라. 그러면 되지 않겠느냐. 괜히 무단이탈이나 지시 불이행이라는 말이 나오면 너도 피곤해지고, 규율 자체가 흐트러지는 것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쉬라는 것이었다”며 ‘휴식’이라는 표현을 쓴 적은 있다고 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노경은이 먼저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구단은 노경은의 트레이드 요청을 받아들여 다른 팀들과 트레이드 논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산 홍보팀은 이틀이 지난 후 “선수 요청이 아니라 구단이 트레이드를 주도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와 관련해 두산 김승호 운영팀장은 ‘트레이드 주체에 대해 단장님과 혼선을 빚은 것은 제가 잘못 보고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 두산 측은 “준비된 은퇴서를 노경은에게 주고, 그걸 베껴 쓰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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