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 김성근 감독의 패자부활전, 한국 최초의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
Q 감독님, 먼저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감독님 인터뷰한다고 팬들에게 질문을 요청하니 대부분 팬들이 질문보다는 감독님 건강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요즘 건강은 어떠세요?
A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최근 감기에 걸려서 그렇지 건강은 괜찮아요.
Q 감독님, 고양 원더스에 대한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할까 합니다. 사실 처음에 감독님이 고양 원더스의 사령탑으로 취임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히 놀랐습니다. 감독님의 명성에 비해 ‘독립 구단’은 조금 약해보였거든요. 그 당시 일본프로구단에서도 감독 제안이 많았을 것 같은데 왜 독립구단인 고양 원더스의 지휘봉을 잡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A ‘나도 언젠가는 어떤 유니폼이건 입어야 할 텐데…’라는 고민을 했어요. 고양 원더스가 그동안 내가 해온 일들을 봤을 때 가장 적합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죠. 최초의 독립구단이니까 스타트를 잘 끊어놔야지 그 다음에 누구든지 이어가기도 쉬울 것 같았어요. 솔직히 일본에서의 오퍼(Offer)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나중에 내 자신을 버리고 스스로 생각하니까 이 길을 선택하는 게 가장 났지 않겠냐 싶기도 했고요. 또한 구단주인 허민 대표의 계속된 권유도 고양 원더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에요.
Q 고양 원더스의 최종목표가 선수들을 잘 육성하여 1군으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현재 감독님이 보시기에 고양 원더스 선수들 중 1군에 가서도 잘할 선수가 있는지, 혹은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이희성은 좌완투수이니까 가능성이 많고, 이한별도 우완투수지만 가능성이 있어요. (인터뷰 후 이희성 선수는 LG 트윈스에 입단했다.)
Q 감독님, 어쩌면 ‘패자 부활전’일 수도 있는 팀을 맡으셨잖아요? 사실 그 전까진 1등인 SK 와이번스를 맡다가 이번엔 고양 원더스를 맡으셨는데, 강팀을 맡아 훈련을 시키면서 더 강해지는 것과, 어쩌면 조금 부족한 선수들을 데리고 훈련시키며 커가는 것 중 보람은 어느 쪽을 더 느끼시나요?
A 선수는 지도자가 가르치는 방법, 하는 내용에 따라 그 선수가 성장하거나 그렇지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보람을 느끼는 건 어느 쪽이나 똑같아요.
Q 현재 고양 원더스가 프로야구 퓨쳐스 리그 팀들과 함께 총 48경기의 번외 경기를 갖는 것이 고작인
데요. 안 그래도 지난번엔 대학리그가 시작되면서 연습게임 상대들이 없어 사흘 경기하고 나흘 쉬는 일정으로 9경기뿐이라는 이야기도 들렸습니다.
A 많이 아쉬워요. 경기가 적으니까 긴장감도 없고 그러다보니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부분도 있고요. 솔직한 이야기로 당장 내년에 KBO(한국프로야구위원회)가 우리를 어느 위치에 갖다 넣어주느냐가 요즘 최고의 고민이에요. 당장 내년부터가 깜깜하네요.
Q 사실 기아나 삼성을 비롯해 4~5개의 팀이 육성군 중심의 3군을 운영하고, 일본 소프트 뱅크는 육성군들에게 경기경험을 쌓아 주기 위해 한국 퓨쳐스 팀과 경기를 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고양 원더스는 일부 반대에 부딪혀 국내 3군 팀과는 경기를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여기에 대해 이야기 하면 한이 없죠. 하루 인터뷰하는 걸로도 시간이 모자랄걸요? 참 많이 아쉽습니다.
Q 참 안타깝네요. 아참! 감독님, 감독님께선 SK 와이번스를 맡기 전까지 그동안 약체 팀을 많이 맡으셨잖아요? 그 중에서도 태평양 돌핀스와 쌍방울 레이더스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태평양과 쌍방울 재임시절 감독님께선 ‘인간의 가능성은 무한하
구나!’라면서 많은 걸 배우셨다고 여러 번 말씀 하셨는데, 혹시 요즘 원더스에서 또 새로이 배우신 게 있으신가요?
A 뭐 똑같아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면서 살아가야 되니까 태평양에서는 못 느꼈던 것을 쌍방울에서 느꼈고, 쌍방울에서 못 느꼈던 것을 원더스에서 느끼고 있어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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