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두가 지적하는대로 우성이 형의 연기는 어색합니다. 신의 한수 때만 하더라도 안그랬던 것 같은데 연기를 다시 '똥개'처럼 하고 있네요. 왜 그렇게 얼굴을 내밀고 대사를 먹듯이 발음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을 '감정표현'이라고 착각하는걸까요. 형 그냥 놈놈놈 때처럼 말 위에서 장총이나 빙빙 돌려요. 그것만 해도 아시아에서 형 잡을 놈 없어.
2. 연기와는 별개로 우성이형의 캐스팅 자체는 납득이 갑니다. 그것은 제게 이 영화가 어딘지 모르게 옛날 홍콩 느와르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영화의 구조와는 별개로 미장센과 관련되어 있는 부분이 많은데요. 그 시절 홍콩 영화들의 특징은 빛(조명)이 마치 웅덩이처럼 고여 있는 그 특유의 질감이죠. 그런 질감이 영화 전체에 깔려 있고, 건물의 모습이나 여러가지 소품들 모두 훌륭합니다. 다만 그걸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3. 홍콩 느와르는 대부분 너도 뒤지고, 나도 뒤지고 하는 식으로 결국은 파멸로 향해가는 방식의 비장미를 가지고 했는데, 그것은 홍콩 반환을 앞둔 고유한 시대적 정서에 기대고 있는 면이 있습니다. 그것은 비단 느와르 만이 아니라 왕가위 등의 그 당시 홍콩 감독들 전반에 깊게 드리운 특유의 분위기 같은 것이었죠. 그런데 아수라는... 글쎄요. 이런 식으로 굳이 파멸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4. 영화의 전반부는 그럭저럭 볼만합니다. 여기는 지옥이고 모두가 개새끼들이라는 대전제에 충실하게 복종하면서 우성이 형을 낭떠러지로 밀어붙이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게 다입니다. 상황은 그럴듯한데 이야기는 맥락이 없고, 설득력도 없고, 현실력도 없습니다. 외부인들이 잔뜩 있는 자리에서 빨리 시작하라고 밀당을 하는 장면이나, 병원 장례식장에서 총 빵빵 쏴대는데 경찰 한 명 안 나타는 장면이나... 사실 이거 모두 꿈이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 안되는 장면'이 많습니다. 말이 안되는 장면에서, 영화 속 캐릭터들만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고 악다구니를 벌이고 있으니 당연히 아무런 감동도 없죠.
5. 황정민, 곽도원의 연기가 자기 반복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해도 충분히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그럼 뭐하나요. 그런 애들 가지고 박봉성류 성인 극화나 찍고 있는데.
6. 다시 우성이형 얘기로 돌아가면, 비록 '이건 바둑 영화지만 사실 바둑 따위 필요 없고 주먹 센 놈이 이겨'로 끝나는 망한 영화 신의 한수에서 우성이 형은 최소한 간지라도 쩔었습니다. (사실 영화 자체도 완성도를 떠나 장르적 쾌감 자체는 괜찮은 영화였죠) 어깨에 힘을 빼고 연기할 생각 없으면, 그냥 캐릭터 자체가 존잘남 개간지 캐릭터인 영화만 하세요. 그 얼굴로 굳이 진흙탕을 구를 생각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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