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국내에서 '예술영화'로 분류됩니다.
게다가 제목에 드러나다시피 클래식, 그 중에서도 현악이라니.
아니나다를까 천만다행으로 코고는 소리는 없었지만
여기저기 꾸벅대더군요.
솔직히 저도 너무 피곤한 터라 졸음을 털어내느라 꽤 힘들었습니다.
드라마는 거슬러 올라가면 고대로부터 그 구성이나 짜임이 현재와 똑같습니다.
거의 모든 드라마적인 콘텐츠들이 뜯어보면 죄다 같은 프레임으로 이루어져있죠.
이 드라마 프레임에 얼마나 주제를, 특별한 소재를 이용해 잘 버무려냈느냐가
재밌는 영화와 재미없는 영화를 구분짓는 경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따졌을 때 '마지막 4중주'는 굉장히 잘 만들어진 드라마이며 재밌는 영화입니다.
현악 4중주를 개성 뚜렷한 젊은 소녀부터 죽기 직전의 노인까지의 캐릭터들을 통해 이야기를
반죽하고 구워내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군더더기가 한 프레임도 없어 영화가 짧다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로 깔끔하고, 억지 감동 같은 명령도 이 영화에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현악 4중주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생겨나고 사라져가는지.
연주 밖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또 다시 어떻게 연주하는지를 드라마의 정석 공식을 따라
하나하나 보여줄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재밌게 느끼거나 아니거나 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죠.
호흡이 길고, 잔잔하기 때문에 볼거리를 원할때 적합한 영화는 아니지만
막연히 지루하고 왜 듣는지 모르겠는 '클래식'에 대해 좀 쉽게 들어보고 싶거나
항상 먼지 하나 없는 정장으로 틀릴리 없이 칼같이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삶은 어떠한지
알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클라이막스가 영화 내에 있지 않고
검은 화면만 나오는 엔딩 크레딧에 있는 영화는 처음이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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