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안좋으신 부모님 소원을 위해 억지로 뭐 해보신적 있나요

저희 아버지가 골수 기독교인인데.. 저도 어릴때 다니다가 지금은 때려쳤거든요

아부지 엄니가 맨날 저를 위해 기도한대요 다시 교회 다니게 해달라고

저는 그 말만 들어도 진짜 피꺼솓일만큼 극혐하는데요

저희 아버지가 몸이 많이 안좋으세요 암수술도 여러번 하시고..

아무튼 그런데 계속 그런 얘기를 꺼내시네요

진짜 효도한다는 생각으로 이꽉물고 한번 다녀볼까 싶기도 한데

생각만해도 토할거 같네요

그렇다고 이거 계속 씹다가 아부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뭐라도 하면 평생 짐으로 남을거 같은데

아 진짜 미쳐버리겠네요

어차피 선택은 제가 하는겁니다만

혹시 비슷한 경험담 있으신 분들 좀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716명이 읽었어요. 3.141.202.187

비공개 손님 … 2023-09-06 18:54:05

성당 가세요

비공개 손님 … 2023-09-06 18:59:14

그래봤자 일주일에 1시간 남짓 투자하는건데 저라면 그냥 할 것 같습니다.

비공개 손님 … 2023-09-06 19:29:45

2/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존재를 극혐해서 그렇습니다

비공개 손님 … 2023-09-06 21:41:18

단순하게 생각해보세요.내가 싫지만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아버지를 위해 가신다고 생각해보세요. 극혐하신다하니 어려운 선택일것 같지만서도 글에서도 밝히셨듯이 고비를 여러번 넘기셨을테고 기도의 이유(소원)가 '아들이 교회를 다니는것' 이잖아요. 스스로는 힘들겠지만 부모님을 위해 다닌다고 생각하시는것도 좋을것 같네요.
혼자 주저리 떠들어봅니다.

비공개 손님 … 2023-09-06 21:54:47

반대로 내가 교회를 다니는 상태였고 시한부라면 부모님들은 무조건 다니지 않을까요..

비공개 손님 … 2023-09-07 03:51:53

어차피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만족을 위해 억지로 뭔가를 하는 것 자체가 부자연스럽고 불편합니다. 다만 본인이 말씀하신 것 처럼 평생 짐이 되고 불편할 것 같다면 다른 선택을 하는 것 보다 부담이 덜 될 선택을 하세요.

비공개 손님 … 2023-09-07 04:09:36

매일 작성자를 위해서 기도하셨다는게 부모님 정성이 대단하시네요 어른들은 자식이니까 그게 되나 봄

비공개 손님 … 2023-09-07 05:44:23

기도하는 의미가 교회를 다니게 해달라고 기도하는거라면 저는 굳이 안갑니다.

비공개 손님 … 2023-09-07 06:58:02

저희 장모님이 그렇게 암수술 하시면서 가족들한테 교회다니라고 하셔서 평생을 교회 한번 안다니시던 장인어른도 다니시고 커서 교회 안나가던 식구들도 나가고 저도 주말마다 나갔었는데요. 솔직히 교회 나가긴 합니다만 실질적으로 신앙심이 없는데.이게 뭐하는걸까 싶어요

비공개 손님 … 2023-09-07 08:33:49

그만큼 부모님을 사랑하지 않나보져모

비공개 손님 … 2023-09-07 08:47:49

교회 간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한시간 멍때리고 온다고 생각하고 가면 되지 않을까요

비공개 손님 … 2023-09-07 08:53:17

저도 정확하게 같은 이유로 다닌 적 있어요. 교회 극혐하는것도 비슷했고... 이삼년 다녔고 예배 후 청년부 모임까지 끌려다녀서 존나 끔찍하긴 했는데..

그게 대수인가요..........

그렇다고 이거 계속 씹다가 아부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뭐라도 하면 평생 짐으로 남을거 같은데

이거 보면 스스로도 알고 계신 것 같은데..

비공개 손님 … 2023-09-07 09:50:40

나라면 해줄듯

하는게 아니라 해주는거임

비공개 손님 … 2023-09-07 10:22:55

부모자식간이라도 아닌건 아닌거

비공개 손님 … 2023-09-07 10:23:24

저는 간이식은 흔쾌히 해드렸지만 교회는 절대 안갑니다

비공개 손님 … 2023-09-07 10:37:09

저라면 시간을 가지고 판단할거 같은데,
교회가는 시간이 온전히 시간낭비고 스트레스 인지,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인지 판단하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저는 교회는 절대 안간다 주의입니다만....

비공개 손님 … 2023-09-07 11:35:53

어... 저랑 정확히 동일한 상황이시네요ㅜ 대체로 차분한 편이고 화도 잘내지 않고 둥글둥글한 편인데, 교회만 가면 그 헛소리 듣다 욕도 육성으로 하고 극혐하는데요

결혼 후에 워낙 소원처럼 하셔서 1년간 다녔는데 와이프랑 싸움만 되고(자꾸 교회에서 누가 말걸면 제가 지랄하고 교회 새신자선생이 되도않는 소리 지껄여서 따박따박 아니라 한다던가 등등 제 잘못으로.. ) 그 뒤에 부모님께 말씀 드리고 안다닌지 10년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아버지도 연세가 더 많이 드시고 직업이 같아서 많이 친하고 이야기도 많이하는데, 요즘 교회 이야기 꺼내실 때 드는 생각이 한번씩 져드리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두달전에 도전! 갔다가 와이프랑 또 싸웠... 아니 혼났죠ㅜ (이번에는 유치하지만 일어나랄 때 안 일어나고 수금할 때 주머니에 있던 쓰레기 버린.. 그래도 나름 선방)

저는 저희 애기들 보내는 거 결사 반대라 현재 와이프랑 나온 이야기는, 다시 가게 되거나 하면 저만 부모님과 교회를 가서 의식에는 참여하지 않고 밖에서 시간 때우다가 끝날 때 다시 나타나는 걸로.. 속이는(?) 것밖에 없겠더라구요...

비공개 손님 … 2023-09-07 12:10:36

댓글 남겨주신 모든 분들께 다 감사드립니다.

다 몇번씩 다시 곱씹어보면서 읽어보고, 제가 어떻게 할 수 있을런지, 어떤걸 원하는지를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저희 아부지 어머니 및 친가 외가 모든 일가친척이 다 교회를 다닙니다. 큰아버지는 목사님이시기도 하구요. 물론 누군가 저처럼 그냥 조용히 안다니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단은 그렇습니다.
명절에 모여서도 제사 안지내고 추도예배로 대신하고, 친가쪽 친척들 어르신까지 다 모여있는 단톡방이 있는데 거기에서 맨날 기도문 올라오고 그런식이죠

저도 어렸을때부터 교회를 다녔어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서 침례도 받았고, 중학교때까지는 계속 다녔어요. 끌려다녔죠. 고등학교때 좀 입시때문에 바빠지기 시작하고 대학가서는 자취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해방되었는데, 아무튼 그렇습니다

교회를 싫어하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거 같네요. 흙~동수저 사이 집안 수준인데 매번 현금 가져다 바치는것도 못마땅했고. 일단 가서 듣는 얘기에 대해서도 전혀 공감이 되거나 믿음이 생기지 않았고, 심지어 중학생때는 교회 수련회를 갔는데, 고등부 리더 한다고 깝치던 양아치 새끼가 제 친구 싸대기 때리더니 예비시간에는 주님 주님 용서해주세요 사랑합니다 울면서 이지랄 하는데 정내미가 똑떨어졌던거 같네요.
공동체의 존재 자체도, 공동체 멤버 개인에게도, 공동체에서 유지하려고 하는 메세지 자체에도 다 환멸을 느끼게 된 결과 현재는 "극혐한다"라는 수준이 된거 같습니다.

아무튼 교회 라는 존재에 대해서 저의 포지션이 상당히 안티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제가 진심으로 다시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거 같지는 않습니다.

교회를 간다고 쳐도 아부지 옆에서 같이 앉아서 찬양하고 기도하고 그러면서 나오지는 못할거 같구요, 어차피 거리도 멀어서.. 차라리 간다고 하면 진짜 동네 교회 정도 갈거 같은데

부모님이 직접 눈으로 저를 보는것도 아니고, 제가 가서 진심으로 앉아있는것도 아니고 하는데 가서 일요일에 시간을 내는게 도대체 누구에게 무슨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부분이 참 많이 한심하기도 하고 답답하게도 느껴졌어요.

그래도 위에 댓글에서 몇분 말씀 해주신것처럼 사랑하는 아버지를 위해 그정도 시간은 낼 수 있을거 같습니다. 저 따로 가서 앉아만 있는정도라면요.. 같이는 못갈거 같아요.

제 개인적인 삶도 그닥 좋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네요. 사람 사는게 다 그렇겠습니다만 내 밥벌이에도 걱정이 태산이고 주6일 일하는데 체력도 간당간당해서 힘들어서 지쳐 쓰러지기 직전이고 주말에는 피곤한데 아이랑 놀아줘야 하고 이런저런거 다 따져봤을때 일요일 시간을 반나절 뺀다는게 쉽지는 않은건 사실입니다. 1시간으로 택도 없죠 왔다갔다 이동시간에 예배드리고 이거 어떻게 1시간으로 되나요 9시 예배 가서 끝나고 집에오면 11시는 되는건데 오전 통으로 날라가는거지..

비공개 손님 … 2023-09-07 12:15:35

아무튼간에 지금까지 정리된 마음같아서는
1. 오전에 나 혼자 가서 멍때리고 오더라도 일요일 오전 시간을 아버지를 위해서 쓰는건 전혀 아깝지 않다.
2. 대신에 같이 가서 옆자리에 앉아서 있는건 못하겠다. 가더라도 나는 내 집 근처 따로 가야겠다. 학원 가는 느낌으로..
3.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곳에 가서, 제일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올 수 밖에 없다는 부분이 생각만해도 대단히 화가 치밀어 오르고 짜증이 난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버지를 위해서 그렇게 해드릴 수 는 있겠다 정도로 정리가 되네요.

지금도 저희 아버지는 단체 카톡방에서 수시로 공동기도문을 올립니다. 오늘은 우리 아들이 다시 주님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합시다. 아멘. 이런거죠. 몇년된거 같네요.

카톡방도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시발 나가면 저절로 누군가가 초대해서 왜나가냐고 나가지 말라고 합니다. 진짜 보는앞에서 핸드폰 부셔버리고 개지랄 떨어서 인간 말종으로 찍혀도 그 기도문 좀 안봤으면 좋겠다 생각이 매일매일 듭니다만

아버지가 나이가 들고 약해지시는걸 보면서 점점 저도 마음이 약해지네요. 저도 늙어가는것도 영향이 있는거 같구요 젊을때처럼 쌈닭처럼 살지는 않으니까..

아무튼 이래저래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생각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모두 좋은일만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시구요.

비공개 손님 … 2023-09-07 12:18:36

19/ 1. 아깝지 않다 -〉 뭐랄까 돈 천만원이 당연히 크고 아까운 돈이지만 아부지 도박빚 갚아드리는 그런 기분.. 뭔가 좀 단순히 쓰는게 아깝다 이게 아니라 이런곳에 낭비된다는게 화가난다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그렇네요.
모두 건강하세요 가족도 본인도 다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비공개 손님 … 2023-09-07 12:59:00

굉장한 효자시네요..

비공개 손님 … 2023-09-07 21:37:38

화이팅..!

댓글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권한이 없는 회원레벨)

목록으로

△ 이전글: 12년 정도 일하면 퇴직금 얼마정도 될까요? [4]

▽ 다음글: 여동생이 자기 누드사진 가족 톡방에 올린적 있는데 [13]

TOP arrow_upw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