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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강사 12년차 수도권 개똥 학원에서 뺑이치며 이게 박봉인지도 모르고 4년 정도 날려먹고 10년차부터 평균이상으로 벌기 시작해서 이제 월 900~1100정도 벌고 있다 그런데 주6일을 일하고 퇴근하면 교재 제작 수업 준비로 다섯 시간 이상 쓰다보니 오늘도 지금에서야 눕는다. 몸이 조금씩 아픈데 이걸 어찌하나 능력 좋은 강사들은 워라밸 즐기면서 돈도 잘벌더만 나는 빡대가리라 10년을 넘게 해도 부족하다. 원래 이 직업이 나한테 썩 어울리는 옷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잔재주와 끈기로 버티고 있는 거 같다. 몇살까지 할 수 있을까 이제 다른 직업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은 많지만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수년전에 사기 당하고 강사로 취직길은 막히고 동해에 배타러 가서 연락 끊긴 선배가 떠오른다 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힘들고 지칠 때마다 선배가 쓴 일기 같은 글들을 보면서 의지를 다지지만 자신이 없다 이제 에이징 커브가 오고 학생은 점점 없어질 것이고 나도 도태되는 게 정해진 수순일터인데 활로는 보이지 않고 관성적으로 일하며 건강과 돈을 맞바꾸고 있다 미혼인 건 너무나 다행인데 모아둔 건 없고 집도 없고 받을 재산도 없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빚만 있네.. 슬프다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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