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 녀석때문에 몇년간 걱정하고 밤잠 설치고 여기저기 한탄만 하다 글써봅니다
큰아들은 올해 25살 되는 녀석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하고 부모가 아이를 억지로 재수 시켰는데 애초에 공부할 마음이 없었던건지 공부머리가 안되는건지 만족할만한 성적은 나오지 않았네요
집에서는 어미가 잔소리 하고 저도 한심하게 쳐다보니 아이는 알바 구해서 밤 늦게까지 하고 그러다 입대해버리고 올해 전역했습니다
본래 밝고 순수한 아이였습니다 저와 친하진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저와 공감대를 만드려 억지로 좋아하지도 않는 야구이야기 당구이야기도 하고 저와 당구도 치러가보고 그랬었네요. 아들녀석도 나름 노력 했었죠
전역하고 나서는 집사람과 큰아들 강압적으로 밀지 말자... 본인이 마음이 있어야한다 그랬는데 또 마음대로 안되는지 집사람은 공부 이야기 꺼내고 아들은 피하고 그게 계속되니 취업이나 해라고 몰아붙이고 반복이네요
항상 편의점 닫고 새벽에 들어가면 큰아들은 방에서 자지 못하고 멀뚱멀뚱 있었죠 혹여 잠을 자더라도 아들 방 문 여는 소리에 흠칫 깨버리고 살짝 건드려도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저는 그게 밤귀가 밝아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최근에 살도 점점 빠지는것같아 병원에 상담을 받아보았는데 공황장애라고 하더라구요.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모든게 제 잘못이죠. 같은 남자로써 아비로써 그래도 믿고 응원해줬어야하는데. 집사람과 많이 울었습니다. 상담내용 들어보면 미래에 관한 불안과 최근 겪었던 이별 그리고 다른사람의 시선(아마 저희인것같네요)이 두렵답니다. 실패가 두려운것도 있구요. 어릴적 뛰어노는것 좋아하고 강하고 친구들도 많았던 녀석이 이렇게 변했다는게 정말... 힘드네요
아들은 끝까지 저희에게 말을 안했습니다. 힘들다는것 하나 말 안했구요. 우울증까지 겹치면 위험하니 잘 보살펴달라고 했는데 얼마전 뜬금없이 집사람한테 전화오더니 아무말도 안하고 가만히 있더랍니다. 집사람은 무슨 일 있냐면서 한숨 쉬고 너 나이 생각해서 이제 슬슬 시작해보자며 공부 이야기 꺼냈는데 가만히 듣다가 아들이 끊었답니다. 아들은 무슨 얘기를 듣고싶었던 걸까요. 그냥 위로가 듣고싶었던 거겠지요. 그리고 들었던 병원에서의 결과가 참...
힘들게 상담가분이 마련해주신 자리에서 아들과 몇년만에 손 꼭 잡고 말해봤습니다. 아들도 그냥 아무생각없이 알바만 한게 아니라 취업자리도 알아보고 했었네요. 공부는 정말 자신이 없어서 못하겠다고 합니다. 수능공부 말입니다. 차라리 고등학교를 공고로 진학시켰다면 좀 달라졌을까요. 괜한 고집으로 인문계 진학시켰다 아무런 도움도 안되네요. 그리고 본인도 자기가 불안함을 느끼는 줄로만 알고있었지 그게 공황일줄은 몰랐답니다. 미안하다고 하는데 너무 가슴 아프더라구요.
미래에 대해 불안하면 지금이라도 만들면 된다. 늦은거 아니라고. 아버지가 알아봐줄수 있는것 있음 알아봐주겠다 했는데. 먼저 말을 꺼내덥니다. 폴리텍 기계쪽 공부해서 산업기사 자격증과 언어 자격증과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을 따겠다고 하네요. 생각보다 구체적이어서 놀랐다만 제가 폴리텍을 잘 모릅니다.
제가 알고있는게 맞다면 작은아들 대학 보낼때만해도 폴리텍은 전문대로도 안쳐주는 학교였거든요. 그곳에서 기계 공부를 해서 취업이 될지도 모르겠구요. 제가 기업 사무직 다닐때만해도 생산직은 항상 무시받았던 직종인데. 그래도 아들이 원하니까 보내려고 합니다. 본인 말마따나 산업기사 자격증과 컴퓨터활용능력, 외국어 자격증 취득하면 어디가더라도 가겠죠. 또 제2외국어 공부를 해서 그 나라에 취업하고 싶답니다. 그냥 아무도 모르는곳에 가고 싶다네요. 객기일수도 있지만 그래야 앞으로 자기 마음이 편해질거라고 믿는것같습니다.
폴리텍에 알고계신 정보 알려주실수 있으신지요. 저는 대구에 살고있습니다. 알아보니 대구에도 폴리텍이 있더군요. 아들이 원하는 기계쪽은 어떻게 입학할수 있는지... 전망은 어떠한지... 또 본인말대로 언급한 자격증을 따면 원만한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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