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밖에 안주면서 일은 이렇게 시켜?'
'난 주는만큼 일할거야'
'삼성처럼 일하게 만드려면 삼성처럼 주던가'
물론 맞는말이긴 하지만.. 좆소기업에서는.. 많은 부분의 노동력은 단순업무or대체 가능인력이 많다라는 특징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부서별, 팀별, 개인이 의사결정을 할일이 지극히 적었고 시키는일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 대부분이겠죠.
이런 상황들속에서 나도 똑같이 주는만큼만 받고 일하다 나갈것인가.. 생각해보니 뭔가 존나 억울하더라구요. 그래서 생각을 좀 고쳐 먹었어요.
주는만큼 하지말고.. 일단 해보는데까지 해보자.. 회사가 날 필수불가결한 인재로 여길때까지 해보고 조건을 크게 질러보자. 되면 더 다니는거고.. 아니라면 이 회사는 중요인재를 잃는게 될것이다.
28살에 입사해서 4년동안 빡세게 굴르면서 그동안의 연봉인상은 대체적으로 수용했습니다. 그러다 4년째 되는날 연봉인상을 매우 높게 불렀죠. 이만큼 해주시지 않으면 저 그만두겠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일해왔는지 아실거고 솔직히 오라는곳도 많습니다.
이런 반응에 임원은 발끈하며 배은망덕한자식이라고 하더라구요...
바로 사표 냈습니다.
그제서야 뻥카가 아님을 안 임원들과 대표님은.. 조건은 왠만하면 맞춰줄테니 나가지마라고 하셨고 면담4번에 대표님과 술자리3번.. 타부서 부장님들의 부서이동권유 등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동안 개고생한거에 부서임원이 저따위로구니 오만정 다 떨어져서 그냥 나왔습니다.
제가 그만둔다는 소식에 거래처, 동종업계 몇군데서 바로 컨택이 왔습니다.
퇴직금으로 놀러다니며 업체들과 잘 조율한결과 현재는 연봉 6000에 차량, 유류비, 식대지급 까지 받아내었네요.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참 잘한거 같아요.
열심히 한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을때.. 왜 시키지도 않는일을 하냐. 왜 귀찮게 하냐. 혼자 튀지마라. 일좀 그만만들어라.. 같은 동기,후배들의 질책을 들으며 자괴감도 들었지만..
이제 그사람들에게 말해줄 수 있을거 같습니다.
'주는만큼 하는게 아니고 하는만큼 주는거다'
사실.. 별볼일 없는 지잡대나오고 이름없는 좆소기업에 들어가면서.. 비교되고 힘들고 자괴감도 많았는데 구르다보니 어느정도 올라간거 같은 뿌듯함에 글 남겨봅니다.
물론 앨지롱거 기만자집단에서는 저 조건이 턱없이 부족해 보이겠지만...
번듯한 학교졸업장도 아니고, 자격증 하나없이 그저 노력한 결과라 나름 자부심을 느낍니다.
좆소라고 너무 기죽고 자괴감에 빠지지마세요. 어찌어찌 열심히 하다보니 길이 생기긴 하더라구요.
869명이 읽었어요. 18.189.193.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