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일대의 실수아닌 실수 건축관련 전공을 했습니다.
여전히 적성에 맞다 생각은 합니다.
집에 돈도 없어서 학자금대출 폭발시키다가 3~4학년되서야 장학금받았습니다.
더한분들도 많겠지만 이것만해도 빚이 한 2천되고 학창시절 내내 반그지로 한달한달
걱정하며 살았습니다.
졸업할때되니 돈좀준다는 건설사는 취업이 안되고 돈벌방법이 없어 설계사무소를 갔는데
운이 좋게도 우리나라에서 아주 알아주고 크기로는 가장클지도 모르는 그런설계사무소를 갔습니다.
그래봐야 연봉이 2700이고 상여를 연봉에 포함시켜 월 180만원씩 받으며 일했습니다.
힘들게 취업했기에 야근이고나발이고 죽도록 일했습니다. 설계사무소 중에서는 한손에 꼽히고 남들은 알아주는데라해도 다녀보니 똥통도 이런 통동이없고 아니나다를까 비슷한 학벌은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근무환경... 월 300시간씩 찍은달도 여러번이었습니다.
야근수당은 따로 없었습니다 연봉에 법정 최대 야근수당이 이미 포함되어있어 밥값 교통비 만줬습니다. 문제는 실제 야근이 법정근로시간은 개소리고 9시출근하면 무조건 12시넘어서 퇴근이고 주말에 하루쉬는것도 힘들었습니다.
2년쯤 지나보니 너무 힘들어서 딴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임금동결에 마음이 떠나기 시작해서 갖은 수를 써서 연봉협상리스트를 빼돌려 봤더니 10년차쯤되야 연봉 4,000에 도달하는데 그때까지 다니고 싶지도 않고 이런생활을 하는것 자체가 질려버리더군여.
퇴사결심하고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이유로 실업급여 신청해버리고 백수되서 공부나하면서
직무관련 기사자격증을 3개를 따고 토익도 900 아득히 넘겨두고 준비를 했습니다.
일이편하든지 돈을 많이 받는지 둘중하나로 가자 하는결심으로요.
그러고 다시 취업준비를 하는데 돈만보고 넣은 큰 건설사는 몇군데 뽑지도 않고, 일반 대기업유사직무나 공기업은 서류탈락이거나 인적성탈락이거나해서 머리가 빡통이아닌가 하는 고민까지들었지만 결론적으로 20위권 1군 건설사를 최종합격했는데...
그동안 그렇게 개고생을하면서 회사다녔는데 또 지방내려가서 개고생할생각하니 돈이고나발이고 다싫더라구여. 그래봐야 해봐야 4000남짓주는데...
마음이 또 흔들하니 따져보기시작하고 먹고사는게 힘든건 4000을 받고 경기 안좋고 어려운 건설사에 들어가서 운이좋아 제때 진급해가며 연봉을 올려가도 별답이 없는건 마찬가지더라구여.
그와중에 그냥 실업급여때매 올려둔 이력서보고 연락온 중소기업들중에
퇴포 3300에 맞춰주겠다고 하는데가있어 다니겠다 했습니다. 적어도 야근 주말출근 없고
집도 가까워서요. 다만 유사업무이긴해도 건축경력은 끝입니다.
거진 1년 놀았음에도 이직하면서 월급이 180만원대에서 220만원대로 오르고 상대적으로 삶의 질이 급격히 올라서 내심만족스럽지만 저와 같은 시기 들어온 비슷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2400~2600인데 저만 그정도에 맞춰준거 알고선 숨길수밖에 없더군여.
억울한건 숨길만큼 받는것도 아니고 달달이 빚갚으며 뭐하나 사는것도 부담스럽고 버는족족 모아도 집은 당연히 꿈나라 이야기에 집도 뭐 없어 되려 갖다줘야할판이니까요.
나름 학교다니면서도 열심히 살았다고 여겼습니다. 그래봐야 결과가 이런건 다 제가 부족한 탓이고 학창시절에 초임 연봉 3500도 작고 한 4000쯤 벌지 않을까 생각을 했던것 자체가 얼마나 무지하고 멍청한 생각이었는지 이불킥감입니다.
이렇게 서른에 발을 디뎠음에도 이렇게 벌어서는 결혼은 못할 기분이고 저한몸건사하고 엄마아빠동생 가족들이나 가까스로 챙기면 그걸로 족하다는 마음뿐이네여.
결국엔 제가 부족해서라 원망할것도 없지만 깝깝한 마음은 가실길이 없네요.
더힘든분들도 많으실텐데 그냥 똥글싸질른걸로 봐주세여.
==========================================
-> 설계사무소에 비슷한 학벌이 없더라고 한이유는
돈이 적고 일은 더럽게 빡세서 그런지 학교 좋은데 나온사람들은 힘든거 뻔히 알고 나은 일 구할수있으니까 설계사무소를 안오는 것같다 또는 있다가도 금방나가더라 라는 것입니다.
당연히 더좋은 사람도 있고 완전히 없는것은 아니지만 사원급에는 매우 적었습니다.
일단 규모는 대기업수준이나 어디까지나 설계사무소입니다. 통상의 대기업이라고 볼순없습니다.
-> BIM은 현재 도입단계이나 실제로 돌아가는 꼴을 보면 업무량이 극적으로 줄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오해하고 계시는게 설계도 정보화시대의 덕도 많이보고 있습니다.
처리과정도 과거보다 무지막지하게 빨라졌습니다.
근본적인 문제라보는 저수익고노동을 탈피하려면 일이 많아지고 수주에 걱정이 없어서
한프로젝트를 진득하게 붙잡고 야근안하면서 진행하면되고 돈도 적정하게 받으면됩니다.
근데 실제로 돌아가는 꼴은 수주가 안되니 빌빌거리면서 일좀따고자 시키지도 않은 일해다
바치거나 좀해보겠다고 오버해서 경쟁하고 가까스로 수주했는데 별로 수익이 안나니 시간을 적게 투자하려고 하고 결국은 짧은시간에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결정되고 야근 시작합니다.
여담이지만 근본없는 회사 '이랜드'는 대놓고 50% 후려칩니다.
할라면하고 말라면 말라고 큰 설계업체 몇군데에 공고를 했는데 안그래도 설계비가 안오르는데 50% 깎으면 못하겠다고 하더니만 전부 서로 하겠다고 들어왔습니다.
이래버리고 원가 맞추려면 인건비장사인 설계는 그냥 또 야근하는겁니다.
에휴 이 분야만 그런것도아닌데 싫으면 하지말아야지..
2127명이 읽었어요. 13.58.123.1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