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자야 그렇다 치더라도 퇴사 예정자한테는 왜?
저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꽤 많더이다.
인사고과 최하등급 주는식으로 인센티브 안주더군요
우리팀에 퇴사예정자 A가 있어요.
특출나게 잘나진 않았지만 그래도 맡은바 열심히 일하던 친구였습니다
어느날 퇴사의사 밝히고 몇차례 만류에도 퇴사일이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얘는 인센티브 받는걸로 생각하더라구요.
물론 저도 받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사람은 아는 얘기지만 퇴사예정자 중 인센 받고 나간 사람은 없죠.
몇일전에 연구소장님이 갑자기 부릅니다.
"인사처에서 A가 인센 대상자로 올라왔는데 자르려고. A가 성과급 받는게 맞냐? 네 생각은 어때?"
"제가 무슨... 그래도 생각만 말씀드린다면 받는게 맞는 거 같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작년에 전일 근무했고 작년도 업무에 대한 보상이니까요"
"재직자에 대한 격려금이기도 하지"
"회사 방침에 이래라 저래라 할 생각은 없습니다"
대충 이렇게 얘기를 하고 시마이 쳤는데
오늘 또 면담....
"A 인센은 아직도 같은 생각?"
"소장님 뜻에 따르겠습니다"
"난 니 의사 존중해주려고. 그렇게 되면 네 인센 떼서 A 주는건데 후회없냐?"
"음.. 네 상관없습니다"
네. 결론은 제 인센에서 떼서 주기로 했습니다
뭔가 부끄럽네요.
이게 맞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말하며 살아왔는데 막상 내 돈봉투에 칼질한다고 하니 순간 망설였거든요
연구소장님한테 혼났습니다
좋은 의미인거 알고 좋은 뜻인거 아니까 존중해주겠는데 저런건 자르는게 맞다고...
몇 년 후에 저는 지금과 같은 사람일 수 있을까요?
싱숭생숭해서 넋두리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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