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조그마한 병원에서 사원부터 시작해서
2년 반정도하니까 원무과장이 됐는데요.
내심 아시는분이 소개하신것도 있고, 당시론 일단 돈이라도
벌고 보자 말곤 개인적인 비전같은게 없어서
여기서 시간만 보냈는데요. 결국 한달전에 4월15일자로 퇴직한다고 사직서를 냈습니다.
해가 지날수록 대우도 뭣같고,
(직급만 직원서 과장됬지 월급 차이는 거의 없음...일하는 것도 3배 이상이 된거 같은데...
그나마도 자기들 돈없다고 일부만 주는 식으로 거의 1년 받으니까
밀린 월급이 4~5개월치 되던데.. 이건 결국 다 받긴했는데
월급이 좀씩 밀린다는게 사람 미치게 만들더군요.
연차 월차써본적도 없고, 병원장이 끝나야 나머지 직원들도 끝나는거라해서
점심시간도 거의 없고 퇴근도 원장 눈치보다가 몰래 가던가
아님 밤 8시 되서야 가고...
꼴에 병원이라고 의료인들 위주로 굴러가는게 원무과는 아주 들러리라
맨날 막 10분마다 불려다니며 짐나르고 컴터 고치고 환자 컴플레인받고...아주 어휴)
또 병원 오시는 시골 어르신들 상대하는데
개개인으론 어르신들 괜찮은것 같은데 병원이라 아픈 사람들이 오다보니
한 번씩 진상 피우시는게, 정말 영혼이 깍여져 나가는것 같았네요.
문제는 사직서도 내놨는데 꼴에 중간관리자(=고급노예)라고 사직서 수리도 안해줄라하고
자기들 논리론 그래도 중간관리자인데 대신 일할사람은 구해놓고 가야지 이러고
한술 더 떠서 대신 일할 사람이 제가 일하는정도 수준은 되야 보내주겠다고
적반하장으로 으름장까지 놓는게;
(더 큰 문제는 저 대신 일할 사람조차 지금 못구하고 있습니다 ㅋㅋ...
언제 사람와서 언제 가르치라는건지)
친구들 말론 그냥 퇴직날짜 지나면 대타고 인수인계고 상관말고 출근하지 마라는데
사실상 제가 여기서 책임지고 있는게 좀 있어서 저 없다고 진료 못보고 그러는건 아닌데
당장 제 머리속으로도 걸리는게 몇가지 있어서...
(오늘 혹시나해서 출근해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당연히 나올줄 알고 일을 시키는데 참...)
2년반 이지만 멀쩡히 잘 일해놓고 이렇게 마지막에 씁쓸하게 끝내는게 못내 아쉬워서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이거 퇴사처리 되면 나이도 32인지라 아무래도 사기업은 눈치보이고 ㅜ
자격증이랑 공기업 노려볼려고 하는데요 저 개인적으론
하루라도 빨리 처리되면 좋을거 같은데 나름 첫직장이라 그만두는 것도 어렵네요...
그냥 막가파로 출근 안하는것도 마음이 편치않고,
저렇게라도 안하면 다음 사람도 안구하고 어영부영 뭉게버릴거 같은데
결단 내릴 자신은 없고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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