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성공으로 2주라는 정말 마음편안하고 긴 휴가를 집구석이나 국내에서 보내고 싶지 않아 유럽여행을 가자! 라고 정한뒤 여행지를 놓고 이탈리아와 프랑스, 그리고 스페인 세나라가 가고 싶은데 어떤일정으로 가야할지 고민이었습니다. seriea를 좋아하다보니 이탈리아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서 이탈리아의 비중을 높게두고 있었으나 출국 일주일정도 전에 표를 구하다보니 남는표는 스페인밖에 없어서 결국 스페인으로 정하고 예약을 했습니다.(비행기값 119만원)
바르셀로나 in/out과 첫째날 숙박지만 정하고 아무런 계획없이 떠났습니다.
카타르 항공을 타고 도하에서 경유하여 바르셀로나로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외국인 스튜어디스가 뭐먹을거냐라고 메뉴를 알려주고 선택하라고 하는데 3번의 식사동안 치킨밖에 들리는게 없어서 세끼를 치킨먹으니 존나 부대끼는겁니다. 그래서 경유지인 도하에서 커피랑 샌드위치를 먹고 싶은데 내가 시발 영어로 주문해본적은 커녕 외국인이랑 말을 해본적이 있어야죠. 공항 커피숍 앞에서 왔다갔다를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네요. 머릿속에서 문장을 만들고 몇번이나 되뇌이고는 마음을 추스리고 주문하러 갔는데 막상 주문하려니까 결국 입밖에 나온건 'this one'. 근데 점원이 정말로 친절하고 해맑게 내 영어에 응답해주는데 '그래! 시발 영어를 못해도 상관없어!' 라는 마음이 들면서 그때부터 자신감이 생겨서 막 일부러 외국인들에게 말붙이고 그랬어요
(카타르 공항에서 첫 주문한 커피와 샌드위치)
여하튼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니 정말 날씨가 좋았습니다. 비행시간만 18시간이 넘었는데도 그 피로를 다 씻어줄만큼 기분 좋은 날씨였습니다.
숙소는 한인민박이었는데, 여기서 많은 정보를 얻고 여기 사람들이랑 같이 많이 다녔습니다. 이 한인민박을 통해서 가우디 투어도 받고, 소개해준 레스토랑(시체스해변에있음)에서 스테이크와 와인도 먹고 바르셀로나의 일정인 거의 한인민박 주인이나 투숙객들의 일정에 꼽사리 끼며 보냈던것 같습니다. 심지어 2014년의 마지막 날도 여기사람들이랑 같이 보냈죠.
(아 그리고 가우디 관련 여행지는 투어받으세요 투어! 완전 일자무식이었는데 투어받으면서 설명들으니까 그 여행지가 정말 더 특별해진 느낌이었어요. 다른건몰라도 가우디만큼은 투어받으시길!)
바르셀로나에 사흘정도 있으니까 고민이 되더군요. 다음 여행지는 어디로갈까? 이탈리아를 갈까? 프랑스를 갈까 고민중이었는데 민박주인이 그냥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을 가보는게 어떻겠냐? 라고 해서 아무런 고민없이 그러기로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그라나다로 출발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그라나다로 가는 방법은 야간기차(이건 꽃보다 할배에 나왔다고 하더군요)와 비행기가 있었는데, 열시간넘게 기차탈 자신이없어 비행기로 한시간반만에 그라나다에 도착했습니다. Vueling이라는 저가항공사를 타고 갔는데 존나 좁고 물도 안주더라구요..당일날 구입해서 그런지 87유로 지불했습니다.(보통60유로면 된다더군요)그라나다는 바르셀로나와 다르게 존나 촌구석이고 사람도 많이 없고 밤되니까 약간 무섭기도 하더라구요. 근데 그라나다는 물가가 존나 쌉니다. 음료를 시키면 타파스가 무료더라구요. (타파스는 스페인에서 가장 흔한 음식으로 걍 에피타이저같은 겁니다.) 맥주도 1.5~2유로 정도 밖에 안합니다. 즉 2유로에 맥주 500cc정도랑 근사한 안주가 나오는거죠. 존나 좋아요. 그라나다 가시면 하루종일 맥주 쳐드세요. 특히 1925라는 맥주가 특산 맥주라는데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도착한 날 밤은 진짜 맥주에 취할만큼 먹었습니다.
(음료를 시키면 이런게 공짜임. 아직도 잊을수가 없음...)
그라나다는 그래도 알함브라 궁전이 유명하다고 해서 온거여서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알함브라 궁전을 갔습니다. 입장료는 15.4유로였네요. 정말 경치 좋고 이쁜 곳인데 역사적인 내용을 미리 좀 공부하거나 가이드를 받았으면 더더욱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은 있었어요. 여러분은 공부하거나 가이드 받으세요..ㅠ 제가 갔을 때는 온라인 예매가 매진이라서 못보는줄 알았는데 숙소주인이 아침일찍 가서 줄서면 살수있대서 7:00까지 거기 도착해서 줄서서 샀습니다. 제기억에 8시부터 입장으로 알고있는데 아침일찍 줄서면 걍 표는 어지간하면 구할 수 있어보이더라구요.
알함브라궁전을 나오고 나서 또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딜가야하나?' 사실 그라나다는 알함브라 궁전 그리고 맥주외에는 그리 오래있을 곳이 아니라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아이패드로 구글어스 보면서 여기 주위에 가장 가까운 그리고 내가 들어본 이름인 FC세비야의 도시 세비야로 가기로 했습니다. 그라나다에서 세비야로 가는 방법은 렌페라는 스페인 기차를 타고 가야하는데 세시간정도 소요된다고 하더군요.(렌페비 30.15유로) 이때가 여행 닷새쯤 된 것 같은데 뭔가 여행에도 자신감이 생겨서 세비야는 호스텔로 예약을 했습니다.
세비야는 정말 좋았습니다. 물가도 싸고 사람들도 친절했으며 날씨도 좋고 밤늦게까지 술집이 열려있고 아 존나 진짜 존나 좋았어요. 첫째날에는 호스텔도착하자마자 뻗어버렸고 둘째날은 걷다보니 자전거 대여소가 있더라구요. (6시간에 10유론가 그랬음. 그리고 여권 맡겨야함) 그래서 자전거 빌려서 아무생각없이 강이름은 모르겠는데 걍 강따라서 한강 라이딩하듯이 달리다보니 유명한 관광지 다 나오더라구요. 세비야가 그리 크지않아서 자전거로 충분히 세비야를 다 돌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 타다가 좀 지치면 아무 카페에 가서 맥주 한잔하고 또 타다가 지치면 요깃거리에 맥주 한잔. 진짜 그냥 존나 좋았어요. 아 시발 이거 만나서 이야기 하고 싶은데 글로 표현하려니까 진짜 잘 안되는데, 그런 문화? 생활? 자체가 존나 좋았습니다. 나는 관광객으로서 방문하여 내일 뭐하지? 혹은 오늘 뭐하고 놀지? 라는 생각을 한다면 걍 걔네들은 생활로서 오늘 뭐하고 놀지? 내일 뭐하고 놀지? 하는 느낌이랄까요? 걍 걔네들은 일상생활 자체가 존나 여유롭다 라는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런 사람들속에서 맥주를 마시고 관광하고 하니까 존나 그냥 기분이 존나 좋았었어요. 그렇게 기분좋은 상태가 되니 방언터지듯 영어가 나와서 호스텔의 친구들과도 어울려서 세비야에서는 밤낮으로 술만쳐먹었었네요. 레드와인 먹고 맥주마시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습니다. 다음날이 세비야에서 사흘째인데 호스텔 친구들이 리스본을 추천해주더라구요. 물가도 싸고 트램타는 것도 재미있다면서 그래서 리스본 가기로 마음먹고 버스를 예약했습니다. 밤11:55분에 7시간 정도 가더군요. 예약해놓고 낮에 그냥 아무 생각없이 세비야 시내를 거닐고 있는데, 축제를 하더군요. 뭔 축제냐고 물어보니 동방박사 오신날? 이라고 해서 어린이들에게 사탕을 주는 그런 축제인가봐요. 굉장히 크게 하는 축제인데 운좋게 그 축제에 참여해서 또 신나게 놀았습니다. 사실 그 때도 좀 맥주를 마신상태라 한국말로 '여기!! 여기!! 여기 사탕!! 나도 사탕!!!' 이라고 소리질렀는데 주위에서 막 웃더라구요. 또 그게 기분 좋아서 완전 목청껏 소리지르고 그랬네요....
리스본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는데, 만석입니다. 제가 키가 큰편이라 여간불편한게 아니더군요. 7시간. 정말 길었어요. 게다가 휴게소 같은게 없고 도시의 터미널마다 쉬어가는데 거기서 잠깐 잠깐 볼일 보고 그런것 같더라구요. 저는 방광이 아주 큰 편이라서 소변 따위 쉽게 마렵고 그러지않아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여하튼 겨우겨우 도착했는데 포루투갈은 스페인과 시차가 1시간이 있어서 도착시간이 새벽 6시. 지하철이고 버스고 아무것도 운행하지 않았습니다. 근데 왜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겁대가리 없이 생전 처음보는 곳에서 한시간 정도 되는 거리인 터미널에서 숙소까지 걸어가보자라고 생각했어요. 새벽에 사람도 없어서 오로지 지도한장들고 걸어갔습니다. 걷다보니까 멋진 동상도 많아 보면서 감탄하는데 시발 스페인과는 다르게 언덕이 존나 많더군요ㅠㅠ. 도중에 택시를 탈까도 생각했지만 희한하게 그냥 그땐 걷고 싶었어요. 새벽의 리스본이라는 감성터지는 걸 느껴보고 싶었는가??우리나라의 새벽6시와 달리 리스본은 정말 지나가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큰길위주로 걸었는대도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얘네들은 도대체 출근을 언제하지? 고등학생들은 등교안하나?? 이런 생각하면서 걷다보니 어느덧 숙소에 도착했더군요. 그대가 7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숙소에 들어가니까 체크인이 2시부터라는거에요. 나는 지금 존나 피곤한데 진짜 시발 진짜 말도 안되게 피곤한데 7시간 버스타고 그리고 한시간반을 걸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오후 2시까지는 체크인이 안된답니다. 막 부탁해도 안되더군요. 정없는 새끼들. 그래서 짐만 놔두고 주위에 둘러보러 갔습니다. 숙소에서 조금만 걸어가니 코르메시오 광장과 바다가 있었습니다. 해가 다 뜨지도 않았는데도 뭔가 상쾌한느낌이었어요. 트램이 있길래 줄서있는 사람한테 이거 타려면 어떡하냐니까 관광객이면 지하철역에서 24시간짜리 정액권인 viva card를 구입하라고 하더군요. 6유로 정도였는데 티머니처럼 이 카드를 기계에 대기만 하면 되더군요. 오는 트램 아무거나 걍 타고 갔는데 이게 유명한 관광 명소는 다 간다는 28번 트램이더군요. 언덕 위로 올라가니 이쁘고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나타나면서 스페인과는 색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상조르제 성인가? 거기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는데 밤에 오면 야경이 참 이쁠 것 같더라구요. 저는 애매한 시간대에 가서 좀 아쉽긴 했었습니다. 그리고 15번 트램을 타니까 바닷가를 따라서 서쪽으로 쭈욱 가더군요. 종점에 내리니 제로니모스 수도원, 발견의 탑 그리고 벨렘의 탑이 있었고 웅장하고 멋졌습니다. 왔던길로 트램을 타지 않고 걸어갔는데 가다보니까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에그타르트를 파는 곳이라며 줄을 서있더군요. 그래서 들어가서 먹어보니 시발 진짜 존나 맛있습니다. 처음에 세개만 먹어보자 하고 샀는데 나중에 두개 더 샀어요. 게다가 가격이 1.05유로. 미친거임. 진짜 꼭 먹어보세요 존나 맛있음 진짜 개강추.
리스본은 트램 정액권 사서 아무 트램이나 잡아탄다음에 종점에서 트램길 따라 걸어 내려오면서 관광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리스본 먹거리에 대해서 얘기해보고 싶은데, 코르메시오 광장으로 가는길에 보면 거리 중앙에 테이블이 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먹었더니 가격만 비싸고 큰 맛은 없었습니다. 맥주랑 스테이크 하니까 18유로 정도 나오더라구요. 뭐 18유로도 비싼건 아니지만 뭔가 저렴한느낌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다음날 저녁은 로컬느낌 나는 가게로 갔는데 시발 여기가 대박이었습니다. 스테이크랑 맥주 두잔에 8유로. 스테이크도 존나 맛있었어요. 사람들이 물가가 싸다고 얘기한게 이거 먹으면서 떠올랐어요. 생각해보니 호스텔(Golden tram lisbon hostel)도 1박에 10유로였는데 세비야 호스텔(samay hostel sevilla,1박 16유로)보다 훨씬 깔끔하고 친절하고 쾌적했습니다. (세비야는 oasis 호스텔 추천!) 한인 민박의 경우에는 바르셀로나는 35유로 그라나다는 25유로 였는데, 호스텔을 경험하니까 한인민박에 있었던게 너무나도 돈이 아깝더군요. 한인민박에는 하루정도 있다가 정보만 빼내고 나온뒤 호스텔에서 묵는게 가장 현명한 방법 같아요.
(18유로)
(8유로)
다시 귀국하기 위해서 바르셀로나로 돌아왔습니다. (리스본->바르셀로나 Vueling항공 77.24유로) 스페인에서의 마지막날이었는데 마침 그때가 세일기간이라서 하루종일 쇼핑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공교롭게도 바르셀로나 vs 엘체 국왕컵 경기가 있더라구요. 그 경기를 보러 누캄프에 갔습니다. 평일 컵 경기이고 상대가 약체인 엘체라서 그런지 티켓값이 굉장히 저렴했습니다. 젤 싼표가 20유로 정도? 아무튼 현장표를 사려고 줄을 서는데 어떤 한남자가 '10euro, 10euro' 하면서 다가오더군요. 암표상이었습니다. 사직구장 짬밥이 있어서 단번에 감이 왔죠. '이상황은 내가 갑이다!' 그래서 'I have only 5 euro' 라고 하니까 존나 당황기색이 역력했지만 어쩔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그리하여 5유로에 바르셀로나가 엘체를 5:0으로 터는 경기를 보았습니다. MSN(Messi Suarez Neymar)이 모두 골을 넣었죠.
(메씨! .... 근데 존나 멀어..)
이렇게 10박 12일의 여정이 끝이났습니다.
혼자 간 첫 해외여행이었는데 정말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여행이라는 거 존나 재미있는거구나' 라는 것.
또 그 곳에 살고있는 사람들과 여행객들에게서 느껴지는 행복과 여유를 보며 내가 왜 이렇게 아등바등 살고있는걸까? 라는 물음을 갖게 하더군요. 내가 왜 돈을 벌고 있으며, 돈을 모으고 아끼는 이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행복하자는건데 이번 여행이 정말로 재미있었고 내 생에 손 꼽을 만큼 행복했거든요. 그러다보니 눈치보면서 연차못쓰고 여행 갈 목돈을 아껴서 무엇에 쓸지도 모르지만 마냥 저축해왔던 내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냥 목돈 나가는게 두려워서 여행을 못갔던것도 있거든요. '차라리 그돈이면...' 하면서 혹은 '~~하고 나서' 라며 차일피일 미뤘었는데 진짜 한없이 한심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유치하게 느껴지실텐데 저는 정말 이번 여행으로 삶의 애티튜드가 바뀐 것 같아요.
저처럼 여행을 망설이시고 못갔던 분들. 여행지가 어디가 되었든 지금 당장 티켓 구매하세요! 당장!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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