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 지출비용 : 대략 280만원(비행기값 105만)
올해 3월에 워밍업으로? 국내 국토종주하면서 이 게시판에 후기글을 올렸었는데요.
결국 컨디션 조절 실패로 일주일만에 아킬레스건염에 걸려서 중도포기 했습니다.
이후 발목이 완전히 회복이 될때까지 3주정도 집에서 쿰척쿰척 했었네요...
[일주일만에 포기한 국토종주 링크]
- http://te31.com/rgr/zboard.php?id=trv&select_arrange=headnum&desc=asc&page_num=50&selected=&exec=&sn=on&ss=on&sc=on&su=&category=&keyword=%B4%DF%B0%ED%B1%E2&x=0&y=0
그리고 5월, 스페인에 있는 순례자의 길에 도전을 합니다. 첫 해외여행이기도 합니다.
계속 갈까말까 갈까말까, 가서 잘 할 수 있을까, 언어 전혀 안되는데 어떻게 하지 고민만 며칠을 한 것 같은데... 결국은 그냥 질렀어요.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3일전에 일단 비행기표부터 끊었어요.(파리 IN/OUT(가장 저렴해서))
엿됐다 이러면서 그제서야 인터넷 막 뒤적뒤적 거렸는데 역시 관련 카페와 어플이 있더라구요.
- 카페 : http://cafe.naver.com/camino2santiago/22966
- 어플 : Camino Pilgrim(안드로이드만 가능)
카페만 봐도 순례길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다 얻으실 수 있구요
어플은 순례길 지도인데 31~34일 일정에 맞춰 완주할 수 있도록 코스가 짜여져 있고, 현재 위치, 구간별 숙소정보, 편의시설 등을 지원해줍니다. 아주 유용한 어플이에요.
저는 저 어플을 적극 참고해서 그날그날 일정을 짰습니다
파리에 3일 있었고 나머지 28일은 스페인에서 순례길을 걸었습니다
산티아고까지 가는 길은 4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가장 대중적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걷는 짤방의 프랑스 길로 걸었습니다.
780km중 중간의 100km 구간은 버스로 건너 뛰었구요.
종착점인 산티아고에서 유럽땅끝이라는 피스테라라는 마을까지 100km를 더 걸었습니다.
그래서 28일동안 총 780km를 걸었어요.
배낭 무게는 8kg였구요
하루 이동량으로 적게는 16km에서 많게는 40km까지 평균 28km정도 걸은 것 같습니다.
평균 오전 6시에 출발해 오후 1~2시 이전에 도착을 했어요.
다른 사람들도 아무리 늦어도 8시에는 출발해요. 8시에 체크아웃인 숙소가 대부분이구요.
2시쯤 도착하면 샤워먼저 하고 매일 빨래를 했어요. 대부분 숙소에 빨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빨래비누는 제공되지 않아서 저는 그냥 바디클렌저로 빨래를 했어요.
(세탁기나 건조기가 있는 숙소도 있습니다. 대부분 유료)
점심은 빨래를 다 널고나서 먹었어요.
처음엔 12시쯤 점심먹고 계속 걸었는데, 개인적으로는 1시 넘어가면 햇빛이 너무 강해져서 힘들더라구요. 그래서 아침일찍 출발해 일찍 도착하는 방향으로 갔어요.
스페인은 밤10시가 되야 해가 서서히 져요. 그전까지 쨍쨍해요.
저녁은 7시쯤 먹었고 10~11시에는 취침했습니다.
아, 그리고 길 표지판이 잘 되어 있습니다. 조개모양과 노란 화살표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데 그것만 보고 따라가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구간은 지도 없이도 걸으실 수 있어요.
아침으로는 빵이나 과일을 먹었고, 점심으로는 식당에서 먹고싶은 것, 저녁은 그날그날 다르지만 간단하게 먹거나 숙소에 조리기구가 있으면 간단히 요리해먹었어요.
파스타면(3~4인분), 토마토소스(3인분) 2개사도 2유로? 정도밖에 안나왔던 것 같아요.
이곳은 맥주, 와인, 고기, 파스타면 엄청 싸더라구요.
마을은 케바케지만 보통 1~2시간 간격으로 마을이 보이고 마을마다 순례자 전용 숙소가 있습니다. 거기선 알베르게라고 불러요.
무니시팔이라고 불리는 공립 알베르게와 사설 알베르게 있는데 저는 거의 공립 알베르게에서 잤습니다. 공립 기준으로 숙박비는 5~8유로정도?
근데 산티아고에 가까워질수록 공립 알베르게도 가격이 올라가요. 12유로까지 봤던 것 같아요
숙소는 조금 불편한 게스트하우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아래부터는 공립 숙소 기준)
대부분이 2층 침대로 구성되어 있고, 1층이 비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30대까지?)은 거의 2층으로 배정해줘요. 사립은 아마 자유인걸로..
그리고 남녀구분 없이 방 같이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끔씩 남녀혼용 화장실&샤워실인 곳도 있습니다....... 외국인들은 크게 신경 안쓰는 것 같더라구요. 침대에서 옷도 막 훌렁훌렁 벗고..
기억에 남았던 숙소는... 50명 수용가능한 곳인데 샤워실이 달랑2개(남1 여1)여서... 옷이랑 머리랑 땀에 다 젖었는데 줄서서 샤워 기다린 적이 있었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만난 사람들 보면 대부분이 서양인이었고 동양인은 거의 없었습니다.
숙소에 동양인 저 혼자인적이 꽤 많았어요.
순례길 걸으면서 중국인은 4명, 일본인은 8명정도 본 것 같고 한국인은 30명정도 본 것 같아요.
이 길에 도전하는 한국인들이 엄청 많다고 들었는데 그것에 비해 많이 못봤어요. 타이밍이 안맞았던건지... 그리고 제가 만난 한국인들 대부분이 4~60대 중장년층이셨네요. 그 중에서도 대부분이 한국에서도 등산이나 트래킹 좋아하시는 분들이셨어요.
순례길 완주를 하면 증서를 줍니다.(2가지 종류가 있음)
산티아고 100km 전, 사리아 라는 마을이 있는데 그곳에서 시작해 100km만 걸어도 완주 증서를 줍니다. 800km를 걷던 100km를 걷던 똑같은 완주 증서를 줍니다.
다른 종류의 증서로는, 자신이 걸어온 km수를 적어주는 증서가 있구요.
짧은 영어로 숙소 안내원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방학때만 되면 젊은 한국인들이 이 길을 걸으러 많이 온다고 합니다.
단체로 그룹 만들어서 오는 것도 종종 봤다고 하구요.
젊은 사람이든 나이든 사람이든 왜 아시아중 유독 한국에서만 이렇게 많이 오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제 생각으로 젊은 사람들은 스펙 쌓으려고 오는 것 같아요...
유럽 여행할겸 순례길 들려서 100km 걷고 증서 받아가는 분들 몇명 뵀거든요.
그리고 그 구간부터는 외국인도 급증해 순례길 느낌이 아닌 관광지 느낌이 듭니다.. 바글바글해요.
어쨌든.. 큰 부상 없이 무사히 잘 걷다 왔습니다.
갔다오기 전과 후에 크게 변한 것은 없읍니다.
그저... 개뿔 되지도 않는 영어로 나 혼자, 그것도 3일 전에 항공권 끊어서 12시간동안 비행기 타고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도착해서 또, 스페인까지 10시간 기차타고 바욘역에 도착해 거기서 또! 1시간을 버스타고 순례길 시작점에 도착해 28일동안 800km를 걷어 유럽 땅끝마을인 피스테라에 도착한 후, 다시 1500km거리인 파리 샤를드골 공항까지 복귀해 무사히 한국에 귀국한 것에 스스로 자부심을 느낍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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