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3-0이라는 스코어에 비해서 경기력은 깔끔하지 못했습니다만, 결과는 상당히 맨유에게 만족스럽네요.
맨유는 미키타리안 대신에 펠라이니를 투입하는 변화를 선택합니다.
생테티엔 수비진의 높이가 전반적으로 낮기 때문에 무리뉴가 높이를 이용한 공격을 하기 위함이었겠죠.
전반 초반에는 별 문제 없이 이 포메이션이 작동됩니다.
맨유가 전반적으로 볼 점유를 하면서 생테티엔을 점점 뒤로 물러나게 했고
안정적으로 중원을 장악하면서 맨유가 공격을 이끌어나갔기 떄문입니다.
맨유의 선제골은 다소 행운이 따랐습니다.
즐라탄의 프리킥이 수비벽을 맞았지만 그 공이 굴절되어 골로 연결된것이죠.
개인적으로 즐라탄이 프리킥을 잘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벽을 맞출 확률이 너무 높거든요.
어쨌든 이번만큼은 그래도 결과는 잘 만들어내면서 선취골에 성공합니다.
1골을 넣고도 주도권은 맨유에게 있었습니다.
생테티엔이 라인을 올리긴 했지만 맨유가 효과적으로 역습을 하면서 생테티엔을 위협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게 전반 30분경을 지나가면서 급격하게 분위기가 바뀌게 됩니다.
맨유는 다소 느슨하게 선수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체력 안배 혹은 안정적 운영때문이겠죠.
그러나 이것이 생테티엔의 기세를 올리는데 도움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여기에 맨유 선수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하면서 생테티엔의 공격이 몰아치기 시작합니다.
펠라이니가 있을때의 단점, 미드필드의 조직력이 깨지게 되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됩니다.
펠라이니가 공격적으로나 수비적으로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마타나 에레라가 몸싸움에서 고전하면서 소유권을 계속 내줍니다.
만약 이 때 생테티엔 결정력이 좀만 좋았으면 경기는 동점이 됐을겁니다.
하지만 생테티엔의 골 결정력은 너무나도 좋지 않았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슛이 연이어 이어졌습니다. 뭔가 만들려는 시도가 거의 없었죠.
전반은 어떻게 맨유가 버텨내면서 1-0으로 마치게 됩니다.
후반 시작과 더불어 무리뉴는 펠라이니를 빼고 린가드를 투입합니다. 적절한 전술 변화였죠.
린가드가 공격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미드필드에서 소유권을 유지하는데는 펠라이니보다는 훨씬 도움이 됐죠.
덕분에 다시금 맨유가 중원에서의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게됩니다.
전반부터 맨유 공격의 핵심은 마샬이었습니다.
후반에는 더욱더 빛을 발합니다. 생테티엔의 왼쪽 측면을 열심히 파고 들며 찬스를 만들어냈죠.
하지만 맨유의 추가골은 교체로 들어온 래쉬포드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래쉬포드가 중앙을 잘 파고 들었고 크로스가 굴절된 것이 즐라탄 앞으로 갑니다.
즐라탄이 가볍게 주서먹으면서 경기는 2-0이 됩니다.
이 시점에서 경기가 살짝 맨유에게 기울어졌다고 봅니다.
생테티엔의 반격이 이어집니다만 전반부터 보여준 부족한 세밀함 덕분에 골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맨유는 즐라탄이 페널티를 얻어내면서 결국 세번째골을 성공시킵니다.
즐라탄은 맨유 이적후 첫 헤트트릭을 터트리면서 다시한번 생테티엔 킬러임을 증명합니다.
맨유는 영까지 투입시키면서 다소 여유있게 경기를 마칩니다.
경기는 3-0으로 종료됩니다.
오늘 맨유 승리의 일등 공신. 일단 즐라탄을 빼고 얘기할순 없습니다.
3골을 모두 넣었고 프리킥 페널티킥 모두 즐라탄이 얻어낸 것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프리킥 페널티킥 얻어낸 장면 모두가 액션이 과한 측면이 있었습니다.
'홈콜'이 약간 있지 않았나 싶을 정도의 장면이었네요.
두번째골이 거의 주서먹기에 가까웟던걸 생각하면 오늘 즐라탄이 제대로 뭔가 한껀 한건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주서먹든 운이 따르든 3골을 넣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페널티킥 하나는 정말 군더더기 없이 차더군요.
하지만 오늘의 즐라탄은 그 골 말고는 움직임 자체는 썩 좋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가끔 반짝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전체적으로 어슬렁 거리는 느낌이 많았네요.
진짜 맨유에서 제일 좋은 활약을 한 선수는 마샬이라고 봅니다.
위에도 잠깐 썼지만 맨유 공격을 이끌었던 선수라고 봅니다.
포그바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전반에 고생을 많이하긴 했는데 고생하는 가운데에서도 맨유 선수들중에서도 몇안되게 자기 플레이를 한 선수였습니다.
후반에는 좋은 모습 많이 보였죠. 골 운은 정말 안따르네요..
오늘 경기에서 또하나 느꼈던 것은 미키타리안의 공백이었습니다.
펠라이니 그리고 린가드가 아니라 저기에 미키타리안이 있었더라면, 하는 장면들이 꽤나 많았습니다.
미키타리안 없이도 3-0이라는 결과를 이끌어 냈으니 나쁘지 않습니다만
맨유의 베스트 라인업에는 미키타리안이 반드시 있어야 된다는 사실을 오늘 한번 더 느꼈습니다.
맨유 오늘 수비는 그야말로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경기 시작 바일리의 초반 어처구니 없는 실책이 하나 나올뻔 했고 그밖에도 바일리는 오늘 실책 장면이 종종 보였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클리어도 몇번 해내는등 자신의 실수를 만회할 정도의 경기는 했다고 봅니다.
맨유의 왼쪽 고민은 계속 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생테티엔의 게임 플랜은 '맨유의 왼쪽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는 맨유의 오른쪽 역시 공략당헀습니다만 그것은 마타가 너무 몸싸움에서 밀려서 제어가 안됐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블린트가 확실히 맨유 수비의 구멍입니다. 쇼든 다르미안이든 대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맨유는 이로써 대단히 유리한 고지를 점했습니다.
3골의 점수차도 점수차지만 점수를 먹지 않았다는게 무엇보다도 포인트입니다.
맨유가 2차전에서 1골만 넣어도 생테티엔은 5골을 넣어야 진출이 가능합니다.
올시즌 맨유의 실점률을 감안한다면 쉽게 일어나기 어려운 결과죠.
오늘 보여준 생테티엔 공격을 생각하면 더더욱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16강에 대한 구상을 해봐도 되지 않나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설레발은 금물이니 일단은 2차전은 잘 준비해야겠습니다.
다음 경기는 블랙번과의 fa컵 경기입니다.
오늘 안나온 선수들이 대거 투입될것으로 봅니다.
이기든 지든, 맨유 입장에서는 비기지 않는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됩니다.
생테티엔 원정에 대한 부담이 한결 줄어들었기 때문에 부담을 좀 덜고 경기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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