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지 80일 정도 되었구요
오랜 기간 짝사랑을 하다
"니가 날 너무 좋아하는 것 같고, 나는 널 사랑하진 않지만 너랑 있으면 즐겁다. 우리 사귈까?" 라고
제게 말해 주었습니다.
날 사랑하지 않지만 사귄다는게 의아하긴 했지만,
어쨌든 우리 둘만 행복할수 있다니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제 친구로서가 아닌 남자친구로서
너 정말 예쁘다.
옷 잘 어울려.
진짜 세상에서 제일 예뻐. 라는 말도 할수 있었습니다.
정말 세상을 다 가진 80일이었습니다.
제가 못나고 되는일도 정말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이것저것 다 사주고 반지도 제작하고 제가 하고싶은 연애를 마음껏 하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말실수를 하거나, 그녀를 피곤하게 했습니다.
말싸움을 해도 제가 무조건 아니라고 내잘못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걸 생각하고 말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이것떄문에 여자친구는 자주 피곤해 했습니다.
자신에게 너무 의존적이라며, 자신이 없어도 살수있는 힘과
헤어졌을때 무너지는걸 생각해서 정신적으로 독립하라 거의 매번 언급햇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그녀가 갑이었지만, 그녀는 제가 어른스럽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저같은 남자는 여자친구에게 어리광 부리고 싶고 자랑하고 싶은 성격이니
그런 면도 있고
6월초, 여자친구네 회사에 자리가 나서, 전 회사에서 트러블로 그만두고 놀고있던 저는
바로 지원하여 들어가서 일했습니다.
업무내용이나 급여가 맘에 들진 않지만, 힘들지 않고 고개만 돌리면 여친을 볼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게 일했습니다. 상사나 동료들과의 사이도 원만했습니다
하지만 전에 일하던 곳에서 쌓인 과로 때문인지 코피도 나고 못느꼈던 병등 갑자기 몰려와
외출이나, 반차, 심지어 월차까지 떙겨 쓰게 되었습니다.
팀의 상사들은 그럴 때마다 제 여친을 다그치곤 했습니다.
니 남자친구 아니냐, 쟤 군대 갔다오지 않았냐, 덩치값 못하냐.등
어제도 병원떄문에 반차를 썼습니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요.
팀장이 그러더군요. 한달도 안돼서 이런 근태를 보인것은 바로 해고지만, 팀장님이 한번 실드 쳐줬다고, 또 그러면 가차없이 해고라더군요.
일차적으로 여친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조심스레 끝나고 얘기나 좀 할까 하니까
웬일로 그래 얘기나 하자 라고 답을 주었습니다.
퇴근하고 카페까지 가는 동안에도,
커피가 나온 후에도
게임 얘기를 하는 동안에도.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사실 안도했죠. 힘들다거나 우리사이 힘들다고 말할까봐.
얘기를 어느정도 나누고 나자, 여친은 "나도 할말 있어."
"우리 앞으로나 지금까지로나 헤어지는게 맞는 것 같아.
너에 대해 안좋은 걸 너무 많이 보고 알아버렸어.
너와 있어도 이제 즐겁지 않아."
평소에 하던 헤어지더라도 무너지지 않도록 이라는 말이
이렇게 즐거운 시간에
행복했던 나날의 종지부를 찍고
저는 그녀의 전남친처럼 구차한 사람이 되기 싫어 알겠다고 했습니다.
"원래는 헤어지면 연락 끊을 거였지만, 넌 괜찮은 사람이니까 연락해도 좋을것같아"
난 널 처음부터 좋아해서 알게 되었고
좋아함이 사랑으로 커져 그 긴기간을 너만 바라봐왔고
다른 남자와 사귈 때에도 뒷모습만 바라보며 가슴 졸였지만
이제 친구로 지내면서
내가 아는 니가 새로운 연인과
나와 했던 것들
나와 못햇던 것들을 함께하는것을 봐달라는걸까
일도 그만두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화했지만 그녀는 거절했습니다.
전남친처럼 절 구차하게 봤을까요.
실수하지말걸
일 같이 하지 말걸
사랑한다고 한번만 더 말할걸
살아갈 의지가 없습니다.
만난지 80일 정도 됐구요
어제 이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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