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 검사 시절
1984년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청주지방검찰청에서 초임검사로 근무하였다.
이때부터 시작된 특이한 인연이 있는데, 마침 청주지방법원 형사단독재판장으로 이주영이 있었다고 한다. 이주영은 성명학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마침 홍판표 검사 이름 가운데 한자가 ‘판단할 판(判)’인데 칼도변이 들어간다. 이름 한자에 칼이 들어가는 것이 좋지 않고, 판표라는 발음도 어려워 내가 ‘판’을 ‘준’으로 바꾸라고 권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개명이 어려웠는데 이주영이 법원장에게 잘 부탁드려 개명 허가를 얻어주어 홍판표가 홍준표가 되었다고 한다. 이주영 전 장관 "팽목항 200일, 죄인 된 심정으로 임했다"
1987년 부산지방검찰청 울산지청 검사로 부임하였다. 이때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의 골재 채취와 관련된 사기 사건을 수사하면서 단순한 사기사건이 아니라 전두환 대통령의 누나 전명렬에게 청탁해 진주 시장에게 압력을 넣어 채취권을 따내기로 했으나 시일이 맞지 않아 고소당한 사실을 알게되었다. 이에 홍준표는 전명렬을 소환하려 했으나 안기부 경남 분실장에게 압력이 들어온데 이어 직속 상관마저 제지하자 포기하였다. 이때 좌절을 맛본 홍준표는 이후로는 부당한 간섭을 배제하는 방법부터 연구한 뒤에 수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남부지청 특수부 시절
1988년 서울지방검찰청 남부지청 특수부 검사로 부임하였다. 이후 서정희 치안본부 정보분실장이 대통령비서실 대통령 친인척관리담당관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이 경영하던 회사가 부도가 나자 그 회사 소유의 부동산을 대신 처분하면서 대금의 일부를 횡령한 사실을 적발하고 구속 기소했다. 이어 전두환의 외조카인 기업인 김영도가 구속된 죄인을 석방시켜 준다는 조건으로 뇌물을 받은 사실을 적발하여 구속 기소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사건 수사
전두환 대통령의 형 전기환이 이학봉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서울시, 치안본부, 국세청, 감사원 등을 움직여 노량진 수산시장의 경영권을 강탈한 것을 적발하여 구속 기소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이 노태우 정권의 실세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 청와대와 검찰 수뇌부는 이 쯤에서 사건을 덮으라고 지시했으나 홍준표가 수사를 강행하자 남부지청 특수부에 부임한지 4개월 만에 형사부로 좌천되었다. 사건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로 이송되어 전두환의 측근인 이학봉 전 민정수석과 형 전기환만 구속되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
이 사건 이후로 검찰 내부에서 통제할 수 없는 검사로 평가받아 다시는 검찰의 최고 요직인 특수부로 발령받지 못했고, 마찬가지로 공안부 검사 또한 해보지도 못했다.
광주지검 강력부 시절
남부지청 특수부에서 형사부로 좌천된데 이어 1991년에는 아예 광주지방검찰청 강력부로 좌천되었다. 그러나 홍준표는 낙담하지 않고 곧바로 국제PJ파 수사에 착수한다. 광주광역시 일대 건설현장을 무대로 주먹을 휘둘렀던 조직폭력배 소탕에 나서 일당 32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1991년 5월에는 경찰관도 손대지 못하던 광주의 깡패가 경찰관을 구타하자 이들을 적발하여 처리했고, 7월에는 건설 입찰 대가로 뇌물을 준 건설업체와 연고지역 업체끼리 담합하던 것을 적발했다. 1991년 12월에는 광주지역의 국제 PJ파와 일본 야쿠자가 연대하는 것을 포착, 12월 4일 현장을 덮쳐 이들을 일망타진하였다.
서울지검 강력부 시절
광주지검 강력부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1992년 서울지방검찰청 강력부 검사로 발령받았다. 그 후 파키스탄인 폭력조직 주비파 두목 임란 사자드 외 13명을 적발, 체포하여 그해 9월 22일 임란 사자드 외 3명에게 사형과 나머지 10명에게는 징역 15년형을 구형하였다. 이들은 대한민국에서 추방되었지만 다시 부산항을 거쳐 잠입, 대한민국으로 이주한 파키스탄인, 방글라데시인 등을 상대로 폭력, 갈취를 하거나 다른 파키스탄인 조직폭력배들과 도심 난투극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었다. 또 다른 파키스탄인 조직폭력배인 비키파의 사자르 아크바르 알리(당시 19세) 등 10여 명에게는 징역 15년형을 구형하였다.
같은 해 10월 21일에는 보험금 7억 원을 노리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지하 나이트클럽에 방화를 한 폭력조직 목포파 부두목 유희호와 행동대장 홍동표 외 6명을 방화혐의로 추적하여 체포, 구속하였다.
슬롯머신 사건 수사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로 재직 중이던 홍준표는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빠찡코인 당시 슬롯머신 업계는 연매출 1조 2천억으로 1조원 수준이었던 카지노와 경마 업계를 능가하는 거대한 시장이었고, 이 중 대부분의 업소를 정덕진의 일파가 장악하고 있었다. 이들은 당시 1번에 10만 원을 넘기지 않도록 되어있는 시상 금액을 600만 원까지 시상하게 하는가 하면 87%로 규정되어있던 시상률도 18% 이하로 조작하는 등 온갖 불법을 일삼고 있었다. 그러나 전현직 고위 기관원들의 지분 참여를 유도해 내사를 중지시키는가 하면 노태우 정권의 실세와도 접근해 정덕진의 형을 구속시켰던 검사를 좌천시키고 형을 풀려나게 하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고 있었다.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는 안기부 기조실장을 지낸 엄삼탁, 천기호 경찰청 치안감, 그리고 대전지방검찰청 모 검사 등의 비리, 뇌물수수혐의를 입증하고, 이들을 모두 구속 기소하였다. 당시에도 협박과 압력을 많이 받았으나, 이를 모두 무시하고 그대로 처리하였다.
슬롯머신 수사의 절정은 6공의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을 구속 기소한 것이었다. 슬롯머신 업자에게서 5억 원의 돈을 받은 혐의를 포착한 것이다. 박철언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법원은 박철언의 결백하다는 주장을 외면했다. 결국 박철언은 국회의원 뱃지를 반납하고 1년 4개월 동안 감옥에서 살아야 했다.
이러한 일화가 드라마 모래시계를 통해 알려지면서 홍준표는 모래시계 검사라는 애칭을 갖게 되었다. 아내가 고현정이 누구냐고 1년동안 추긍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극상의 대가는 혹독했다. 1994년 법무부 특수법령과로 좌천되었고, 같은 해 9월에는 국가안전기획부에 파견되면서 국제범죄수사지도관이 되었다. 이 시기 안기부 러시아 지부에 주재하면서 러시아 마피아 대책을 세웠고 지금도 그 프로그램 그대로 가동되고 있다고 한다.
이후 파견근무를 끝내고 법무부 특수법령과로 복귀한 뒤 곧바로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검찰을 나온 뒤 변호사를 개업하고 방송 출연 등에 섭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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