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상사(대표 금병주)가 국내 공급하는 200만원대 SLR 디지털카메라인 `캐논 EOS 20D'를 구입한 한 네티즌이, 구입한 제품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반품한 뒤 교환 받은 신품이 중고품이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이 구매자에 따르면 교환 받은 EOS D20의 제품 보증서에는 다른 사람의 구매 기록이 그대로 적혀있었으며, 그 사람과 연락한 결과, 해당 제품이 먼지가 유입된 문제가 있어 최근 반품한 제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교환받은 제품은 새 제품을 처음 켤 때 나타나는 날짜 세팅화면이 나타나고 최초 구매자가 문제점을 지적한 먼지 유입문제도 해결되어 있어, 일각에서는 단순 유통상의 실수가 아니라 제품을 수리한 뒤 이를 의도적으로 신품으로 둔갑시켜 재판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LG상사 관계자는 "해당 총판에서 반품하기 위해 따로 보관하고 있었거나, 자체적으로 데모용 혹은 진열품 등으로 사용하기 위해 수리해 보관하고 있었던 제품이 잘못 출고된 것 같다"며 "불량 제품은 총판과 LG상사간, LG상사와 캐논 본사간에 반품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불량제품을 LG상사가 재판매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LG상사 측은 해당 구매자가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자 즉각 새 제품으로 교환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문제를 제기한 구매자와 최초 구매자가 구입한 매장이 서로 다른 업체인 만큼, 판매처 한 곳이 고의 또는 실수로 재판매를 한 것이 아니라 본사 또는 총판이 개입해 반품을 유통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까지 보내고 있다.
이같은 사안이 처음으로 거론된 디지털카메라 커뮤니티 사이트인 SLR클럽(www.slrclub.com)에서는 수백 건의 꼬리말을 통해, LG상사의 말대로 반품된 제품을 재판매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반품된 제품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그 과정을 공개해야 하며, 이같은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제품 포장을 밀봉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꿈을 찾아서'라는 ID의 한 네티즌은 "CMOS 먼지 문제를 수리하고 날짜 등이 초기화된 상태인데 과연 고의가 없었는지 의문"이라며 "LG상사가 아닌 아무 곳에서나 수리해 신품처럼 초기 상태가 된다면 신품 여부를 누가 믿고 구입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관련업계는 고의성 여부를 떠나 반품된 제품이 신품으로 둔갑해 소비자에게 전달됐다면, 총판과 판매점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LG상사가 그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단계의 유통을 거치는 만큼 완벽한 감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궁극적으로는 LG상사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국내에 해외처럼 반품이나 경미한 불량품을 수리해 염가에 판매하는 `리퍼비시'(Refurbished) 시장이 전무한 것도 반품 유통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구심으로 이어져 사안이 확대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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