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매우 크고 단단한 10만원짜리 배트모빌 스맛폰케이스(스위치 누르면 배기구쪽에서 배트시그널 나오는 좆간지(정보))도 놀림 받으며 꿋꿋하게 쓰고다닐 정도로요.
그래서 저는 여전히 DCEU에서 최우선적으로 나와야할 단독 영화는 배트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과형의 여자문제로 시끌벅적한 기사가 뜰 때도 조용히 '형 시발 헛짓거리 좀 하지 말고 각본이나 완성시켜...'라는 리플이나 달고다니는 소소한 배트맨 덕후입니다.
근데 아쿠아맨 다음 영화가 샤잠!이라네요. 디시/워너 이 놈들의 골통에는 대체 뭐가 들어있는 거지? 하는 의문을 가지며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1. 메라
이 영화를 설명할 때는 무조건 메라가 1번으로 와야합니다. 그게 이동진이든, 뭐시기TV 라는 이름의 무수히 많은 유튜브 리뷰어간 간에 말이에요. 만약 이 영화를 진지빠는 분위기로 리뷰를 시작한다면 거르세요.
이 영화는 메라/엠버 허드가 알파이자 오메가이며, 전희이자 현자타임 그 자체입니다.
설명 할 방법이 없네요. 영화내내 타는듯한 붉은 머리칼과 풍만한 가슴, 선명한 이목구비.. 아무튼 존재자체가 시종일관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디즈니의 인어공주 실사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도 들더라고요.
더불어, 남성이 주인공이 영화내에서 가벼이 소비되는 여캐가 가지는 수동적 행태나 타인의존적 쓰레기 멘탈과 같은 요소는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는 매우 훌륭한 캐릭터입니다.
스피어 마스터리 만땅찍은 주제에 훨윈드도 못도는 바바리안이 주연인데 피도 하나 안 튀어서 지루한 와중에 콜드 소서가 소소하게 환기시켜준달까요.
다만 많은 분들이 지적하는것처럼 DCEU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부실한 서사(시나리오) 때문에 조금 더 멋진 캐릭터가 될 수 있었는데, 잘 완성되진 못했어요.
초창기 드래곤볼에서 브루마가 드래곤볼 레이더를 들고 이정표를 제시한다는 이유로 브루마를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캐릭터라고 평가하진 않아요. 색기담당이나 엔지니어 포지션으로 인식하죠. 극의 기와 승의 형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전과 결에서는 결국 페이드아웃 되니까요. 해결은 주인공이 합니다.
메라를 그 정도까지 절하하고 싶지는 않지만 안타깝긴해요. 메라는 충분히 아쿠아맨을 이끌었고, 충분히 곤경해 처했지만 뭔가 큰 임팩트는 없었어요. 아 물론, 제 세컨다리 브레인이자 써드 레그에게는 힘겨울정도인 자극이었지만...
조금 더 아틀란티스에 대한 저항을 기본 골자로 한 희생정신과 같은 게 있었으면 좀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쿠아맨이라는 캐릭터 완성이라는 목적을 위해서 의도된 것이겠지만. 비주얼적으로 '매우 대단히' 뛰어났고, 등장 시간도 상당히 길었기에 아쉬웠습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조이쨩과 같은 애절함은 없었던 게 아쉬웠어요. 조이쨩..........
2. 아쿠아맨.
조이쨩에 대한 이야기를 아, 아니 메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아쿠아맨 이야기 하려니 짜증나네요. 아무튼-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의 비주얼도 매우 훌륭합니다. 혼세구/저스티스 리그에서 배트맨/벤 애플렉과 슈퍼맨/헨리 카빌의 짐승같은 떡대에 압도되지 않던 아쿠아맨이었는데, 이게 단독 영화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니까 떡대가 장난 없습니다.
바닷물에 젖은 근육을 보며 놀라는 건 조금 짜증나고, 엠버 허드를 가리는 건 매우 매우 짜증나지만, 아무튼, '아쿠아맨'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압도적 비주얼을 보여줍니다.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쿠아맨'이라는 이름에 속아 프로즌 오브를 딜레이 없이 난사하는 너프 전 소서리스나 님들 냉법 해봤음? 컨 쩔어야댐ㅡㅡ 의 그 냉법 같은 걸 상상했는데 까고보니 힘캐였어요. (실제로 같이 관람한 사람은 독ㅋ타 스트레인지 같은 영화를 예상했었음(DC알못))
저도 사실 '뭔가 새로운' 능력을 보여줄 것을 기대했지만, 음. 여타 히어로 영화의 힘캐와 별 차이는 없어요. 다만, 히어로 랜딩이 바닷속인 걸 감안해 살짝 유영하는 정도..?
해양생물들과의 소통 능력은 확실히 영화내적으로 훌륭한 연결고리가 되어 주지만 그게 대단한 능력 같아 보이진 않았고, 잊고 있었던.. 아니 잊으려고 잊으려고 노력했던 불편한 어떤 기억이 떠올랐어요.
저는 굳이 나쁜용어를 쓰면서 글을 쓰고 싶어 하진 않지만, 아무튼, 바로 그 '느금마사'가 떠올랐어요.
뭐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니었지만 엄격하게 따지고 보면 구린건 구린거에요.
아쿠아맨은 카라덴을 힘으로 굴복시켜서 부렸어야 했어요.
'헐? 나랑 대화 할 수 있는 건 초대왕 밖에 없었는데..? 좋아!! 가거라!!'가 시발 뭐에요. 뭐냐고요 이게..
퍼시픽림에서 겨우 살짝 맛보고, 정말 간만에 등장한 초거대 해저 괴물인데 왜 씨발 걔랑 대화를 하고 있냐구요. 열받게 진짜;;;
투닥투닥 다투고 해야 할 거 아닙니까. 막판에 미니언 조지는 소환형 궁극기로 써먹긴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아쿠아맨과의 뭔가 격렬하고 멋진 배틀씬이었단 말이에요. 으 시발....
토르를 봅시다. 다를 거 없어요.
아쿠아맨은 해양생물과 대화를 할 수 있고, 토르는 그루트와 대화가 가능하죠.(????)
둘 다 근육떡대 힘캐에 뭔가 마법 같은 것으로 전투를 보조합니다.(영화적 표현상으로요)
둘 다 전설적 무기가 있습니다. 아쿠아맨은 뭐시기 창이고, 토르는 묠니르과 스톰브레이커가 있죠.
둘이 뭐가 다릅니까. 심지어 토르:라그나로크 초중반까지만 보면 비주도 장발에 수염남이고요..
근데 최근의 토르는 어땠죠? 토르:라그나로크를 지나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에 도달하면서 어땠냐구요. 진짜 쩔었단 말이에요.
특히 인피니티워에서는 폭풍간지가 무엇인가? 핵간지가 무엇인가?를 너무 간지롭게 보여줬어요. 등장하는 화면에서도 적들을 압도했고, 그를 관람하는 관객들 마저도 압도했단말이에요.
근데 아쿠아맨은 그건 없어요. 최후반부 트렌치 군단과 카라덴을 이끌며 전장을 휘젓는 건 좋았지만, 그건 아쿠아맨이 쩔었던게 아니라 이 영화 아쿠아맨의 CG팀이 쩔었던 거죠.
'바다에 있는 슈퍼맨' 느낌이었어요. '아쿠아맨'이라기 보다는....
3. 화면.
매ㅐㅐㅐㅐㅐㅐㅐ우ㅜㅜㅜㅜㅜㅜ 쩔었습니다.
서사고 지랄이고 그냥 화면뽕빨만 즐겨도 티켓값은 안 아깝습니다.
초반부 등대에 침입한 아틀란티스 군대의 슈트를 보며 매우 조악한 전대물을 보는 것 같은 짜증남은 살짝 있지만, 그것만 넘어가면 눈돌아가는 CG판타지 세계에 스며들며 문제 없어 보이더군요.
특히 작은 고기잡이배에서 트렌치 군단과 조우하는 부분부터는 소름돋을 정도에요.
어두컴컴한 망망대해에서 미지의 축축하고 징그럽게 생긴 심해괴물과 만나고, 또 불빛 하나에 의지해서 심해로 들어가고... 이걸 기대하긴 했는데 이렇게 완벽하게 해낼 줄은 솔직히 몰랐습니다. 이 시퀀스 하나만으로도 저는 이 영화에 별 다섯개를 줄 수 있습니다. 뭐 덕후란 대부분 저와 같은 마음심 아니겠습니까.
제임스완의 공포의 표현력이 이렇게 발현 될 줄이야. 크툴루 신화 좀 보고 오셨나봐요.
이부분만 아니어도 매우 합당하고도 고오급스러운 화면뽕의 연속입니다.
흠잡을 곳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4. 파워 밸런스.
이건 그냥 제 사견인데요. 전투중에 서로 헤드벗으로 수십미터를 날려버리는 괴물같은 녀석들이 왜 인간이 만든 목재 테이블에 맞아서 아파하는 걸까요?
뭐, 휴먼 메이드 테이블은 아틀란티스인들에게는 크립토나이트 같은 것일까요? 좀 어이 없었습니다.
5. 번역.
번역 좀 이상합니다. 굳이 대명사도 아닌데 영문 그대로 표기해버린다던지.
대화체가 고어라고 해야하나, 굉장히 고급스러운 경어로 진행되는데 번역은 깔끔한 경어 같은 느낌? 영알못이라 잘못 느낀 걸 수도 있습니다.
6. 전작 DCEU들과의 연결점.
스테판 울프를 무찔렀다 정도. 쿠기 영상에서도 차기 DCEU를 예고할 줄 알았는데, 좀 싱거웠네요. S나 B 둘 중 하나는 나왔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7. 기타
개인적으로는 DCEU에서는 두 번째로 재미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첫번째는 맨 오브 스틸이고요.
이건 진짜 개인적인 평가인데, 저는 원더우먼 단독영화가 정말 구렸어요.
이유는 단순한데, 원더우먼/갤 가돗이 슈트를 입은 것 보다 사복을 입었을 때가 더 예쁘고 멋있어 보였어요.
제 눈에만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심각한 얼굴로 원더우먼 슈트를 입고 싸울 때보다 사복을 입고 여러 표정을 지을때의 '갤 가돗'이 더 화면에 잘 어울려 보였거든요.
참호에서 RISING 하는 그 시퀀스는 잠깐 좋았지만..
아무튼 그런면에 있어서 아쿠아맨의 슈트업한 모습은 멋졌습니다. 강한 근육.. 왜곡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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