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 플레이의 핵심이라 불리는 교란은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인하르트가 방패 키고 있으면 질풍참 써서 뒤로 간다. 그럼 라인하르트는 어떤 선택을 하든 겐지가 살아 있는 이상 손해를 보게 된다. 그게 교란의 가장 기초적인 원리다.
하지만 교란은 반드시 적진 한 가운데서 활동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든 적팀에게 끊임 없이 선택할 것을 요구한다면 그게 바로 교란이다. 가령 겐지는 어떤 맵에서든 약간의 흔적만을 남기고 적팀 진영으로 잠입할 수 있다. 이때 겐지가 빨리 죽어주지 않는다면 적팀 입장에선 사각지대에서 날아오는 표창을 계속해서 맞아야 하고, 적팀 저격수는 개인행동에 제약이 걸리며(라기보단 계속 뒤를 잡혀야 하며), 겐지는 스스로의 실력 여하에 따라 겐지를 추격하러 온 1:1 캐릭터들을 농락하며 따돌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한 결과 우리 팀이 수적으로 유리한 싸움을 벌이거나, 혹은 겐지가 상대의 사각지대에 진입할 수 있다면/또는 겐지에게로 시선이 쏠려 적팀이 우리 팀의 공격을 보지 못한다면 그것이 바로 교란 성공이다. 싸움의 승패는 별개의 이야기.
교란 실패는 당연히 겐지가 죽어서 적팀이 돌격할 근거를 얻었을 때. 물론 이때도 싸움의 승패는 별개지만 솔직히 겐지 초상화에 X표 그어진 거 보면 한숨쉬느라 게임 못하거든요.
다만 확실한 것은, 교란은 맞대결을 피해도 되는 두뇌 전략 같은 것이 아니다. 서로 쾅쾅 부딪치는 싸움에선 도움이 안 되는 캐릭터가 다른 곳으로 이동해 혼자 조용한 싸움을 벌이는 것일 뿐. 적팀보다 잘하면 교란은 성공하고, 못하면 교란은 실패한다. 교란을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는 것에는 그런 의미도 있다.
이렇게 쓰니 멋있어 보이는데 실제로는 아 겐지 좆같이 귀찮게 구네 -> 맥크리 출동 -> 진압 완료, 혹은 1인궁 박히고 채팅창에 1인궁 너무하네;; 치고 교란 끝임. 그래서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냐면, 열심히 하시라구요. 좋은 캐릭터야 겐지.
자 본문 시작.
겐지 좀 해본 사람들은 궁을 점프하면서 쓰는 테크닉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마냥 좋은 건 아니다.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머리를 썩썩 베어버릴 수도 있지만 씨펄여긴어디여 하며 허공에 칼질 할 수도 있다. 대한민국은 취객에겐 용서가 없으니 겜이 복잡하다 싶으면 얌전히 발로 뛰면서 칼질하자.
궁 상태에서 같은 겐지 상대할땐 평소처럼 휘두르면 겐지가 점프하면 안 맞는다. 그럴 땐 약간 위로 휘두르자. 그러면 겐지가 점프를 하든 안 하든 맞는다. 다만 시야가 좀 불편함.
루시우나 겐지, 힐러 붙은 딜러들 상대할 때는 아낌 없이 궁을 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채팅창에 루시우 등 힐러가 '저 미친새끼는 나만보면 궁키네'라는 분노 섞인 채팅을 친다면 당신은 참된 겐지.
겐지 대사들을 잘 들어보자. '자, 승부다!'라던가 '좋은 싸움이었다'라는 둥 멋있는 대사들 많다. 근데 그거 다 헛소리다. 최근 멍하니 드는 생각이 하나 있는데, 정면에서 마주치면 줄행랑 놓다가 뒤만 잡으면 머리에 있는대로 표창 쑤셔넣은 다음 꽁지 빠지게 튀면서 '좋은 승부였다!'라니 영문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그만큼 겐지는 기동력을 활용해 싸움 자체를 유리하게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칭찬도 '와 겐지님 잘하시네요'보다 '게임 좆같이 하네'라는 칭찬이 더 의미가 있다고 본다.
파라 잡을 땐 점프 한 번만 하고 질풍참 쓰자. 이단 점프 쓰고 질풍참을 쓰면 질풍참 쓰고 이단점프 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체공 시간이 짧다. 그리고 멀리서 날아오는 파라 미사일은 튕겨내도 맞출 확률이 매우 낮다. 수리검도 어디까지나 그만 좀 날아주세요 하고 부탁하는 의미의 견제지 그거 가지고 죽이기는 힘들다. 파라에게 너무 집중하지 말자. 우린 윈스턴한테 집중해야함. 도움말 씨발 그거 다 겐지 좆돼라고 써놓은 거라니까 그거.
잘하는 맥크리 상대할 때는 거리를 최대한 좁히고 머리 위를 날아다니자. 하지만 그게 바닥 섬광탄이나 구르기에 대한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고, 일단 맥크리 만나면 치유가 필요하다 연타하자. 근데 만약 좁은 실내에서 만났다면 부활이 필요하다 라고 직접 치자.
로드호그 그랩은 사거리도 준수하고 판정도 괜찮은, 즉 적중률이 높은 기술인데, 겐지는 이거 한 번 박히면 꼼짝을 못한다. 튕겨내기 아끼지 말고 키자. 어차피 무슨 이유에선진 몰라도 그랩 튕겨지면 한 발 쏴서 자해해준다.
겐지와의 싸움 중간에 순간적으로 거리를 벌리기 힘든 디바랑 바스티온 정도는 튕겨내기 없이도 근접하고 머리 위를 날아다니는 식으로 손쉽게 이길 줄 알아야 한다. 다만 가끔은 로봇모양 세금폭탄보다 하나찡 샷발과 콜라병 몸매가 더 강력한 흉기인 경우가 있으니 주의.
겜하다 중간에 겐지끼리 마주치면 갑자기 묘한 기류 흐르면서 서로 표창 몇 번씩 던져보다가 갑자기 한 명이 미쳐서 돌진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우린 그러지 말자. 겐지는 기습과 튕겨내기에 취약한 캐릭터들을 상대하는 캐릭터인데, 겐지 자신은 그런 캐릭터가 아니다. 즉 서로가 서로를 잡는데 한참 걸린다.
물론 싸우다 보면 결과가 나는 건 당연하지만, 그 시간에 따로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그냥 어유 우리쪽 위도우 따러가시나봐요 반갑게 인사하는 의미로 표창 던져주자. 그럼 그쪽도 예 그쪽도 우리 바스티온 암살 힘내세요 하는 의미의 표창이 날아올 것이다. 이때 표창 한 대 더 맞추는 정도로만 만족하자.
근데 어라? 쟤가 따라와서 날 한 대 더 맞추네? 그럼 두 번 맞출 때까지만 따라다니고 돌아서자. 근데 또 어라? 그런데 이번엔 세 번 더 맞추네 얘가? 그럼 우린 다시 쫓아가기는 무슨 그만큼 처맞았으면 뒤져서 킬캠봐야 하는 게 반전.
겐지를 하면 안 되는 상황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윈스턴 하나 나왔다고 겐지 아예 봉인해야 되는 건 아니다. 위도우 따려면 원숭이 어련히 피해다니면서 해야지 뭘.
다만 이 두 가지 경우 본인 컨트롤이나 대처 문제가 아니라 상황과 환경 문제이므로 겐지는 비추천한다.
1. 적팀의 후방이 없을 때.
게임이 막바지에 이르러, 혹은 하나무라처럼 마지막 거점이라 적팀의 뒤가 없을 경우엔 당연히 겐지가 잠입할 장소도 없다. 수비일 때는 먼저 자리를 잡는 이점도 있고 무엇보다 번거롭기 때문에 굳이 다른 캐릭터로 시작하는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지만, 공격 마지막 즈음엔 겐지는 확실히 좋은 픽이 아니다. 다만 좋은 픽이 아닐 뿐 아무 힘도 못 쓰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스스로 잘 조율하자.
2. 탱커가 비정상적으로 많을 때.
이건 이 조합이 강력한 것이 아니라 겐지가 이 조합에 유독 안 좋은 것이다. 겐지는 탄창 비우는 속도가 심각하게 느리고 데미지 자체도 약하다. 심지어 돌격군들에겐 용검이나 튕겨내기조차 별로 비교적 위협적인 스킬이 아니다. 다른 캐릭터를 하면 쉽게 이길 상황에 겐지를 픽할 이유는 전혀 없다.
뭔가 쓰다보니 진지해졌네. 어차피 이런 거 다 입시계입니다. 참고만 하시고 당신도 겐지하세요
필력오짐 ㅁㄴㄱㄷㄱㄷㄴ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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