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아닌 직원 개인에 대해서 업력이라 할때 업무능력을 얘기 할 때도 있고 커리어를 얘기하는 경우도
있던데 전 뭐 전자를 이름입니다.
저도 일단 까고 시작을..
작년까지만해도 10대건설사였던 모 건설회사 경리팀 세무 및 기타 회계 담당
32살 입사 4년차 연봉 4190 + 애기 유치원지원금 월10만 (내년엔 안나옴 캭)
8시까지 출근만 하면 별 눈치 안줌. 오후 6시 넘으면 부장님들이 먼저 일어나서 쿨하게 인사하고 감.
분기 별 1주 결산 피크 때 사나흘 밤새고 주말 출근하면 평소엔 야근이고 주말출근이고 無
그에 반해.. 2007년 이후 연봉 동결. 아니. 2012년 3% 찔끔 오른 것 빼고 동결.
어려우면 어려워서 동결. 순익 잘 나면 내년이 어려울 예정이라 동결. 2년 순익 잘 나도 업황이 안좋아서
동결. ..진짜 이렇게 얘기함 옘미..
뭔가 느껴지는 복리후생 없음. 종합건강검진은 과장 이상. 미만은 독감주사 한 대 놔줌.
뻑하면 술먹고 하는 분위기는 아니라 부서비로 점심은 사줌.
스타팅 셀러리는 동종업계에서 수위는 아니어도 어느정도 매력이 있으나 과장부터는 격차가 제법 벌어짐.
우리 부장님 대출하러 은행에 원천징수 영수증 냈더니 창구직원이 엥? 하고 쳐다봤다 함.
직장생활 하면서 사람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음. 흔히 얘기하는 또라이도 없진 않으나 직속이
아니라 신경 안 써도 되거나 직속이면 감당할 수 있을만한 또라이임. 전체적으로 상식적인 사람들임.
어 이 얘기를 하려던게 아닌데..
입사해서 2년 반은 일반 재무회계+급여관련회계처리+원천세를 패키지로 담당하다가
작년 초중반 부가세 및 지방세 담당으로 업무가 바뀌어서 이제는 어느정도 숙달되었다 생각하던
중이었습니다.
는 겸손한 얘기고. 건설회사 부가세 담당이라는 자리가, 내가 지금 건설회사를 다니는지 뭔 회사를 다니는지
그닥 실감도 안 나는 재무회계 담당보다 좀 더 일선에 가까운, 현장과 매일 부대끼며 이눔시키 저눔시키
니가 잘났네 내 말이 맞네 하며 접촉면이 넓다보니.. 또 부가세 자체가 워낙 밀접하다보니 사원 나부랭이임
에도 최소한 사내에서는 말빨이 서는 자립니다.
지원부서 갑질이 아니라 부가세 담당 말이라면 팀장들도 접어주는 분위깁니다.
그렇게 겉으로는 겸손한척 하며 나날이 자만심을 키워가고 있는 요즈음이었으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회사 규모도 가지 각색이고, 세무 담당자의 업무 경력 또한 쟁쟁한 한 공동현장 세무
회계 담당자 회의를 다녀오고나서 그런 자신감이 급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내가 머리를 싸매며 케이스 별 스터디를 해 가며 쥐어짜내듯 들고 간 대안들이 그사람들에게는 별 고민 없이
당연한 결론이었고, 니네 회사 정도 되는 곳 세무 담당이면 기본적으로 알고 있지 않냐는 듯 배경설명 없이
쏟아지는 현장용어+실무처리 방법 내지는 법 테두리 안의 꼼수 등등에 쪽팔리고 싶지 않아서 끄덕끄덕
대기만 하고 넘어가기 일쑤였으며, 그걸 보며 똘똘한 놈이라고 잘하고 있다고 칭찬 해 주는 아무것도 모르
는 우리 사업담당 현장담당 차장님 부장님들
..아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만요..
어떻게 보면. 기껏 1년 반 남짓 경력을 갖고 그 사람들과 같은 수준의 업무능력을 원하는게 반칙이긴 하다
는 생각도 합니다. 건설업 회계 세무만 20년째라는 모 차장님. 근데 아무리 이직을 좀 하셨어도 20년에 차
장일 수 있나?;; 업계 쓰리탑 답게 회계팀엔 CPA, 세무팀엔 세무사들을 앉혀 놓던.. 분명 방금 같이 담배
피우며 시시덕 댔던 그 대리님은 알고보니 세무사였고.. 반칙이죠 반칙. 허허허허허허허허미냘어미냘엄
보통 어느정도 한 업무를 가로맡아 전담해야 어디가서 누굴 만나도 '어 그거 내 담당인데 솰솰솰' 할 수
있게 될까요? 얼마나 되야 진짜 내공이 쌓일까요? 나름 순탄하게 흘러 온 직장생활의 첫 고비가 요즘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생각이 마구 들어서 이불을 발로 뻥뻥 차 가며 자학 할 때 답은 닥공 뿐일까요?
어.. 그리고 이건 좀 번외인데..
소위 상장법인인 대형건설사에서 법인세 제외 제 세무 및 재무회계+연결회계 업무를 담당했던 입사 7~8
년차 대리는 이직시장(!)에서 얼마나 매력이 있을까요? 이놈의 회사가 괜찮은놈 데려다가 잘 키워놓고
관리를 못해서 죄다 뺐겨버리는, 업계에서 소위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곳이라..-_-;..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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