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문은 퍼질대로 퍼져서 된장녀 만식이 할거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꼬여 1시간 정도를 기다린 후에야 젓가락을 들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친구 중에 일본에서 소학교를 나온 녀석이 있는데 옛날에 먹던 미소(된장), 쇼유(간장)라멘이 먹고 싶다 해서 그나마 서울에서 잘 하는 집을 찾다보니 아지바코가 걸렸습니다.
4명이서 갔는데 저와 한 친구는 미스즈멘(이 집의 간판메뉴라고 합니다)을 주문하고 다른 친구 둘은 쇼유(간장)을 주문했습니다.
Wakou등의 라멘집을 몇개 다녀봐서 이 집에서 소위 '미는' 메뉴를 시키는게 그나마 낫지 않겠나 생각했죠.
절반 정도는 대기석에 결코 크지 않은 가게 안에 테이블 한켠에 미스즈멘을 먹는 방법에 대해 적혀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챠슈(편육)을 넓게 올리고 파를 송송 썰어넣은 (그 속엔 숙주나물이 가득하죠) 라멘과 다르게 미스즈멘은 파와 야채를 굉장히 많이 넣고 챠슈도 썰어져 있습니다. 고명을 먼저 먹고 국물을 음미한 다음에 조금씩 고명과 면을 섞어서 먹으라고 적혀 있더군요. (일본어로 적혀있어서 친구가 해석해줬습니다)
고명은 실고추와 간장 그리고 생강 등의 양념이 되어있는데 괜찮았습니다. 파와 생강이 어우러지니까 서로의 강한 맛도 어느 정도 상쇄되고 청량하더군요.
국물은... 쇼유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아지바코에 관한 소문중에 하나가 '국물이 다른 곳에 비해 짜다' 라는 것입니다. 이에 최근 미소라멘을 기반으로 한 미스즈멘을 개발했더군요. 각설하고 저는 옆 친구의 국물도 마셔보았는데 오히려 쇼유가 더 짰습니다. 미스즈멘의 국물은 오히려 달달하더군요...
면은 수타를 사용해서 쫄깃쫄깃하고 조금 억세더군요. 정성이 들어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다들 만족해서 예정에 없던 미소라멘을 하나 더 시키고 남자 넷이 게눈감추듯 쳐먹었는데 전혀 부끄럽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특히 일본에서 살다온 친구는 근 10년만에 자기가 먹던 맛을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하더군요. (가장 맛있다...같은 표현은 안썼습니다) 하여튼 국내에서 좀 제대로 된 일본라멘 (개량이 덜 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시간 얼마 안남았으니 가보시는게 괜찮을겁니다.
ps. 친구가 계산하면서 나오키상(주인장-일본인입니다)에게 일본어로 '홈페이지에서 곧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안타깝다, 사진 찍을 수 있겠느냐'라고 했는데 '낯가림이 심해서 죄송' 이라는 이유로 정중히 거절당했습니다. 여자들 또 좋다고 보더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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