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운동회라든지 아니면 무슨 잔치라든지 여튼 무슨 행사가 있으면
꼭 천막들 한구석에 아침부터 커다란 가마솥을 걸어놓고 육개장을 펄펄 끓였다가
점심 때에 퍼 주는 걸 먹은 기억이 (그때나 지금이나 고사리는 별로 안 좋아해서
고사리를 씹을 때마다 이맛살이 찌푸려지긴 했지만) 늘 생생한데..
사실 평소에 이런 육개장이 잘 생각나는 일은 없지만... 그래도 생각난다면 어디서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 집이 딱 그런 집이 될 듯함. 사실 일반 한식당에서
(이라고 가장한 분식점에 가까운 집들..) 육개장을 시키면 그냥 고추가루 많이 풀어
넣고 아직 강단이 남아 있는 고사리가 빳빳이 고개를 추켜든 그런 정도 밖에
볼 수 없는 게 고작인데 반해 이 집은 푹 고아서 다 흐물흐물해진 재료와
걸쭉하기까지 한 국물이 참 인상에 남음. 자주 갈 일은 없지만 그래도 주변에 갔다가
생각나면 들릴 정도는 되는 듯.
그나저나 6000원이면 별 생각 없이 먹을 텐데 7000원으로 인상되니 참 기분이 묘함...
깨끗한 건 좀 거리가 있으니 그런 거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면 안 가는 게 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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