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일본 OO성(우리나라로 치면 여가부, 행자부, 청와대 같은 중앙행정부서)이 비리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을 때, OO성 과장대리 시야마 겐이치가 도쿄의 요정 종업원 오토키 둘이 규슈행 특급열차를 같이 타던 것이 마지막으로 목격되고 연락이 두절되다가 1주일 후 규슈의 시골 가사이 근처 해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이로 인하여 OO성 비리사건 수사는 주춤하게 되고, 경찰은 동반자살로 결론을 내리려던 찰나, 초동수사의 형사가 사야마의 소지품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 유서도 없고 1주일간의 행적에서 오토키가 발견되지 않아 의아해하다가 OO성 비리사건을 수사중이던 경시청(우리나라로 치면 경찰청) 경위가 수사에 참여하게 되는데...
(스포주의)-------------------------------------------------------------
2. 스토리상 경찰의 결론(스포)
OO성의 공무원을 접대하던 야스다 다쓰오와 그 부인 야스다 료코에 의해서 이 사건이 조작되었고 실은 동반 자살이 아니라 개별적인 살인들이었다는 것이 경위에 의하여 밝혀지지만, 그것도 야스다 부부가 청산가리를 먹고 동반자살을 하고 부인의 유서에 적혀있던 내용들을 통해 알게된 것입니다. 야스다 부부의 자살로 인하여 살인사건 조사와 OO성 비리사건 조사는 종결이 됩니다. 덤으로 이 사건에서 야스다의 범행과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던 OO성 고위공무원들은 OO성에서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면서 승진을 하게 됩니다.
3. 평
책 1권을 짧게 요약해서 뭔가 그렇지만 책 자체는 재미있습니다. 읽으면서 씁쓸해서 그렇습니다만... 50년 전에 출간된 책에 나온 행태가 우리나라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5년 전 비리사건을 수사중이었으나 전직대통령의 자살로 전 정권의 비리사건 수사가 공중에 뜨며 종결된 것이나, 최근 청와대에 파견근무 중이던 모 경찰이 자살을 한 사건이나.. 심지어 오늘 있던 일이죠. 민정수석이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것이 온당하냐며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하고 국회에 불출석한 일이나... 우리 사회에 일어났던 일이 몽타주처럼 겹쳐지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사실 이 책의 스토리상 경찰의 결론은 읽고 나서 잘 생각해보면 하나도 맞지 않습니다. 공무원도 아닌 야스다 상회의 경영자가 OO성 비리사건이 밝혀져도 OO성 공무원보다 큰 처벌을 받지 않는데 그보다 큰 처벌을 받는 살인을 저지른다? - 살인동기가 부족합니다. 유서상에는 오토키가 야스다 부부가 공인한 불륜관계라고 하는데 사실 오토키가 야스다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물증도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토키가 근무하는 요정에서도 모르는 일이었으니까요. 오히려 야스다의 알리바이 조작에 도움을 준 공무원들은 처벌조차 받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야스다 부부가 (이번에는 확실한) 자살로 마무리를 지은 것. 이것은 경찰이 결론을 내리기 전에 자기 스스로가 추리를 해놓고도 넘기는 의아한 작태를 보입니다. “타살과 달리 자살로 결론이 나면, 검시 엄중하지 않다.” 자살로 보이는 명확한 상황들이 주어지면 의례 그렇게 넘기고 마는 겁니다.
두 개의 각기 다른 점이 있어도 우리는 일정한 정황이 있으면 스스로 착각에 빠져 하나의 선으로 보고야 마는 겁니다.
야스다 부부의 자살의 이유도 독자가 생각하기에는 ‘꼬리자르기’가 개입되어 있겠죠. 누가 생각해도 그 윗선에는 작품에 등장한 OO성의 고위직 부장이라고 보겠지만, 사실은 작품에 등장하지 않은 그보다 더 고위직 인물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의 결론에 저는 부정적입니다. 비리사건도 걷어내지 못했고 형사들이나 추억하는 일이 돼버렸습니다. 미생에서처럼 비리를 끝까지 찾아 깔끔하게 정리하고(?), “문제가 생긴 사업은 두 번 다시 입 밖에 꺼내기 싫어하는 문화 - 우리가 지워버린 그 사업들(요르단 중고차 사업 포함)”의 편견을 제거했어야, 모든 것을 들추어 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실은 미생보다는 <점과 선>에 더 가깝습니다만. 점과 선에서처럼 말단 직원이 희생되는 사회적 구조가 개선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뇨. 취업준비생이 바랄 걸 바랬네요... 취직하고 바라겠습니다.
(설마 이 글때문에 취직 못하진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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