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물어보면 그때 잠시 생각해보고서
"그냥, 할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라서."
라고 대답하기도 하고,
"밥 안 굶고 살려고."
하는 시시한 농담으로 받아치기도 하는데요.
어차피 작가 또는 시인이 된다고 하더라도 밥 안 굶고 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뭔가 뚜렷한 이유가 있다면 자신있게 주변 사람들에게 그것을 대답할 수 있겠지만, 솔직한 말로 잘 모르겠습니다.
간혹 술자리에서 몹시 흥분된 상태로 이 질문을 받았을 때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게 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요. 질문을 던진 사람에게 되려 짜증을 부리기도 합니다.
글쎄, 그 이유라는 게 분명 있을 텐데 말입니다. 그 속에 있는 게 마치 취사중인 밥솥에서 나오는 증기 같아서 잘 잡히지 않고 잡으면 사라지는 것 같고 뭔가 뜨겁고 울컥하는 것이, 말로는 표현이 잘 안 되거든요.
대체 나는 무엇 때문에 글을 쓰게 되었던가.
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고백에서부터 자신의 글이 시작되어야 하지 않나,하는 어줍잖은 생각도 들구요.
그래서 여기에 대고 한번 물어봅니다.
여러분도 글을 쓰고 있겠죠?
대체 왜 글을 쓰십니까?
어떤 계기로?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서?
(알지롱 가입하고 처음 올려보는 질문이라 좀 떨리네요; 리플 많이 달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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