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한 평생에 우승 시도도 보지 않사오니 이럴진대 2K는 틀어서 무엇하시려오.’
하였다. 에인지는,
‘난 아직 팀 운영에 세련되지 못한가 보오.’
하고 껄껄대곤 했다. 구단주는,
‘그러면 유망주 키우기도 못하신단 말예요.’
하였다. 에인지는,
‘버틀러와 포레스트가 생각보다 별로인데 어떻게 할 수 있겠소.’
하니, 아내는,
‘그럼, 장사치 노릇이라도 하셔야죠.’
한다. 허생은,
‘장사치 노릇인들 에셋이 없고서야 어떻게 할 수 있겠소.’
하였다. 그제야 구단주는 곧,
‘당신은 밤낮으로 GM 모드를 했다는 것이 겨우 어찌할 수 있겠소 하는 것만 배웠소그려. 그래 유망주 키우기 하기 싫고, 장사치 노릇도 하기 싫다면, 도둑질이라도 해보는 게 어떻소.’
하고는 몹시 흥분하는 어조로 대꾸했다. 이에 에인지는 할 수 없이 노트북을 덮어 치우고 일어서면서,
‘아아, 애석하구나. 내 애초 GM모드를 켤 제 십 년을 채우렸더니 이제 겨우 7년밖에 되지 않는군.’
하고는, 곧 문밖을 나섰으나, 한 사람도 아는 이가 없었다. 그는 곧장 비빈트 아레나 네거리에 가서 저자 사람들에게 만나는 대로,
‘여보시오, 유타 재즈 안에서 누가 제일 연봉이 높소.’
하고 물었다. 때마침 고씨(高氏 고베어Gobert)를 일러주는 이가 있었다. 에인지는 드디어 그 집을 찾았다. 에인지가 고씨를 보고서 길게 읍(揖)하며,
‘내 구단 성적이 가난해서 무엇을 조금 시험해 볼 일이 있어 그대를 트레이드하러 왔소.’
했다. 고씨는,
‘그러시오.’
하고는, 곧 짐을 챙겼다. 그러나 그는 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 없이 어디론지 가 버렸다. 고씨의 에이전트와 지인들은 에인지의 꼴을 본즉, 한 비렁뱅이였다. 선수 시절에 잘 하긴 했으나 MVP를 탄 것도 아니고, 1옵션 우승도 못 해 봤으며, 단장을 하면서 장사치로만 유명했고, 코에서는 맑은 물이 훌쩍훌쩍 내리곤 한다. 그가 나가 버린 뒤에 모두들 크게 놀라며,
‘루디, 그 손님을 잘 아십니까.’
하고 물었다. 고씨는,
‘몰랐지.’
‘그러시다면 어찌 잠깐 사이에 팀을 떠나게 되면서 그의 성명도 묻지 않음은 무슨 까닭이십니까.’
했다. 고씨는,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남에게 무엇을 요구할 때엔 반드시 의지(意志)를 과장하여 신의(信義)를 나타내는 법이다. 그러고 얼굴빛은 부끄럽고도 비겁하며, 말은 거듭함이 일쑤이니라. 그런데, 이 손님은 유타에서 비록 1라운드에서 떨어졌으나 말이 간단하고 눈 가짐이 오만하고 얼굴엔 부끄런 빛이 없음으로 보아서 그는 1픽(一PICK)을 기다리기 전에 벌써 스스로 만족을 가진 사람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아마 그의 시도하려는 방법도 적지 않거니와, 나 역시 그에게 시도함이 없지 않는 거다. 그리고 가질 않는다면 모르려니와 기왕 갈 바에야 성명은 물어서 무엇하겠느냐.’
하였다.
이에 에인지는 고베어 카드를 얻어 갖고는 다시 구단으로 돌아오지 않고 언뜻 생각하기를,
‘저 미네소타는 타운스ㆍ앤트맨의 팀이요, 유망주(有望柱)의 보고렷다.’
하고는, 곧 연락을 걸었다. 그리하여 밴더빌트, 비즐리, 베벌리, 케슬러 등의 즉전감 및 유망주와 1라픽들과 스왑권을 얻었다. 에인지가 고베어를 그렇게 팔자, 더 비싼 듀란트는 아무도 살 수 없게 되었다. 그런 지 얼마 아니 되어서 에인지에게 레이커스가 베벌리를 사면서 THT와 스존을 주었다. 에인지는,
‘어허, 고베어로 온 리그의 경제(經濟)를 기울였으니 이 리그의 얕고 깊음을 짐작할 수 있구나.’
하고는, 곧 미첼을 가지고 클리블랜드에 들어가서 픽과 섹스턴과 마카넨과 악바지를 거두면서,
‘이제 유타의 게이-섹스 듀오를 보게 될 거야.’
하였다. 얼마 되지 않아서 고무 값이 과연 십 배나 올랐다. 에인지는 늙은 농구 기자에게,
‘영감, 혹시 해외(海外)에 선수 살 만한 나라가 있는 것을 보았나.’
하고 물었더니, 기자는,
‘있습디다그려. 제 일찍이 바람에 휩쓸려서 줄곧 서쪽으로 간 지 사흘 낮밤 만에 어떤 빈 섬에 닿았습니다그려. 그곳은 아마 중국ㆍ한국 동쪽에 있는 듯싶은데, 모든 꽃과 잎이 저절로 피며, 온갖 과실과 오이가 저절로 성숙되고, 사슴이 떼를 이루었으며, 유타 와타나베는 사람을 보고도 놀라지 않더이다.’
한다. 에인지는 크게 기뻤다.
‘자네 만일 나를 그곳으로 이끌어 준다면 부귀(富貴)를 함께 누릴 걸세.’
했다. 기자는 그의 말을 좇았다. 이에 곧 바람 편을 타고 비행기편으로 그 섬에 들어갔다. 에인지가 높은 곳에 올라 바라보며,
‘유타는 이미 유타가 아닌 브루클린으로 가게 되었구나. 서쪽의 이현중도 부상이니 일단 있는 선수단으로 시작해야겠구나’
하고,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기자는,
‘로스터가 터엉 비고 S급 하나 구경할 수 없으니 뉘와 함께 가신단 말씀이시오.’
했다. 에인지는,
‘이기다 보면 S급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거야. 나는 오히려 좋은 감독 없음이 걱정이지 S급 없음이 무슨 걱정이 될 건고.’
했다. 이때 마침 보스턴에 좋은 코치들 여러 명이 떼를 지어 있었다. 보스턴에서 코치로 계속 잡으려 하였으나 잡지 못하였다. 그러나 그 코치들 역시 밖으로 나와서 감독 자리를 받지 못하여 바야흐로 주리고 곤한 판이었다. 에인지가 보스턴에 찾아가서 그의 괴수(Head Coach) 하디를 달래기 시작했다.
‘너희들 여러 명이 합쳐 선수를 나누어 가르치게 되면 각기 얼마나 되겠는고.’
하고 물었다. 그는,
‘하나 몫이 한 명밖에 더 되나유.’
한다. 에인지는 또,
‘그럼 너희들의 애인은.’
하자, 허디는,
‘없어유.’
한다.
‘그럼 너희들의 팀은 있겠지.’
했더니, 이때에 하디는 웃으며,
‘팀 있구, 우도카처럼 애인도 있다면야 어찌 이다지 괴롭게 코치질을 일삼겠수.’
한다. 에인지는,
‘정말 그렇다면 애인은 좀 무리지만, 유타에서 팀을 세우고 BQ 좋은 선수를 사서 가르치면, 감독이라는 자리도 생기고 살림살이엔 부부(夫婦)의 낙(樂)이 있을 것이며, 아무리 나와서 쏘다닌다 하더라도 유흥의 의혹에 당할 걱정이 없고, 길이 잘 입고 먹고 살 수 있지 않겠는가.’
했다. 하디는,
‘그야 정말 소원이겠지만 다만 감독 자리가 없을 뿐이어유.’
한다. 에인지는 껄걸 웃으며,
‘네가 농구 지도를 한다면서 감독직이 그렇게 그립다면 내 너를 위해서 마련해 줄 수 있으니 내일 저 도로를 건너다 보면 재즈 깃발이 바람결에 펄펄 날리는 게 유타행 비행기일 거야. 네 멋대로 타려무나.’
했다. 에인지는 이렇게 하디에게 약속하고는, 어디론지 가버렸다. 코치들은 모두 그를 미친놈으로 알고 웃었다. 그 다음날이었다. 하디는 시험삼아 도로변에 이르렀다. 에인지는 벌써 비행기를 전세 내고 기다리고 있었다. 하디는 깜짝 놀라 절하며,
‘이제부턴 오직 CEO님 명령대로 따르겠소이다.’
한다. 에인지는,
‘경기들을 힘껏 지고 가는 게 어때.’
했다. 이에 하디가 다투어 경기를 져보려 했으나 웸반야마 레이스에 들지 못했다. 에인지는,
‘너의 승률이 겨우 4할 이하도 못하면서 무슨 탱킹질인들 변변히 할 수 있겠는가. 이제 너희들이 비록 탱킹을 하고 싶다 하더라도 로스터에 샐러리 도적이 없으니 질 곳이 없지 않나. 그러니 내 이곳에서 선수들 돌아오길 기다릴 테니 각기 두자릿수 득점과 적당한 숭수를 챙겨 오도록 해라.’
했다. 선수단은,
‘예이.’
하고, 모두들 흩어져 버렸다. 그리고 에인지는 스스로 선수단이 시즌 동안을 먹을 샐러리를 장만하고 기다렸다. 선수단은 과연 10경기를 마치자 다 돌아오되 뒤떨어진 자 없었다. 이에 모두들 배에 싣고 유타로 들어갔다. 에인지가 이렇게 픽과 유망주와 승리를 챙겨 사라지니 온 리그 안이 잠잠하였다. 이에 마카넨을 키워 AD에 맞서고, 게이와 섹스턴으로 벤치 타임을 이끌었다. 팀 케미가 좋고 이기적인 선수도 멍청한 선수도 없어 볼이 잘 돌았다. 그러면서 비보호 1라픽과 보호 1라픽과 스왑권을 보니 셀 수가 없었다. 에인지는 탄식했다.
‘이제야 내 조금 시험해 보았구나.’
하고는, 곧 코칠스탭과 선수단을 모두 불러 놓고,
‘내 처음 너희들과 함께 유타에 들어올 때엔 먼저 악성계약자를 선별해 S급 선수를 뽑으려 했는데, 모두가 밥값을 하니 나는 이제 새 트레이드는 안 하련다. 너희들은 슛을 할 만하거든 오픈 찬스에서 던지길 가르치고 2점보다는 3점을 던지도록 해라.’
하고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고베어와 미첼의 라커를 모조리 불사르며,
‘이 녀석들이 돌아와도 자리가 없겠지.’
하고, 또 23년 1라픽을 호숫속에 던지며,
‘운이 끝내주게 좋으면 웸반야마를 얻겠지. 꼴지를 해도 14%인데, 하물며 로터리에도 못 드는 상황에서야!’
하고, 또 그 중에 버럭신 팬들을 불러내어 배에 태우고,
‘이 팀에 화근(禍根)을 뽑아 버려야지.’
하고는, 함께 떠나왔다. 전력을 충분히 갖추고도 1라픽이 오히려 10장이 남았기에,
‘이것으로 고씨에게 빌린 것을 갚아야지.’
하고는, 곧 고씨를 찾아 보고서,
‘그대, 날 기억하겠소.’
하고 물었다. 고씨는 놀란 어조로,
‘자네, 얼굴빛이 조금도 전보다 낫지 않으니 팀이 망해버린 모양이지.’
한다. 에인지는 깔깔 웃으며,
‘팀이 망해버린 건 그대의 새로운 팀이지. 이름값이 아무리 중한들 어찌 팀워크를 안 맞춘단 말야.’
하고는, 곧 픽 5장을 미네소타에게 주며,
‘내가 한때의 주림을 참지 못해서 2K를 끝내지 못했으니, 그대의 트레이드를 부끄러워할 뿐이로세.’
했다. 미네소타 단장은 크게 놀라서 일어나 절하며 사양하고는 자신들의 픽만을 돌려받으려 했다. 에인지는 웃으며,
‘뻥일세.’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 버린다. 미네 단장은 하는 수 없어 가만히 그 뒤를 따라 밟았다. 그는 솔트레이크 호수로 향하더니 한 경기장으로 들어가 버린다. 마침 늙은 할미가 우물 곁에서 빨래를 하고 있다. 미네 단장은,
‘저 경기장은 뉘 집인고.’
하고 물었다. 할미는,
‘유타 재즈의 에인지 CEO 댁이랍니다. 그분이 가난하되 GM모드를 좋아하더니 어느 날 아침 집을 떠나고는 안 돌아온 지 벌써 몇 개월이나 된답니다. 그리고 다만 구단주가 홀로 남아서 그가 집 떠나던 날에 제사를 드린답니다.’
한다. 미네 단장은 그제야 그의 성(姓)이 애인지(愛人志)인 줄을 알고 탄식하고 돌아왔다. 그 이튿날 고베어를 데리고 가서 그에게 바쳤다. 에인지는,
‘내 일찍이 픽앤롤만 하려 했다면 고베어를 버리고 올리닉을 취하겠는가. 나는 이제부터 그대를 믿어 밥을 먹겠으니 그대가 자주 와서 나를 돌봐주게그려. 다만 식구를 헤아려 유망주를 대며 몸을 재어서 픽을 마련해 준다면 일생에 그것으로 만족할지니 무슨 까닭에 빅 네임으로써 나의 마음을 괴롭히겠나.’
하고, 사양한다. 미네 단장은 백방(百方)으로 에인지를 달래었으나 끝내 막무가내였다. 미네 단장은 이로부터 유타의 성적이 결핍되었을 것을 짐작되는 대로 반드시 승리를 손수 날라다 대어 주면, 에인지는 역시 흔연(欣然)히 받되 혹시나 가비지가 나면 곧 기뻐하지 않는 어조로,
‘그대가 어째서 가비지 멤버의 몸값까지 올려 주려 하누.’
했다. 그러나 술병을 차고 가면 더욱 기뻐하여 서로 권커니 마시거니 하여 취하고야 말았다. 그럭저럭 몇 경기를 지나고 본즉 피차에 정이 날마다 두터워졌다. 어느 날 조용히,
‘코어를 다 팔고도 어떻게 순위가 높습죠.’
하고 물었다. 에인지는,
‘이건 가장 알기 쉬운 일일세. 우리 NBA는 외국인 선수를 쳐주지 못하고, 요키치나 쿰보 정도 되지 않으면 MVP도 주지 않는 까닭으로, 대부분의 슈퍼스타는 죄다 미국인이지 않나. 마카넨, 클락슨, 올리닉 같은 외국인 선수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기도 하고, 대체로 15밀에서 20밀 정도는 적은 재물이어서 올스타 선수를 살 수는 없겠지만, 이를 쪼갠다면 준척급 선수와 약점이 있는 선수는 살 수 있으니 이를 가지면 아무래도 멀쩡한 선수단을 꾸릴 수 있지 않나. 그리고 선수의 연봉이 가벼우면 돌려 빼기 쉬운 까닭으로 특정 선수가 비록 밑졌다 하더라도 다른 선수들은 이문이 남는 법이니 이는 보통 이문을 내는 길이요, 저 작은 장사치들이 장사하는 방법이지. 그리고 대체로 샐러리 캡 내에선 족히 그런 선수들은 살 수 있으므로 BQ가 높은 선수들은 모조리 도매할 것이며, 투지가 있는 선수들도 온통 살 수 있겠고, 잘 하는데 부상 이력 때문에 우는 선수는 온 리그를 통틀어서 살 수 있을 것이니, 이는 마치 그물에 코가 있어서 물건을 모조리 훑어들임과 같지 않겠나. 그리하여 키 크고 빠르며 BQ가 높고 3점을 던질 수 있는 선수들로 프런트코트를 채우고 기존 유타 재즈의 볼 돌리는 전술을 주입하면 성적을 낼 수 있는 법이고, 에고 강한 슈퍼스타들이 모인 팀은 할 수 없는 방법이지.’
한다. 미네 단장은,
‘애당초 당신은 무엇으로써 내가 고베어를 데려갈 것을 예측하고 찾아와 거래하기로 했던 거요.’
했다. 에인지는,
‘이는 반드시 자네만이 내게 살 것이 아닐세.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을 지닌 자 치고는 사지 않을 자 없겠지. 내 재주가 족히 픽 7장을 벌 수는 있겠으나 다만 운명은 저 하늘에 달려 있는 만큼 내 어찌 예측할 수 있었겠나. 그러다 고베어를 능히 쓰는 자는 복(福)이 있는 사람이어서 그는 반드시 플레이오프에서 더 큰 부를 누릴 테니 이는 곧 하늘이 명하는 바라, 그가 어찌 아니 살 수 있겠나. 이미 픽과 유망주 다발을 얻은 뒤엔 그의 복을 빙자(憑藉)해서 행한 까닭에 움직이면 문득 성공하는 것이니, 만일 내가 사사로이 혼자서 잘 되려고 고베어를 팔았다면 그 성패(成敗)는 역시 알 수 없었겠지.’
한다. 미네 단장은,
‘지금 유타 선수들이 앞날 1라딱의 치욕을 씻고자 하는데, 이야말로 슬기 있는 선수가 팔뚝을 뽐내고 슬기를 펼 때인 만큼 당신과 같은 재주로 어찌 S급 선수를 데려오지 않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넘기려 하시오.’
했다. 에인지는,
‘어허, 예로부터 어둠에 잠긴 자가 얼마나 많았던고. 저 AD는 랄의 차세대 1옵션이 될 만 했는데 인저리프론이 되었고, 어빙은 드리블과 슛이 일품이나 어둠의 사상에 빠져 퇴출 위기에 있지 않나. 그러고 보니 지금의 슈퍼스타라는 자들을 가히 알 것이 아니겠는가. 나로 말한다면 장사를 잘하는 자인 만큼 내 픽들로 듀란트나 드로잔을 데려올 순 있을 듯 하나 저들이 먼저 말을 꺼내지 않으면 모른 척 할 것이오.’
한다. 미네 단장은 곧 “후유” 하며 긴 한숨을 내쉬고 가 버렸다.
미네 단장은 애초부터 정승(政丞) 르브론과 친했다. 르브론은 때마침 GOAT 후보에 취임되었다. 그는 일찍이 미네 단장과 이야기하다가,
‘지금 저 매직과 버드 사이에 혹시 기이한 재주가 있어서 커다란 일을 같이 할 만한 자가 있더냐.’
했다. 미네 단장은 그제야 에인지를 소개했다. 르브론은 깜짝 놀라며,
‘기특하이, 정말 이런 사람이 있단 말인가. 그의 이름은 무어라 하던고.’
한다. 미네 단장은
‘소인이 그와 상종한 지 오래 되었습니다만, 아직껏 그 이름은 몰랐소이다.’
했다. 르브론은 또,
‘그 이가 곧 이인(異人)이야. 자네와 함께 그를 찾아가 보세.’
하고는, 밤들어 르브론은 수행 온 미니멈들을 다 물리치고 미네 단장만을 데리고 걸어서 에인지의 집을 찾았다. 미네 단장은 르브론을 말려 그 문밖에 세워 놓고 혼자서 먼저 들어가 에인지를 보고 르브론이 찾아온 사연을 갖추어 말했다. 에인지는 들은 체 만 체 그저 하는 말이,
‘자네가 차고 온 싱글 몰트나 빨리 풀게.’
한다. 그리하여 서로 더불어 즐겁게 마셨다. 미네 단장은 르브론이 오랫동안 바깥에 있음을 딱하게 여겨서 자주 말을 하였으나 에인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느덧 밤은 이미 깊었다. 에인지는 그제야,
‘손님 좀 불러 볼까.’
한다. 르브론이 들어왔다. 에인지는 굳이 앉아서 일어서지 않았다. 르브론은 몸둘 곳이 없을 만큼 불안했다. 황급히 팀에서 어진 선수를 구하는 뜻을 진술했다. 에인지는 손을 저으며,
‘밤은 짧고 말은 기니, 듣기에 몹시 지루하이. 도대체 지금 너의 샐러리는 무에라지.’
한다. 르브론은,
‘맥스(MAX)랍니다.’
했다. 에인지는,
‘그렇다면 네 딴엔 팀의 믿음직한 선수로고. 내 곧 마이클 조던과 같은 이를 천거할 테니 네가 구단주께 여쭈어서 그의 초려(草廬)를 삼고(三顧)하게 할 수 있겠느냐.’
한다. 르브론은 머리를 숙이고 한참 있다가,
‘이건 어렵사오니, 그 다음의 것을 얻어 듣고자 하옵니다.’
했다. 에인지는,
‘나는 아직껏 「제이의(第二義 첫째가 아니고 다음 것)」란 배우질 못했거든.’
한다. 르브론은 굳이 물었다. 에인지는,
‘AD는 우승까지 시켜준 선수지만, 이제 부상이 너무 잦아서 1옵션으로 쓰기에 염려가 많지. 아직 트레이드 가치는 높을 테니 펠린카에게 말해 AD로 슈터와 빅맨과 핸들러와 픽을 받아오자고 할 수 있겠느냐’
한다. 르브론은 또 고개를 숙이고 한참 있다가,
‘그것도 어렵소이다.’
했다. 에인지는,
‘이것두 어렵구 저것두 못한다 하니 그러고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이야. 가장 쉬운 일 하나 있으니 네가 할 수 있겠느냐.’
한다. 르브론은,
‘듣고자 원하옵니다.’
했다. 에인지는,
‘대체로 경기를 운영하고자 한다면, 첫째 안정적인 핸들러를 가져야 할 것이요, 남의 팀을 이기고자 한다면 먼저 3점슛 쓰지 않고서는 이룩하지 못하는 법이야. 이제 리그에 없다 없다 하는 핸들러지만 유타에는 콘리라는 핸들러가 있고, 클락슨이나 비즐리같은 3점 슈터도 있지. 유타가 갑자기 1위까지 올라가긴 했지만 아직 전력에 의구심이 많고 웸반야마에 대한 미련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판 아닌가. 그럴 즈음 랄이 솔선적(率先的)으로 1라픽을 비보호로 2장 주며 청하면, 유타 또한 그 친절을 달콤하게 여겨서 환영할 테니 그제야 팀의 전력을 상승시킬 기회 아닌가. 자네와 27년, 29년 1라픽을 묶어서 제안하면 우리는 기꺼이 탱킹으로 노선을 바꿔 주겠어. 그런데도 성적이 잘 나면 자네는 5우승으로 GOAT를 우길 수 있을 것이고, 팀 성적이 망해도 웸반야마를 뽑아 다음 시즌에 우승을 노릴 수 있을 것이야."
한다. 르브론은 무연(憮然)히,
‘요즘 선수들은 모두들 대도시를 원하는 판이어서 누가 사업을 접고 깡촌으로 가겠습니까.’
했다. 에인지는 목소리를 높여,
‘이놈, 소위 농구 선수란 도대체 어떤 놈들이야. 슬럼가에서 태어나서 제멋대로 엘리트라고 뽐내니 어찌 앙큼하지 않느냐. 사업과 이미지 메이킹에만 치중하니 이는 실로 상인(喪人)의 차림이요, 헤어밴드로 머리털이 비는 곳을 숨기는 것은 곧 머머리들의 마지막 발악에 불과하니, 대도시에 있으면 무엇 할 것이랴. 옛날 스탁턴은 유타에서 동물원 다니기를 마다하지 않았고, 쿰보는 스몰마켓에서 우승도 했거늘, 이제 너희들은 우승을 하고자 하면서 오히려 그까짓 대도시를 따지며, 또 이미 디시전쇼를 하며 클리블랜드를 떠났으면서 LA는 못 떠나겠다 하느냐. 내가 평생 처음으로 세 가지의 꾀를 가르쳤으되, 너는 그 중 한 가지도 하지 못하면서 네 딴에 GOAT라 하니, 소위 GOAT가 겨우 이렇단 말이냐. 이런 놈은 쏴 버려야 하겠군.’
하고는, 좌우(左右)를 돌아보며 총을 찾아서 쏘려 했다. 르브론은 깜짝 놀라 일어나 뒷들창을 뛰어나와 달음박질쳐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 이튿날 다시 찾아갔으나 에인지는 벌써 원정경기를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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