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라는 TVA나 극장판의 미디어믹스 작품 같습니다. 등장인물들이 동일한지, 세계관만 공유하는지는 다른 작품들을 아직 보지 않아서 모르겠고요. 6권 완결이고, 정발판은 아마 없는걸로..
일단 이 작품에서 가장 특이한 점이자 매력적인 점을 꼽으라면 세계관 설정입니다.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심리 상태를 스캔할 수 있게 되어 범죄자와 잠재범을 잡아 넣는 이야기는 몇 번 봐왔지만, 감시관 츠네모리 아카네에서는 거기에서 몇 걸음 더 나아간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보고 생각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범죄자를 잡는다면 어떤 방식으로 잡을 것인지, 심리 상태 스캔 결과에 따라 무기 사용 강도가 나뉜다던가, 범죄에 대해 잘 파악할수록 범죄자의 심리에 가까워지는 구시대의 형사들이 결국 잠재범으로 잡혀들어간다던가, 그런 설정에서 생겨난 새로운 방식의 엘리트 - 현장 요원의 구분, 이 모든 것을 주관하는 시빌라 시스템과 그로 인해 몰락해버린 심리분석가, 평론가, 저널리스트, 대학 교수, 문학가 등의 인문계(?) 직종들 등등.
줄거리는 크게 두 가지로, 현장에 갓 배속된 어리버리한 엘리트 아가씨인 아카네가 많은 사건 현장을 겪으며 노련한 감시관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와 스캔에 걸리지 않는 천재적인 범죄자를 뒤쫓는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는데 둘 모두 흥미로웠습니다.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원리원칙만 고집하여 종종 상황을 악화시키곤 하는 아카네의 모습은, 아카네가 계속해서 많은 시련을 겪고, 그로 인해 고민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작가가 반복해서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설득력과 입체감을 얻는 것 같습니다. 6권 마지막 장면에서 아카네의 모습은 좀 오싹하더라구요 헤헤
작화가인 미요시 히카루의 그림도 좋네요. 저는 처음 보는 작가인데 그림을 상당히 이쁘고 깔끔하게 그려서인지 잔인한 범죄 장면들도 과도하게 그로테스크하지는 않았습니다.
TVA나 극장판도 재미있을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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