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맞선이 아니라 소개팅형식인데
서로 연락처만 알고있는 상태에서 연락중이었음
근데 자꾸 보자고함;; 일많다고 늦는다고 해도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보고싶다함
사실 나보다 나이 많고 직업도 없는 백수라 탐탁치 않았는데
"그래 주선자 눈치도 있고 하니 그냥 보자"
하고 맘먹고 보게됨
근데 걍 양산형 커피숍에서 대충 아메리카노나 쳐마시면 될것이지
메리어트 호텔 로비 커피를 먹고싶다함
미친년인가? 하고 생각이 들었는데
저 나이 먹도록 메리어트 호텔 로비에서 된장녀 간지를 뿜어내고 싶은거 보면
진짜 된장녀거나 아님 관리잘한 외모겠지 하고
그러자 하고 만나기로함.
퇴근하고 집에서 대충 대충 옷입고 꾸미고 나감.
피곤해 죽겠는데 차가지고 나가서
메리어트 호텔 발렛 맡기고 연락하니 크리스마스 트리앞에서 보자함.
근데 딱 만났는데
'주선자 씨발년아 연상도 괜찮다고 했지 아줌마도 괜찮다고 했냐!'
뭐랄까
못생긴 얼굴은 아닌데
열성적인 초등생 엄마 같은 느낌
그래도 웃으며 인사하고
커피 마시자 해서 커피점으로 감
커피 가격이 19000원 18000원 막 이럼;;;
대충 좋아하는거 시키라 하고 나도 하나 시키고
얘기를 하는데
통화했을때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꼭 만나고 싶었다.
근데 실제로 보니깐 너무 어려보이고 대학생같다.
날 보니깐 웃는게 귀엽다.
회사는 어디 다니냐
대학은 어디 나왔냐
연봉은 얼마나 되냐
형제는 누구있냐
자기는 이대나왔고 어디 회사에서 일하다가 그만두고
지금은 공부중이다
끊임없이 질문이 오가는데
내가 맞선녀랑 얘기하는지 중매쟁이랑 얘기하는지 모를정도로
내 신상을 탈탈탈 털음
대충 웃으며 대답해주고
결혼관 이딴거 얘기하는데,
난 소개팅이라 생각하고 만났는데 이런게 맞선이구나 씨발 하고 생각듬
자기는 유복한(기준:수백억자산) 남자랑 결혼해서 맛있는 음식 먹으러 다니고
해외여행 다니고 싶고, 아이들 하고싶은 거 하게 해주고 싶다.
여지껏 해외여행도 많이 다니고
부모님께 받은게 많고 그리 살아와서 그 환경을
그대로 이어가고 싶다.
뭐 이딴 소리 하고 앉아있음
별말없이 그냥 웃으며 맞장구만 쳐줬는데
한 40분을 혼자 얘기함;;
무슨 음식 좋아하냐고 해서
썩소 지으면서 삽겸살 좋아한다고 했는데
약 0.35초간 경직되더니 웃으며 지도 좋아한다 함;
슬슬 카페가 정리하는 분위기여서 내가 선수치고
이제 시간 늦었으니 (11시반) 슬슬 들어가자고
요즘 계속 일해서 많이 피곤하다고 하니깐
"아 그래서 피부가 안좋으셨구나~
잠은 푹자야죠~ 잘 챙겨먹구요~"
이지랄 하고있음.
누군 안자고 싶나 아오
대충 시마이하고 발렛비내고 ㅠㅠ
차 가지고온다음 아 걍 잘가라고 하고 보낼까 말까 하다가
주선자 씨발년 죽탱이한대 쳐야겠다 하는 맘에
태우고 집앞까지 바래다줌
근데 차에서도 계속 쬥알쬥알
정말 끝까지 매너 지키려 노력하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조절하고
내가 부처고 부처가 나요 하는 마음가짐으로 만난듯
"또 언제봐요?"
하는데 소름돋아서
"저 일많아서 1월말까지 시간 없어요" 함
2월달에 보자고 연락올듯 싶음
나이가 서른후반으로 달려가는 여자가
결혼은 하고 싶어하는데 결혼상대가 왕자도 아닌 왕급이여야 하는게
아이러니.
백수년이 연봉물으며 신상터는게 느낌이 참 거지같았음.
내가 "그냥 또래에 비해 그럭저럭 좀 벌어요" 하니깐
"월 천정도요?"
이럼 ㅋㅋㅋ
피곤해서 눈은 감기는데 주선자와 아줌마의 콜라보로 인해
분노로 인해 잠이 안옴.
집앞 바 가서 술쳐먹고 20대 애들 얼굴 좀 보고 노가리까다 집들어와서 잠.
결론 : 쉰김치도 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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