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의 원작 미스트
감독은 내가 지금까지 본 영화중 가장 감명깊게본 영화인 쇼생크 탈출을 제작한 프랭크 다라본트.
원작자와 감독만으로 보게 된 영화인데요.
진짜 보는 내내 온갖 생각 다 하게 만들더군요.
초중반까지는 그냥 판타지 스러우면서 재난요소가 좀 섞인 영화? 뭐 이정도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고 있었는데 공포심과 죽음의 위기에 놓인 사람들의 심리가 조금씩 틀어지며 개개인의 본성이 조금씩 드러나는 모습을 보니 점점 몰입하며 보게 되더군요
중후반부쯤에 약국에 약을 가지러 갔다가 많은 희생을 치르며 돌아오는 주인공 일행과 그들을 맞이하는 어긋난 신념을 가진 종교쟁이 아줌마와 죽음의 공포 앞에 나약해져서 종교쟁이의 말에 휘둘려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이 갈등을 일으키는 부분에서는 이 영화가 어떻게 끝나게 될지 정말 궁금해서 별 생각을 다 하며 봤네요.
한편으로 이런 극한 상황에서 협력하기보다는 분쟁을 하는 모습이 어떻게 보면 현대인들이 치열하게 서로 헐뜯고 편을 가르며 사는 모습과 많이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네요.
그리고 헐리웃 영화의 특징중 하나인 언제나 정의로우며 항상 희망을 가지는 주인공의 모습을 일관적으로 보여주다가 영화의 엔딩 크레딧 5분전에 뒤통수를 후려 치더군요.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 겨우 차를 타서 5명만이 살아남아 슈퍼마켓에서 탈출했지만 부인을 잃고 안개는 걷힐 생각을 안하며 기름마저 바닥나버리자 결국 희망을 버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부터 제가 생각했던 엔딩은 이미 다 빗나가 버렸습니다.
그리고 절망과 허무에 가득차서 차 밖으로 뛰어나와 미지의 생물체에게 자신을 내던지려는 주인공 앞에 나타난 탱크와 군인.......
진짜 미칠정도의 허무함이 밀려왔는데 그것도 모자라 처음에 주인공이 딱 한번 곤경에 처한 이웃을 모른척 하는데 그 부인이 자기 아이와 함께 무사히 트럭에 타고 지나가는 모습을 봤을때 진짜 뭐라 할 말이 없어지더군요.
적어도 저에게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몰입감도 괜찮고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하게 해준 괜찮은 영화이긴 하지만
보고나서 기분은 찝찝하기 그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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