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30대 아재인데 반스쿼드 플레이를 보면서 참 여러 감정이 느껴지더라구요.
왜 그런거 있잖아요. 남자에게 게임이란 여자와 같다...
특히 저는 여자에 대한 욕구와 게임에 대한 욕구가 서로 상충되고 반비례 하더라구요.
여친이 좀 질릴때 쯤이면, 꼭 게임 하나에 빠지게 되고 여친과는 빠빠이...
그리고 정신차리고 게임에서 빠져나올때 쯤 또 다른 연애를 시작하고 그랬죠.
근데 30대 중반이 되고나니까 여자 만나는게 참 어려워 지더라구요.
조금이라도 핀트가 안맞으면 맘에 안 든다고 하고,
너무 급하게 가까워지면 또 진지한 사이는 어렵겠다싶고.
저는 안 그럴줄 알았는데 30대 중반이 되니까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여자 만나는게 귀찮아 지더라구요.
눈을 좀 낮춰서 여자를 만나볼까...? 고민중이던 찰나에!
그때 접한게 오버워치 였습니다.
둠2 듀크뉴켐 레인보우식스 카스 월오탱으로 갈고 닦은 FPS니까 옳다구나 했죠.
처음에 가장 익숙했던 영웅은 솔져 맥크리 위도우 였습니다.
솔져야 뭐 라이플 같았고
맥크리는 디글
위도우는 에이땁
이걸로 빠대와 경쟁전 1시즌을 나름 즐겁게 보냈습니다.
집에서 틈틈히 봇도 잡고 장비도 새로 사고.
상위 500위도 금방 가겠다 싶었죠.
그러다 리퍼와 자리야를 접하게 됩니다.
자리야의 성능이야 지금도 좋지만 리퍼의 성능은 시즌1,2때 최고였죠.
리퍼가 웃긴게 상황판단과 게임흐름, 포지셔닝 스킬이 대부분이고(특히 그밟)
에임은 딱히 연습안해도 제 실력으론 차고 넘쳤습니다.
카스에서 라이플로 헤드 꼽던 사람에게 리퍼로 근접해서 샷건쏘라고 하면
이건 게임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이었죠.
그래서 너프를 받은, 너프중이던 맥,솔,위도우를 버렸고 리퍼를 제 주캐로 선택했죠.
그건 충분히 현실적인 판단이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안있어 아나의 궁이 이속삭제되고 리퍼는 고인이 되었죠.
그때 대안으로 잡은게 디바였습니다. 에임은 리퍼와 비슷하고 상황판단이 주효한 영웅.
물론 솔맥이 상황판단이 필요없다는건 아닙니다. 다만 꾸준히 에임연습이 필요한 영웅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저는 리퍼도 그닥 재미가 없었고 디바도 별로 였습니다.
그냥 강캐니까. 내가 할만하니까. 점수 올리기 좋으니까. 골랐던것뿐이죠.
그렇게 시즌4까지 오니까... 익숙했던 솔맥은 너무 손에 안맞더라구요.
솔큐 특성상 그마에서 점수를 더 올리려면 솔맥이 필요할때가 많은데...
이제 제 손에는 에임캐가 맞지가 않는것 같아요.
재미있어서 리퍼,디바를 한것도 아니고 점수 올리려고 한건데...
디바로 한계에 다다르니 게임에 흥미가 안 가더라구요.
그러던 와중에 반스쿼드 영상을 봤습니다.
반스쿼드의 에임은 이미지 서칭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설정을 잘해서 인간한계 근처로 맞춰놨을수도 있어요.
하지만 반스쿼드가 보여주는 심리전과 무빙, 침착함은 분명 배울점이 있습니다.
에임캐를 하게되면 상대에게 자연스레 걸게되는 무빙과 심리전들...
내가 모른채 했던 그러한 방향성을 반스쿼드는 잘 간직하고 있더라구요.
그게... 참 부럽더라구요.
현실적으로 지향하기 어려워서 나는 모른 척했던...
그 이상적인 목표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같은 30대 게이머를 본 느낌...
마치 지금 결혼 하고 싶어서,
눈을 낮추고 이 정도면 되겠지 하며, 여자를 대충 만나 결혼이나 하자 하는 생각 말이죠.
이게 들킨것 같아 민망하고 창피합니다.
20대에 에임실력 올려보겠다고 하루에 두시간씩 봇을 잡던 제 모습
제가 좋아하는 여자라면 어떻게 하면 꼬실까 매일 궁리했던 제 모습.
30대에 에임연습은 접어두고 점수올리기 좋고 편한 영웅만 잡은 제 모습
맘에드는 여자를 찾을 생각은 안하고 들어오는 소개팅중에서 하나 골라보자...
현실과 타협한 제 모습 말이죠...
참 남자에게 게임과 여자는 비슷한 존재 인 것 같습니다.
이제 퇴근하고 집에 와서 주저리 주저리 넋두리 하는 아재라서 지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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