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스펙에 비하면 급여도 괜찮았다고 생각하고 기타 딸려오는 복리후생도 괜찮았습니다.
근데 주식회사 CEO는 슬픈 계약직 인생.. 그리고 한 두마리의 미꾸라지가 투입되면 진흙탕 되는건 순식간..
회사를 열심히 키워왔던 사장이 잘리고 몇차례 다른사람으로 바뀌더니
회사가 병신같아져서 2013년 6월 권고사직 대상자를 뽑더군요. 당연히 몇개월치 급여와 실업급여 수급이 가능한 조건으로.
아싸 좋구나 제가 그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도록 부서장한테 부탁했는데, 안된답니다. 대상자 다 정해져있다고.
그 사람들 중 한명 살리고 내가 나가겠다고 하니 안된다네요.
그냥 계속 다녔습니다. 회사의 온갖 객기를 보며 일년을 버티니 2014년 6월에는 희망퇴직자를 모집했어요.
아싸 좋구나 손 번쩍들고 튀 나왔습니다.
이직할곳 정해놓지 않은상태에서.
그치만 결정에 후회는 없었습니다.
후회가 있었다면 실업급여 받으면서, 혹시나 좋은데 쓰면 될까봐 여기저기 지원하느라 제대로 노는것도 아니고 취업에 올인했던것도 아닌것이 지근생각하면 그게 가장 후회되네요.
아싸리 한두달 여행을 다녀올걸.. 깨작거리면서 논게 후회됩니다.
여러분들 여행갈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가세요.
돈이 없다면 빚져서라도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 사이에 학원 이거저거 다니다가 이번 공단 신입 전산직으로 운좋게 최종 합격해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여기 발표나기 직전에 예전 회사 동종업계 콜이 들와서 연봉협상까지 나름 괜찮게 마치긴 했었어요.
근데 기술지원 엔지니어 쪽이라 고객들 만나고 시도때도 없이 불려나갈거 생각에 같은일 안하기로 마음먹고 나간거지만.. 백수 9개월이 흘렀고 이럴거면 돈이라도 많이 받자해서 OK 했던건데,
공단이 되서, 비록 신입이라 급여가 엄청 차이 나겠지만 그리로 가기로 하고 몇일전 임용등록 마치고 연수원 들어가는거 기다리고 있습니다.
여기보면 진짜 돈 많이 버시는분들 많고,
심지어 저보다 나이가 어린데 많이 버시는분들 수두룩 한거 같습니다.
일 구하면서도 채용공고 많이 보면서 여러가지를 느꼈습니다.
제가 이렇게 백수탈출을 해서 할 수 있는 말이긴 하겠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고 같은실수를 반복한다. 전 이거 정말 레알 마음에 와 닿아요.
회사가 날 고르는게 아니라 내가 회사를 고른다는 미친 근자감으로 뛰어들었고,
그러면서 대기업, 공기업, 처우 좋은곳 많이 쳐다봤습니다.
'와 여기 다니는 애들 진짜 좋겠다.'
'여기 신입이 나보다 훨씬 잘버네.'
난 뭐했나. 상실감 존나 느끼고,
쓸데없는 예전 생각하면서 과거 세탁하고 싶다는 전혀 영양가 없는 생각으로 시간을 소비했었네요.
전 저 나름대로 상당히 이성적이고 마인드 콘트롤 잘한다고(엣헴) 생각하는 사람인데, 저런 쓰잘데기 없는데 시간을 소비했다니..
아마 연수원 들어가면 8~90프로 이상이 저보다 나이가 훨씬 적은 어린친구들 일거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딱히 위축되거나 쫄린다는 생각따위 버리고 고도의 정신승리로 아가들이랑 잘 어울리다가 올 생각입니다.
결론은 남들과 비교하면 끝이 없다는 겁니다.
나만 병신되고 내 정신만 갉아먹습니다.
정신승리가 포인트입니다. 존나 시도때도 없는 정신승리로 자신을 훈련시키세요.
근데 우리는 모두 어쩔수 없는 나약한 인간입니다.
저도 앞으로 계속 여기 기만자들 징징글 보면 씨발씨발 거리겠죠.
알지롱은 악 입니다. 적어도 여기는 악 중의 악입니다.
이 게시판은 직장/연봉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졌을것입니다.
하지만 익명을 무기로 삼아 10중에 9은 고소득자들 인증, 징징글이 올라옵니다.
그렇다고 그것을 막을 순 없겠지요.
여기를 쳐다보지도 않는 것이 첫번째, 두번째는 보더라도 고도화된 정신승리로 자신을 잃지 않는 것 입니다.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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