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가면에 숨어 고민을 좀 털어놓을까합니다. 직장다니시는 분들 허심탄회한 의견을
좀 구하고자 합니다.
전 올해로 33살. 박사과정 졸업예정입니다.
학과가 이공계에서는 특히한(?) 진입장벽이 조금 높은 분야입니다.
학교는 상위권이지만. .... 여튼 이런 스펙이 중요하다고 할까봐요.
늦은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34살이되면 사회에 나가게 되니까요.
대기업 흔히 말하는 삼성 엘지급 기업을 힘들겠지만. 갈수는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지도교수의 강력한 방침아래. 직원 150명 정되되고 연구소 30명정도의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로 확정지어 놓은 상태입니다.
이 회사에 방학마다 프로젝트 파견때문에 한달씩 몇년정도 일도 해봤지만.
수직적인 회사문화, 즉 사장이 연구소에 오면 전체 긴장하고 반말로 이거안했냐 저거해라
라는 분위기며, 출신학교에 대해서 파가 갈리는 듯한 분위기도 있는걸 알게되었구요.
물론 연구소장님은 맘에 듭니다. 만족도로 치자면 제 기준치에 턱걸이 할정도의
업무도 맡게 될거 같구요. 직급은 대리 말호봉. 연봉은 잘모르겠지만 4천이 안될거같습니다.
저에게 연봉은 그렇게 중요하진 않습니다. 박사타이틀. 뭐 좋죠 하지만 저에게는..
애사심을 느끼면서 자발적으로 업무에 자부심 느낄정도로 열심히 하는 회사를 다니고
싶습니다. 이부분을 어느정도 보완 시켜주는게 복리후생 + 연봉 이라고 생각하구요.
문제는. 가고 싶은 회사가 있습니다. 제가 가장 따르고 가르침을 받던 6살 위 선배가
차린 벤처 기업입니다. 선배는 제가 연구실 막내일때 왕고로 있던 형이며 취미며 성향이며
일하는 스타일이며 모든게 잘맞아서 힘들던 연구실의 버팀목이 되주던 형입니다.
며칠전에 연락이 왔어요. 제 사정(중소기업 확정상태나 졸업시기등)을 다 아는데도
꼭 같이 일해보고싶다. 이제 회사가 어느정도 안정이 되서 회사 생활도 어느정도
보장이 가능하고 네가 원하는 연봉도 맞춰줄수 있을거같다. 너랑 같이 일하는 상상을
해보면 굉장히 즐거울거같고 신제품을 같이 출시하고 회사를 키워가고 싶다.
전 정말 눈물날만큼 설렛습니다. 인정받은 느낌이 너무 들었구요.
하지만 이 회사.. 전직원이 세명입니다. 생산직 빼면 두명이서 다 하는거죠.
개발 생산 테스트 인허가 GMP등등. 제가 생각할 땐 너무 멋있는것 같습니다.
너무 글이 길었죠?
네. 제가 가기로한 중소기업은 나름 이쪽분야에서는 다 알만큼 단단한 회사구요.
선배네 회사는 그냥 딱 벤처기업이네요. 차린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 대박은 못터트린..
주위 시선이 너무 신경쓰입니다. 넌 삼성이나 엘지는 못가서 그런데 가는거냐.
지방에서 힘들게 공부하더니 겨우 거기서 눌러 앉은거냐.
어디 회사 다니니? 그건 무슨 회사야?? 이런말들....
위에 중소기업을 가면 전 무조건 이직할 생각입니다. 학위살려서 국책연구소로요..
하지만.. 선배네 회사를 가면 뼈를 묻을 생각입니다.
그래서 두렵구요. 이럴땐 어떻게 생각해야 현명할까요?
대학 입시때 과를 고르는것처럼 해보면 모르는건가요??
갈수있는한 최대한 커리어로 남을수있는 큰회사를 가는게 좋은건가요??
작은 회사가 제가 정말 가고싶은 회사일까요?? 인정에 이끌려서 그런걸까요?
후우..힘드네요. 곧 결혼도 해야되고 효도도 해야되는데.. 머리가 복잡합니다.
사회 선배님들은 이런걱정 안하셨나요? 배부른 소리가 아니라.
대학원 8년동안 주말 명절 없이 새벽에 퇴근하고 아침에 나가는 생활을 한저는..
너무 지칩니다. 다 왔는데. 좀만더하면되는데 그만두고 싶어질 정도로요......
번아웃증후군에 걸린걸까요. 후우...
넋두리처럼 쓸데없는 말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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