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머리맡에 노트북을 켜놓고 자는 습관이 있는데
일어나자마자 타이핑 해놨던 거 그대로 붙여넣음니다
오랫만에 집에 왔더니, 집에 못 보던 이불이 있었는데
잠을 자다가 들추고 일어나 화장실을 가려고 했다
하지만 일어나지지 않았다
아무리 애를 써도 들춰내기가 어려웠고
일어났다고 생각하면 다시 또 누워있었다. 이것이 무한 반복되었다.
그제서야 이 이불이 귀신들렸구나 하는 걸 깨닫고 필사적으로 일어나려 했다.
이불을 가까스로 오른쪽으로 밀쳐놓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려하니 돌려지지가 않았다
다시 깨어나보니 이불이 폭 덮혀있었다.
나를 조롱이라도 하는 듯 내 몸이 투명하게 보이기 시작하고
이불이 덮여있어도 어두운 방안의 모습이 보였다.
무서운 나머지 안방으로 필사적으로 가야겠다 생각했다.
일단 이불을 힘들게 걷어내고 안방으로 가려 비틀거리며 나아갔다.
방문을 열자마자 어슴푸레 여자 형상이 느껴졌지만
이것이 귀신들린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고 무시하고 그 형상을 뚫고 지나갔다.
마루를 가로질러 안방 문을 열자마자 나는 또 이불 속에 있었다.
몇 번이고 계속 끝나지 않는 상황에
나는 여자 형상을 보지 않고 안방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불을 다시 힘겹게 걷어내고 눈을 감은채로 안방으로 나아갔다.
이번에는 어디서인지도 모르게 왼쪽에 뒤주? 서랍장? 같은 것이
무거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움직였다.
서랍장이 문을 여는 나를 쫒아와서 안방으로 들어가려 했다.
서랍장이 안방으로 들어가면
안식처라 생각한 안방마저 오염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필사적으로 막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안방에 가까스로 들어가니
아버지 어머니가 주무시고 계시다가 깨어났다.
아머니에게 사정을 설명하려는데 자꾸 이야기가 끊기고 답답했다.
아버지는 그 이불을, 아는 두 분의 사람들에게 얻어온 것인데
옥상에 볕이 좋으면 소금을 뿌려서 말리려던 차였다고 했다.
근데 갑자기 어머니께서 화장실을 좀 다녀오겠다고 했다.
바로 방 밖에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텐데 절대로 안된다고 했다.
이빨을 닦고 오겠다고 했었는데, 사실은 화장실이 꽤 급해진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계속 주의에 주의를 거듭 말씀드렸다.
절대로 눈을 뜨지 말고 화장실에 들어간 다음 불을 켜고나서 눈을 뜨라고
알겠다고 알겠다고 귀찮아하시면서 나가자마자
섬뜩하게도 곧바로 무표정하게 들어오는 것이었다.
나는 뭔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이 화악 끼쳤다.
너무 이상하게 생각되어서 양치질은 하고 오셨냐고 다그치려는데
아버지가 자꾸 말씀을 잇는 바람에 말이 자꾸 끊겼다.
안방에는 얼굴 왼쪽이 완전히 곰보처럼 얽은 동생이 들어와있었고
노트북으로 뭔가를 찾고 있었다.
정말 뭔가가 잘못 돌아간다는 걸 직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도망칠 수 있는 곳도 없고 암담해하고 있는 차
아버지가 이번에는 화장실에를 다녀오겠다고 하는 정신없는 상황이 되었다.
나는 절대로 나가면 안된다고 울음이 목까지 차올라 나가려는 아버지를 말리다가 깨어나보니
아까 그 처음의 이불에 덮여 싸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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