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페라리가 달구고 정작 우승은 키미가 한 레이스였습니다.
휠켄베르크가 연료계통 문제로 핏에서 출발하게 된 상황에서 경기가 시작됐는데, 페라리 듀오가 환상적인 스타트로 순위를 대폭 끌어올리면서 베텔 뒤로 나란히 붙었습니다. 웨버는 고질적인 스타트 문제로 7위로 떨어졌고요. 분명 베텔이 1위로 시작했는데, 레드불 특유의 크루징이 나오지 않고 페라리를 꽁무니에 붙인 채로 달리는 초반이었습니다.
피렐리가 내구도를 낮췄다고는 했는데 좀 심하게 낮췄는지 슈퍼소프트가 10랩도 못버티면서 다들 미디움으로 갈아끼기 시작했고, 이때 이후부터 피트 전략이 제각각으로 바뀌면서 승부가 갈렸습니다. 수틸은 첫 타이어로 20랩이나 버티면서 베텔을 뒤에 묶고 달리는 대 선전을 보였지만 10랩을 남기고 슈퍼소프트로 교체한 후 퍼포먼스가 대책없이 떨어지면서 7위로 피니쉬했습니다.
알론소의 피트 전략은 분명히 나쁘지 않았습니다. 베텔을 철저하게 염두에 두고 그를 앞에 보내지 않으려고 타이밍 조절을 적절하게 했고, 피트에서 크루들의 호흡도 훌륭해서 시간 손해도 없었습니다. 어지간하면 자연스럽게 우승...!이 되었어야 하는데 정작 조용조용하게 달리던 키미가 딱 두번 갈아끼운 타이어로 달리면서 오히려 알론소보다 페이스가 좋았다는게 미스테리. 심지어 막판에 패스티스트 랩까지 찍었죠. 역시 핀란드인은 불가사의한 존재입니다. 로터스는 올해는 개막전부터 우승을 쓸어담는 걸 보니 작년보다도 더 좋은 성적을 꿈꿔도 될 것 같습니다.
갑툭튀한 키미에게 우승을 빼앗겼지만, 페라리도 훌륭한 롱런 페이스를 보여주면서 작년같이 당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레이스 초반에 알론소보다도 폭발적이었단 마싸도 계속 기대할만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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