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라인:멈춰진 시간]
평점 2.5
이 글은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스물아홉, 미래를 향해 달려갈 준비 되었나요?
영화는 아쉽다.
어바웃타임의 놀라운 흥행(아마 북미제외하고 1위던가?)에 힘입어
쇼박스가 전략적으로 수입/배급한 것 같은데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다.
영화를 풀어가는 주요 장치들은 몰입할 수 있는 배우의 아우라나 연기도 아니고,
보편적으로 공감될 수 있는 상황 연출도 아니다.
미국인만의 문화적 아이템들로서 동질감을 강화 시키는데,
한국인으로선 절대 같이 웃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국제시장에서 파독광부와 간호사의 절절한 상황과 사랑에 대한 공감을
미국인에게 느껴보라는 것과 같달까?
샌프란시스코 개척시대의 극장, 배, 거리, 역사, 상식 모두.
번역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모르겠는데 야구유머는 웃고 싶었으나
도저히 무슨 이야기인지 또 후다닥 스쳐지나가 야구골수팬으로서도 이해가 안되었다.
영화관에서도 썰렁한 상황만 반복 또 반복.
한국인으로서 이 영화를 과연 공감할 수 있을까?
그래서 영화는 아쉽다.
영화는 진부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디서 많이 보았던 내용들을 모아 한편의 동화를 만들어 낸다.
'자 이게 너가 듣고 싶은 이야기지?'
'얼마나 달콤한 상황이니, 영화 참 로맨틱하지? 맞지?'하고 자꾸 진부한 상황을 들이민다.
부담스럽게.
현재의 주인공에게 파티에가면 척하고 왕자님 같은 남자가 매너있게 들이댄다.
과거의 왕자님 윌리엄은 영국 왕자와 이름이 같은데 사랑을 나누는 곳도 영국이다.
현재의 왕자님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묘한곳에서 우연히 만나며
운명적인 상황을 연출하며 들이대기 바쁘다.
과거의 주인공에게도 마찬가지다.
자동차가 고장나니 참기름 아니 버터를 칠한 목소리의 남자가 나타나고
모자를 벗으니 제임스딘같은 왕자가 또 나타난다.
둘은 화보의 한 장면처럼 데이트를 하고 사랑을 나눈다.
전지현의 '데이지'처럼 한편의 뮤직드라마처럼 개연성 없는 동화는 계속 진행된다.
특히나 아델라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앨리스의 장면은
머릿속에 물음표 백만개를 소환한다.
그래서 영화는 진부하다.
영화는 29살의 여주인공이다.
아쉽고 진부한 영화지만 그나마 볼만한 꺼리는 29살의 여주인공이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라는 배우가 예뻐서가 아니다.
10대부터 '가쉽걸'이나 '뉴욕아이러브유'등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연예인이었다.
오히려 20대엔 발연기 논란과 화려한 연애, 결혼-임신-출산 등 연기보다는 외적인 이야기로
뉴스를 장식했기에 블레이크 라이블리가 '배우'로서 성장할지에 대한 관심이 컸다.
영화의 주인공 아델라인은 묘하게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비슷하게
과거에 대한 화려함과 아픔이 모두 존재한다.
그래서 아델라인은 철저하게 과거를 '부정'하고 숨기고 도망치기 바쁘다.
친구들은 이미 29살을 넘겨 나이를 먹고 올해 가장 뜨거운 한해를 보내려고 다짐하는 등
현재를 즐기고 있지만, 아델라인은 아직 29살이다.
한국으로 말하면 아홉수인 아델라인은 아직 어른이 될 용기가 없다.
윌리엄과의 연애에서 자신이 가진 특이함에 대한 커밍아웃 할 솔직할 용기가 없다.
결국 아델라인은 성장하지 못하고 29살이고, 과거에 머물러있고,
블레이크 라이블리 역시 모처럼 주연한 영화지만 과거의 모습에만 머물러 있다.
센스있는 여성이라면 퀴즈놀이신에서 적당히 모른척 해야하지만 나 이렇게 잘알아
(더불어 진부한 연출을 위해)를 시전하고 만다.
여주인공은 아직 30살 성인이 될 준비가 되지 못했다.
영화의 여주인공은 수동적이다.
요즘 영화답지 않게 여주인공은 답답할 만큼 수동적이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없고 그저 도망가기만한다.
결국 커밍아웃하는 부분도 본인의 용기나 결심 등 적극적으로 주도하지 못한다.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여 현재를 개척해 나가 앞으로 미래를 바라보겠어라는
의지를 표현하긴 하지만,
결국 여주인공을 살려낸건 초자연적인 힘이고, 왕자님의 키스였다.
어바웃타임에서 남주인공이 보편적인 일상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아버지와 자신의 희생(아이를 위해 아버지를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게 되며, 본인도 한 사람의
가장으로 성장하는 모습)하며 아버지의 시간여행자 영화를 그려냈는데
아델라인은 그저 도망다니고, 운명이나 믿다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강조하다,
초자연적인 힘에 좌우되며 어머니 혹은 한 인간으로서 시간여행자 영화를 그려내지 못한다.
심지어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사랑하게 되는 이상한 상황까지 연출하게 되는데
혜성이 언제올지 모르는 것처럼,
운명적인 상황을 적극 대처하지 못하는 여주인공은 참 수동적이다.
마지막으로 영화는 로맨틱하지 않다.
상황은 동화같게 '예쁜 조각'들을 모아 만들어 졌는데 왜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
결국 로맨틱 영화에서 원하는 것은
예쁘든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든 이 것은 덤이고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사랑을 이야기 해야하는 건데
아델라인은 중반이후 윌리엄과의 스토리로 빠지게 된다.
이후 과연 로맨틱 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만약 성별이 바뀌었다면 더욱 묘했을 듯.
한 남자가 모녀와 사랑을 한다? 로맨틱보단 애로틱 혹은 찝찝함.
'클래식'에선 애틋했던 상황을 그 아들과 딸이었고,
'별그대'에선 환생의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아델라인:멈춰진시간'은 그러지 못했고,
영화는 그래서 로맨틱하지 않다.
주인공이 꼭 성장할 필요는 없다.
이 영화는 로맨틱 영화니까 그저 현 상황에서도 사랑스러운 모습이어도 된다.
하지만 영화는 진부한 캐릭터와 연출인데 한국인으로선 그것마저 100% 소화할 수 없다.
아직은 29살에 머물러있는 아델라인.
시간여행자의 설정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든 절절한 상황을 연출하던지
과거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답을 찾았어야 하지 않았을까?
발연기, 불륜 등 구설수가 많았던 20대의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그래서 29살에 아직 그대로 멈춰있다.
아델라인 아니 블레이크 라이블리를 만나면 한마디 하고싶다.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댄대 왜 29살에 머물러 있습니까,
'매드맥스'나 한편보고 오시죠?'라고.
아니면 요즘 대세인 우주SF인 '그래비티'
그것도 어려우면 애니메이션 '겨울왕국'도 좋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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