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텔의 4연승 겸 시즌 7승. 두번의 세이프티 카가 뜨는 와중에도 그를 막을 사람은 없었습니다.
간만에 로터스가 2,3위를 모두 차지했습니다. 그로장이 레이스 전반부에 의외로 베텔과 벌어지지 않으면서(아마도 베텔이 타이어 신경쓰느라 페이스 조절한 여파겠지만) 제법 버텨주더니, 첫번째 SC가 들어간 후 어느샌가 스멀스멀 기어올라온 키미가 그로장을 바로 잡아채며 레이스 끝까지 2위를 유지했습니다. 레이스 중간에 그로장 팀 라디오가 재미있더군요. 대충 "(팀오더 그런거 없으니까)니가 더 빠르다. 레이싱을 해라(우리팀 버리고 떠나는 저 새끼 니가 제껴)"하는데 정작 그로장은 '뭔소리여 못잡겠는데'하는 뉘앙스..
페라리가 스타트에서 득을 못본 레이스가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알론소는 오히려 순위 하나를 잃었고, 마싸는 스핀을 일으키면서 뒤따르는 차들에게 경미한 접촉을 강요..결국 자기도 일찌감치 피트로 들어오면서 9위로 2포인트를 건지는데 그쳤습니다. 베텔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면서 실낱같은 희망은 거의 사라졌고, 오히려 컨스트럭터 순위에서 메르세데스에게 2위 자리를 위협받는 실정.
(베텔 빼고) 오늘 가장 인상적인 드라이버는 놀랍게도 자우버의 헐크였습니다. 시즌 최고 기록인 4위. 그것도 타이어 상황 안좋은 마당에 어그레시브한걸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해밀턴과 알론소를 꽁무니에 달고 끝끝내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버티면서 거둔 성적이라 인상적이네요. 재정면에서 고난을 겪는 자우버팀에게 모처럼 낭보를 안겼습니다.
니코는 가장 페이스가 좋았던 때, 자력으로 팀메이트 해밀턴을 앞서나가려던 차에 프런트 윙이 주저앉으면서 땅바닥을 북북 긁으면서 피트로 들어왔습니다. 노즈콘 교체에만 근 20초를 소비하면서 포디움과 멀어졌고 7위로 피니쉬. 페레즈는 스트레이트에서 우측 프런트 타이어가 박살나면서 첫번째 SC를, 웨버는 수틸과의 접촉으로 배기구 쪽에 문제가 생기면서 불이 나서 두번째 SC를 소환했습니다. 웨버가 영암 4번 와서 두번 불쇼를 벌이고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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