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의 이동국은 굉장했습니다 이동국이 날아다닐때 그 또래에 김은중과 비운의 백승철이 있었고
그 위로 황선홍, 신태용, 최용수, 김도훈 그리고 제가 좋아하던 특급조커 이원식이 있었습니다
저 대한민국의 난다긴다 하던 스트라이커들과 이동국은 플레이스타일이 좀 달랐죠
아마도 그것 때문에 이동국의 매니아층이 생긴게 아닌가 하는데요
여하튼 저는 그 기존과는 다른 스타일이 해외에서는 더 안먹히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소리 했더니 셀수도 없는 수의 동빠들이 제게 욕을 퍼부었습니다
하이텔 스포츠게시판이었어요
그 선봉에는 고테츠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고테츠의 존재를 알게되었죠
제 주장은 플레이스타일에 따른 추측이었으니 저를 욕하는 사람들에게 할 말이 없었습니다
팬심이 무섭구나 그걸 알게되었죠.. 뭐랄까..
요즘 유행하는 말 있죠 제발 한국사람이면 이동국 응원합시다
딱 저거였어요 그때의 분위기는요 뭐 물론 지금도 그래요
어찌됐든 저는 동빠들과 달리 이동국이 다른 역대 국대 스트라이커보다 못할거라 생각했어요
저렇게 말을 하면
"이동국이 유럽팀하고 붙어본적이 있기나 하냐?" 라는 소릴 들었습니다
뭐 저는 할말이 별로 없었어요 그당시 실제로 유럽팀하고 붙을 기회가 없기는 했었거든요
그냥 두고보자라는 생각만 했죠
근데 그 두고보자가 15년 가까이 되어가는데
결국 그 결과는 아시다시피 양키 상대의 이동국은 역대 최악의 국대 스트라이커가 됐습니다
심지어 아시아팀 상대로도 과거 스트라이커들보다 특별히 뛰어나지도 않았습니다
뭐 K리그에서 날아다니는거 그거 인정합니다 근데 역대 국대 스트라이커들 다 그랬어요
아직도 막 쿠웨이트전 같은데서 한골 넣으면
"봣냐 동까들아 이게 이동국이다"
중국 클럽대항전에서 대패하고 나서는
"팀이 다 못했다 이동국 잘못이 아냐 이동국은 공 받으러 내려오느라 슛을 못했어"
막 이러는데 진짜 솔직히 ;;;;;;;; 진짜 아 할말이 없더라고요 무슨 세이부축구 얘기하는지 진짜
무슨 잘하면 이동국 탓이고 못하면 팀 탓인가
여하튼 아직도 고테츠와 저는 이동국을 놓고 간접적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죠 그런데 오해는 하지 마세요 저는 고테츠와 매우 친합니다
만나면 이동국 얘기 전혀 안해요 왜냐하면 고테츠가 할말이 없거든요 당연히 없죠 있을리가 있나
반대로 이동국이 잘했으면 내가 할말이 없었겠죠 근데 전 지금 할말 존나많고 고테츠는 할말이 없습니다
15년 전에는 누가 이길지 알 수 없었죠 아니 그때는 고테츠가 이기고 있었다고 봐야할까요?
팬덤이 만들어지던 시기니까요.. 전 두고보자라는 거였고..
이제는 고테츠와의 이 인생경기가 끝나가는거 같고
고테츠와 저는 모두 패배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빌어먹을 이동국 때문에 이게 뭡니까?
툭하면 동빠들이 하는 말이
"갑자기 이동국이 왜 나옵니까?" 인데요 왜 나오겠습니까? 까일 타이밍에 나오는 거지
왜 까이겠습니까? 동빠들이 띄워서 그런거에요
이 글에도 갑자기 왜 이동국이야기 하냐고 할까봐 미리 말씀드리는데
고테츠가 15년만에 여자친구 생겼다길래 적어봤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고테츠가 이동국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존나중요) 버리니까 애인이 생기더군요
님들도 이동국 버리고 애인 만드시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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