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포디움 구성이 똑같습니다. 순위까지. 베텔이 로터스 듀오를 옆에 끼고 트로피를 치켜들고 중동이라 샴페인에 알콜이 없어 시무룩한 키미형까지 딱 작년 그대로네요.
스타트에서 기를 쓰고 막아보려던 로즈베르크와 베텔, 알론소의 물고 뜯는 전투 이후로는 베텔의 우승을 막을 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알론소가 리어윙이 안닫혀서 피트로 두번이나 들어오는 바람에 저 밑으로 떨어지고, 마싸는 어디서 깨먹었는지 왼쪽 프런트 윙을 덜걱덜걱하고 다니더니 페이스가 급하락하면서 역시 저 아래로 사라졌습니다. 키미가 2스탑으로 평소 하던대로 조용조용 기어올라왔습니다만 베텔까지 따라잡기는 무리였습니다. 1위 싸움은 큰 이변이 없었지만 4위 이하에선 사이드 바이 사이드로 부딪히는 치열한 배틀이 몇 건 있었는데요, 특히 미친 망아지처럼 날뛰며 선배들 식겁하게 만든 페레즈가 가장 눈에 띄었습니다. 버튼이랑 알론소는 페레즈한테 쌍욕 좀 했을듯.
숏런에서만 빠르고 롱런에서 타이어 마모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보이는 메르세데스는 오늘도 여전했습니다. 로즈베르크가 화면에 잡힐때는 항상 그가 누군가에게 추월을 당한다는 의미였습니다. 폴을 못 지키고 9위. 해밀턴은 9번 그리드 출발에 롱런 페이스 나쁜 메르세데스를 몰고 매우 선전했다고 할만한 5위로 피니시. 결국 이런 식으로 팀의 주도권은 해밀턴에게 넘어가게 될 듯.
하위권에서 주목할만한 건 드디어 픽이 처음으로 비앙키를 앞질렀습니다. 체면이고 뭐고 다 걷어치우고 (짤랐던) 코발라이넨을 도로 데려와서 연습주행시키고는 데이터를 모은 케이터햄이었죠. 마루시아한테 연패했던게 그렇게도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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