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우승자를 점지해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극적으로 돌아간 레이스였습니다.
스타트하자마자 2랩만에 4초 간격을 벌려 버리면서 베텔이 쭉쭉 나갔을때 이미 베텔 폴 투 윈을 예상한 사람이 저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압도적인 페이스로 원스탑을 마친 후에도 20초 남짓의 차이를 보이면서 결과는 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베르뉴의 리타이어를 부른 접촉 사고로 파편이 노면에 흩어지면서 세이프티 카 출동. 당연히 기다렸다는 듯 대거 타이어를 교체하고..이때 해밀턴의 핏스탑에서 프론트 잭 담당이 멍청한 실수를 하면서 무려 14.1초나 걸리며 굴러떨어지고 세이프티카가 빠져나간 시점에 순서는 베텔-그로장-알론소 순이 됩니다. 알론소가 그로장을 추월하고, 잠시후 놀랍게도 베텔의 스피드가 갑작스럽게 줄면서 리타이어합니다. 무주공산의 1위에 알론소가 오르는 순간.
1랩 뒤 해밀턴이 리치아르도를 추월하며 다시 3위까지 근성으로 복귀합니다. 알론소는 1위에서 달아나려하지만 그로장도 만만치 않아서 계속 DRS 사정권에 둔 채로 레이스가 진행되다가...41랩째에 거짓말처럼 그로장도 아까 베텔처럼 갑자기 스피드를 잃더니 리타이어.
덕분에 해밀턴은 2위까지 올라와서 3.x초차로 알론소와의 간격을 유지하다 겨우 한 랩을 남겨두고 말도나도의 추월시도를 방어하다 말도나도의 무리한 밀어넣기에 휘말려 크래쉬. 분노에 못이겨 스티어링을 뽑아 던집니다. 그리고 프런트 윙을 날려먹은 말도나도 역시 페이스를 급격히 잃으면서 10위로 굴러떨어집니다.
그렇게 해서 라이코넨이 2위, 그리고 올 시즌 어지간히도 운이 없던 슈마허가 3위까지 올라오며 시즌 첫 포디움에 올랐습니다. 알론소는 고국 땅인 발렌시아 서킷에서 11위로 시작한 레이스에서 극적으로 우승(우승 경쟁자 세명이 알아서 나가떨어짐). 포인트에서도 총합 111점으로 2위 웨버와의 격차를 20점차로 벌립니다. 그 뒤는 88점의 해밀턴, 85점의 베텔. 75점의 니코, 73점의 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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