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에 집에 요미우리 전경기를 중계하는 (요미우리 신문사 계열)니혼티비가 나와서 조성민 경기를 다 챙겨봤는데요 정말 대단했습니다 나왔다하면 완투 완봉이었고 삼진도 10개 이상씩 잡았어요 그러다보니 투구수가 매경기 130개를 오르락내리락 했었죠 방어율도 1점대 후반과 2점대 초반을 왔다갔다하며 유지해서 이제 요미우리의 슈퍼에이스가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얼굴까지 잘생겨서 인기도 폭발적이었고 던진 다음날까지도 방송에서 조성민 하이라이트가 계속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너무 야구가 잘되니까 본인 스스로 신이 나서 마구 던졌고 나가시마가 조성민을 좋아해서 그런지, 일본야구의 에이스에 대한 요구와 기대 때문인지 등판하면 무조건 승패가 결정날때까지 내려오질 않았습니다 계속된 무리한 투구의 여파로 전반기 막판에 이미 팔이 정상이 아니었는지 몇경기 연속으로 연달아 난타당했고 직후 열린 올스타전에서 팔이 뚝 하고 아작나버렸습니다
마지막 세경기였나 네경기 연달아 난타당해서 크게 상승한 시즌 방어율이 2.75인가 그러니까, 그전에 얼마나 잘던졌을지는 기록만 봐도 아실겁니다
참 생각할 수록 정말 안타까운 투수인데요 그시절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는 한신 빼고 모든팀이 우승후보였던 상향평준화리그였는데 거기서 활약했기에 더 대단했습니다 만년꼴찌 요코하마 베이스타즈가 우승을 했을 정도로 강팀이었던 시절입니다 이시이부터 로즈 스즈키 고마다와 그뒤의 하위타순까지 쉴새없이 몰아치는 속칭 머신건 타선과 최강 마무리 사사키를 앞세워서 우승을 했고 일본시리즈까지 제패한 그런 팀이었습니다
야쿠르트는 전해 일본시리즈를 우승한 디펜딩챔피언으로 최고포수 후루타와 호타준족 유격수 이케야마가 타선을 이끌고 이시이 카즈히사를 필두로 한 준수한 선발진과 마무리 다카스 신고를 보유한 강팀이었고
주니치는 오치아이 선동열로 이어지는 (다음해엔 이와세가 가세하는) 최고의 중계진을 보유했고 에이스 노구치와 야마모토의 선발진도 우수했던 막강한 수비의 팀이었습니다 다츠나미 세키가와 야마사키의 타선도 다른팀들이 너무 세서 상대적으로 약해보였을 뿐 괜찮았다고 생각됩니다만 무엇보다 단단한 투수력이 돋보이는 팀이었고 이러한 투수들과 수비를 앞세워 다음해엔 우승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해 일본으로 건너간 이종범과 일본에선 삼손리였던 이상훈이 있었습니다 이종범은 첫달에 타율과 도루에서 수위를 다투는 등 엄청 잘하다가 점점 성적이 떨어지던 와중에 한신의 가와지리에게 사구를 맞고 팔이 부러지면서 시즌을 접고 복귀후엔 완전히 나락에 떨어지게 되고 이상훈은 공교롭게 일본 첫등판이 조성민 등판경기였는데 나오자마자 모토키에게 결승 스리런을 맞고 덕아웃의 조성민이 펄쩍 뛰며 환호하는 하이라이트 그림의 희생양이 됩니다 다음해엔 계투로 성공하면서 우승에 크게 공헌하지만 첫해는 선동열이 그랬던 것처럼 크게 망한 시즌이었습니다 선발이건 계투건 거의 나올 때마다 점수를 줬던 걸로 기억하네요
만년약체같은 히로시마도 당시엔 붉은헬멧의 악마군단으로 불리던 공포의 타선을 보유한 강팀이었습니다 도루수위의 오가타, 3할30홈런30도루의 트리플쓰리를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로 호타준족을 가진 당시 일본을 대표하던 유격수 노무라에 에토 마에다 가네모토로 이어지는 타선은 엄청난 위압감을 주었습니다 잘던지던 선동열이 히로시마만 만나면 상당히 고전했을 정도로 타선의 위력만큼은 최고였습니다
신조가 벌이는 쇼말고는 볼게 없었던 막장 한신만 제외하면 참으로 모두가 엄청난 강팀이었던 시절에 무시무시한 상대타선들을 상대로 혼자 에이스놀이하던 임팩트는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것도 영원한 우승후보인 요미우리의 (사이토, 마키하라, 구와타, 갈베스가 있던) 올스타 선발진에서 말이죠
불과 한시즌 전반기에 불과한 너무나도 짧은 조성민의 전성기가, 무려 15년이 지난 지금도 이렇게 또렷하고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실력 하난 정말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NPB | 2123명이 읽었어요. 3.143.22.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