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구설수에도 올랐고, 혹사시키는 면도 있고, 내로남불도 있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요.
어차피 실력과 인성 모두 완벽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 왔고, 완벽은 커녕
하자가 제법 있다 해도, 기본적으로 야구에 진지하고 매진해 왔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감독으로서 팀 성적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는 이만한
감독이 달리 없지 않겠나 했었습니다.
원래 처음부터 한화 감독으로 오길 바란 건 아니었어요. 아니, 기대를
하지 않았던 거죠. 당시 고양에 있었고, 다른 데 안 간댔으니.
그래서 실질적으로 기대했던 분들은 로이스터, 조범현, 김기태 등의
리빌딩 및 자신감 제조의 장인들이었어요. 한화는 꽤 오래 꼴지였으니,
팀 체질 개선이 필요했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만들어 줘야 했죠.
지난 시즌 전반기에는 김성근을 그리 응원했어요. 근성이 있었고, 그게
결과로 나오는 걸 봤으니, 응원할 수밖에 없었죠. 후반기에 어마어마한
혹사를 보면서 차마 응원하기 뭣했지만, 선수층이 얇으니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었겠지... 하며 딱히 욕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 꼴이 이렇습니다.
로저스는 그렇다 치자구요. 뭐 언제는 한화가 투수 용병 덕을 얼마나
봤다고. 물론 이번에는 그 방식이 꽤 엿같습니다만, 어쨌든 그렇다 치고
넘기자면, 다른 선발투수들은 다 어디 갔냐 이겁니다. 어떻게 작년보다
더 없어 보이네요. 시발 송은범을 또 선발로 넣다니... 작년에 선발로서
좋았던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보였나요? 차라리 장민재를 선발로 쓰라고
이 영감아.
어쩌면 선수들이 태업을 하는 걸지도 모르죠.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감독 잘못이 없어집니까? 태업을 하는 놈들이 있으면 그 이유를 봐서
불만을 해소하던가 선발 라인업에서 빼던가 2군으로 보내 버려야지,
그냥 방치하는 게 감독의 역할입니까? 김태균이나 정근우 급의 선수가
만약 태업을 해서 2군으로 간다면, 그래서 진다면 이해를 하겠습니다.
그래서 로저스 언급을 안 하고 있는데, 여튼, 지금 감독이 뭘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송창식은 12실점을 하루에 하더군요. 원래대로면 적어도 5~6경기는
뛰어야 잃을 점수인데, 뭔 잘못을 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송창식 정도의 선수가 태업을 했다면 그건 그것대로 끔찍하네요. 한 번
야구판을 떠났다 돌아온 선수가 태업을 한다면 뭔가 엄청난 일이 있지
않는 이상 말이 안되죠.
잡설이 길었습니다.
나름 노리타에 가까웠던 한화팬인데, 이제 김성근에 대한 지지는 완전히
철회하기로 하겠습니다.
원래는 그에게 체질 개선을 통해 정상적인 팀으로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애시당초 그럴 목적으로 데려온 감독도 아니니까요.
다소 논란에 휩쓸리더라도, 적어도 성적은 내 주길 바랬습니다. 그거 하나
바랬습니다.
뭐, 한화에서도 그렇게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데려왔으니, 시즌 중에 바꿀
수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꼴지하는 정도에서 타협해 주시고,
다음 감독은 좀 상식선 안에서 파격적인 사람으로 부탁합니다.
욕심이 과했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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