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팬클럽 - 박진성
캐치볼 하는 선수들은
팽팽한 오후를 주고 받습니다
글러브와 글러브 사이는 공중입니다
포물선을 그리며 야구공이 늙어갑니다
영어 단어를 외우다가 소녀는
신입사원이 되고 야구장에서
유니폼을 입고 합창을 합니다,
한화라서 행복합니다,
연습타구가 그린 궤적은 달이 지나갈 자리입니다
아버지가 이 도시에서 날 낳아
최초의 기억 이전에 나는
한화라서 행복합니다
야구장에 독수리가 나타난 적은 없습니다
독수리는 치킨이 되고 태양은 녹아서
맥주가 됩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으로
새들이, 전광판에서 튀어나와
날아갑니다 누가 만든 마술일까요
우리는 단체로 외야플라이 아웃 체인지.
우리가 정말로 우리가 되는 시간입니다
- 『시와사상』2013년 봄호.
한화 | 1178명이 읽었어요. 18.222.164.1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