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폐 속 깊숙히
담배 연기를 빨아들인 뒤
말을 이었다.
"아따 긍께
나가 젊을 적에
포크를 기가 멩키롱 던져부렸당께
서울서 잘 나가는 에이스 노릇도 해봤고
돈도 허벌나가 마이 불고
겁나 멋진 외제차도 끌고 댕기고
삐까뻔쩍 했당께요
그런데 어느날
나의 친구 녀석이
브로커에게 거시기 당했다고 안 혀요
오메.. 친구 아버지께서 거시기 하셔서
약값 벌려고 브로커랑 거시기 했는데
그 뒤로 거시기 당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
화가 막 치밀고 눈깔이 뒤집히고 해서
나가 달려가서 브로커 멱살을 붙잡고
딱 이랬스요
'성님~! 나가 더 조작 잘한당께요!!'
그라고 몇 경기
마이도 하지 않았당께~
딱 두 경기 조작질 좀 티 안 나게 해부렸는데
운이 뒤질라게 없어부리니까 걸려버렸당게...
운이 나빴당께..
허벌나게 조작질 한 것도 아니였스라..
착한 일 좀 해볼려고 했다가
죠떼 버렸당께..."
말을 끝마친 후 노숙자 박 씨는
바닥에 놓여져 있던 소주병을 들어
반 병 정도를 들이켰다.
안타깝게도 소주병을 쥔 박씨의 손은
알콜의존증 때문인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인터뷰를 마치고 짐을 챙겨 일어서려는 기자를 붙잡고
노숙자 박씨는 처음이자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기자양반
아직도 LG는 야구 허요?
요새도 한.....
7위, 허요?"
그의 안타까운 질문을 듣고
14구단 출범 체제 이후 줄곧 14위를 달리고 있는
LG트윈스의 현실을 사실대로 말 해 줄 수는 없어
기자는 LG가 7위를 하고 있다는
선의의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그 말을 들은 노숙자 박씨는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그라제.
클래스는 변함 없지라.."
라는 말을 남긴 채
서울역 대합실 저 편으로 사라져버렸다
- 네이년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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