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권카니님 예토전생을 위한 주술로서
류중일에 대한 중간 평가나 한 번 합시다.
일단 제가 개인적으로 류중일에 대해서 가지는 느낌은
류중일은 큰 그림을 그리는 감독이라는 건데요.
투수 교체 타이밍이나, 작전 거는 방식 등을 보면
아직 아쉬운 점이 많긴 합니다.
워낙 전임 선동열 감독의 10-11 시즌 투수 교체가 똑 부러진 맛이 있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투수 교체 타이밍은 특히 더 아쉽긴 하지요.
하지만 그에 반해, 장기적인 플랜이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히 무게감을 가지고 고집스럽게 한다는 점은 분명 훌륭한 것 같습니다.
이 양반이 작년 나믿가믿 때부터 그랬지만
팬들이 막 욕하기 시작하고, 별 소리 다하고 해도 꿋꿋이 버티다가
팬들보다 한 두어박자는 느리게 뭔가를 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생각 해 보면 감독이란 원래 팬들과 달리 일희일비하기 보다
뭔가 그렇게 해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배영섭도 올 해 그렇게 죽을 쓰는데도 죽어라고 기용 해 대는데
결국 최근 중요한 활약 하는거 보면
확실히 류중일은 살려내야할 선수에 대해서는
몇 경기 힘들게 가더라도 길게 봤을 때는 살려 나야 뭔가 된다고 생각하는 듯.
그렇게 길게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부상을 제외하면
혹사나 피로로 떨어져 나가는 선수도 작년부터 거의 전무하고...
(뭐 이건 삼성 뎁스가 괜찮은 편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류중일에게 느끼는 점은
김성근이나 테이블세터 조범현 선생처럼
팀을 바닥에서부터 만들어서 끌어올릴 능력은 아직 부족한지 몰라도
좋은 자원을 맡겨 주면
그 전력을 보존하면서 선수들에게 자기 플레이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수성형 감독으로서는 꽤나 괜찮은 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게 현재 삼성 전력과도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고.
어쨌든 이지영이나 정형식, 심창민처럼 올라올 애들 올라오는 중에도
나가 떨어지는 베테랑이 없어서
삼성 전력이 꽤 오랫동안 유지될 것 같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그 중간에 뭔가 선수들과 사고칠 일도 없는 호인이라서
(류중일 선임 이후 팀에서 불화나 잡음 들린 적 한 번도 없음)
더 믿음이 가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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