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9-15 21:36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사령탑에 부임한지 한 달이 다 되간다. 15일 잠실 LG전은 정확하게 29일째다. 이 기간 동안 이 감독대행은 그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홈경기 때마다 전임 김성근 감독의 경질에 반대하는 팬들의 비난과 야유를 온몸으로 받았다. 메이저리그 코치 시절부터 팬과의 소통을 중시 했던 이 감독대행으로서는 몹시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동안 말 한마디 할 때도 조심, 또 조심했다. 전임 감독에 대한 예우를 갖추느라 자신의 색깔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최근들어 조금씩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제는 당당하게 '이것이 나의 원칙'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SK가 연승무드를 타고 있어서인지 15일 잠실 LG전을 앞둔 이만수 감독대행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여전히 팀 전력에 대한 불안감을 간간이 나타냈으나 어느정도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이 감독대행은 전날의 계투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우리 팀은 선발이 약하다보니 불펜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려있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불펜 운영 노하우를 밝혔다.
그는 "나는 구원투수들에게 등판 전에 불펜에서 15개 미만의 공만 던지라고 지시한다. 또 몸을 풀고, 쉬기도 3번 이상 반복시키지 않는다"며 "요즘 보면 1회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고, 공을 너무 많이 던지고 나가는 구원투수들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몸에 무리가 온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불펜에서의 투구수를 철저히 관리한다. 그래서 부상이 적고 투수들의 수명도 길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구원투수를 준비시키는 기준은 마운드 위의 투수가 제구력이 크게 흔들리는 경우다. 투수가 아무리 많은 안타를 맞아도 구위가 살아있으면 그냥 두는 게 나의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전임 김성근 감독의 불펜 운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그래서인지 SK의 일부 투수들은 새로운 방식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행은 "아직 처음이라 그렇다. 시간이 지나면 이 방식이 낫다는 것을 본인들이 먼저 깨닫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 | 정진구기자 jingooj@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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