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의 사퇴도 성적을 빼면 이해할만한 이유를 대기 힘들다. 선동열 감독은 2010년을 앞두고 삼성과 5년 재계약했다. 하지만 그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하고 두 달여 만에 돌연 삼성을 떠났다. SK에 4연패 하며 무기력하게 물러난 게 결정타가 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3일 사퇴한 김경문 감독 역시 올 시즌 7위로 추락한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외면할 수 없었다.
로이스터와 선동열·김경문 감독은 명장이다. 성적이 전부인 프로에서 포스트시즌 진출은 통솔력·지도력의 척도로 통한다. 셋은 꾸준하게 소속팀을 가을 잔치에 올려놓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선동열 감독은 두 차례 우승도 맛봤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프로는 지금 이 순간의 1등만 기억했다. 세 감독이 지난해 우승했다면 재계약 실패와 사퇴는 없었을지 모른다.
결국 지난해 우승한 김성근 감독만 현직에 남게 됐다. 그런 그도 마음을 놓을 처지는 아니다.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SK와 계약이 끝난다. 최근 4년간 한국시리즈 우승 3회, 준우승 1회로 누구도 넘보기 힘든 업적을 쌓아올려 재계약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선동열 감독이 물러나리라고 예상한 사람도 많지 않았다.
이렇게 보니 감독 목숨 파리 목숨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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