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기회를 달라."
'독수리' 최용수(31)가 일요일(17일) A대표팀에 복귀해 마지막으로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동아시아대회 이후 A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최용수는 최근 한국 축구가 2006년 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태극마크를 양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바뀌었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한국 축구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 대표팀이 부진한 이유를 "(황)선홍이형과 (홍)명보형이 은퇴한 이후 팀의 중심축이 없어졌고, 지금 대표팀에 남아있는 고참 선수들도 부진의 늪에 빠진 후배들을 일으켜 세워 이길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용수는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선후배가 하나로 똘똘 뭉쳐 한국 축구의 승부근성과 조직력을 살려야 하며 내가 그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최용수는 월드컵 이후 J-리그에서는 펄펄 날다가도 대표팀에만 오면 부진한 모습을 보여 팬들을 실망시켰던 일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표시했다. 그는 "그 당시 대표팀에서는 성취욕이 없었다. 능력있는 후배들이 많았고, 그들에게 기회를 줘야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내 역할이 눈에 보인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국을 위해 백의종군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 최용수의 활약은 이같은 각오를 실현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눈부시다. 지난 15일 가와사키와의 홈경기 전반 9분 골을 터트리며 올시즌 19골을 기록했다. J2-리그 득점랭킹 공동 3위다. < 추연구 기자 pot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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