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04.09.30 18:45:37]
[조선일보 곽수근 기자]KBL(한국농구연맹)이 03~04 정규시즌 최종일 경기에서 나왔던 ‘불명예 기록’을 소리 소문 없이 모두 공식기록으로 인정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KBL이 최근 발간한 03~04시즌 농구연감에는 지난 3월 7일 모비스―LG, TG삼보―전자랜드 전에서 작성된 한 경기 최다득점(70점·모비스 우지원) 최다 3점슛 성공(22개·전자랜드 문경은) 최다 블록슛(11개·TG삼보 김주성) 등이 KBL 역대 1위 기록으로 버젓이 자리잡았다.
이 기록들은 당시 개인타이틀 수상을 놓고 상대 구단이 특정 선수를 밀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KBL은 시즌 종료 후 해당 감독들에게 각각 5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고, 3점슛 및 블록슛에 대한 개인 타이틀 시상도 없애는 등 강경책을 썼다.
하지만 KBL은 아테네올림픽 기간 중인 지난 8월 중순 재정위원회를 열어 공식기록으로 인정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재정위가 그 경기를 ‘담합’이 아닌 불성실한 경기로 인정했기 때문에 기록 인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KBL측의 설명이다. KBL측은 “1962년 NBA의 윌트 챔벌레인이 세운 한 경기 최다득점(100점) 등도 문제가 있었지만 모두 공식기록으로 인정됐고, 개인기록이 팀 기록과도 연결돼 있기에 빼기 곤란하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하지만 KBL의 이번 결정은 떳떳하지 못한 방식으로 처리됐다. 통상적으로 연맹은 이사회 결과와 재정위원회의 결과를 홈페이지에 올렸지만 이번 결정은 게재하지 않았다. ‘올림픽기간 도중 열린 사항이라 나중에 공개하려 했다’ ‘보도자료를 돌릴 만큼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뒤늦은 변명만이 터져나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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